엘리베이터 타면 호텔로 직행
'경찰과 유착' 대대적 수사 계획
6일 오후 찾아간 서울 논현동 ㅅ호텔 지하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은 전날 밤 검찰이 들이닥친 '상흔'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각 방에는 손님들이 먹던 술병과 안주들이 탁자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고, 카운터에는 웨이터들의 명함만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18층짜리 호텔 지하 1층에서 3층까지를 쓰는 이 룸살롱에는 16.5㎡(5평)에서 33.3㎡(10평)이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방이
108개나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는 여성 접대부가 400~500명이나 되고, 손님이 많게는 하루 1000명까지 찾는다는 업계의 말에 비춰보면
, 검찰이 이곳을 "서울 강남에서 가장 큰 술집", "동양 최대 규모"라고 부를 만도 하다.
이날 텅 빈 룸살롱의 지하 1층 한 방에서는 런닝셔츠 바람인 건장한 체구의 남성 3명이 짬뽕을 먹고 있었다.
이들은 "어제 5명 정도 검찰에 불려가서 조사받은 것으로 안다. 그밖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늘은 영업을 안 할 것 같으니 나가라"며 취재진을 내쫓기도 했다.
전날 밤 검찰이 이 업소를 전격 압수수색한 것은 경찰과 유흥업소의 뿌리깊은 유착 관계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회종)는 서울 논현동의 룸살롱 '어제오늘내일'을 압수수색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5일 밤 검사와 수사관 50여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룸살롱 업주 등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와 조사중이다.
검찰은 '룸살롱 황제' 이경백(40·구속기소)씨에게서 뇌물을 받아 구속된 경찰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서울 강남의 유흥업소들이 경찰관들에게 정기적으로 뒷돈을 건넨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제오늘내일'의 중앙홀에는 같은 건물 지상층으로 향하는 17인승 엘리베이터 2대가 있었다.
실제로 타보니, 호텔 객실로 바로 연결됐다. 이 업소는 술을 마신 뒤 같은 건물 안에서 성매매까지 하는 형태로 운영됐다고 한다.
불법 영업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보니 단속 무마를 위한 상납은 필수였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룸살롱은 보통 상납 단위가 월 500만~1000만원, 안마업소는 100만원 단위,
지구대 경찰들에게는 야식비를 챙겨주는 식으로 돈을 건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 업소의 '비밀 아지트'를 발견했으며, 이곳에서 상납과 탈세에 관련된 '의미있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단 '경찰관 뇌물수수'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룸살롱에서 이뤄진 탈세와 성매매 등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도 강도 높게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서울 강남의 대형 안마업소 업주들도 불러 '경찰 상납' 현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이경백 사건에서 파생됐지만 그 사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며
"구조적 문제와 관련된 강남의 유흥업소는 다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은 돈을 받고 이씨에게 단속 정보를 흘려준 단서가 포착되자 휴가를 내고 잠적한 경기 지역 경찰서 박아무개
수사과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행방을 쫓고 있다.
김태규 허재현 기자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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