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스파이 캠 도찰

참도 2012. 7. 10. 08:32

 

가방 속 캠코더는 옛날 방식… 첩보 영화 등장했던 장비들 아무나 구할 수 있게

 유통돼 시험문제 유출에도 사용, 영화·공연 촬영 막기 어려워

지난달 14일 전동차 안에서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찍던 정모(46)씨가 서울 철도경찰대에 붙잡혔다.

정씨는 양손을 내밀며 "카메라도 없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느냐?"며 발뺌했다.

실제 정씨는 손 대신 발을 이용해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찍었다.

 그의 신발엔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든 '초소형 카메라'가 붙어있었다.

서울 철도경찰대 관계자는 "정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는 여성 수백명의 치마 속 사진이 저장돼 있었다"고 말했다.

첩보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스파이 카메라, 이른바 '스파이 캠'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특히 스파이캠은 최근 시계, 라이터, USB(이동식 저장장치), 넥타이, 단추, 자동차키 등의 형태로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스파이캠이 도촬 등에 악용되고 있지만 이를 제지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스파이캠을 구하기는 쉽다. 서울 용산 등 전자상가에서 버젓이 판매할 뿐 아니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스파이 캠',

 '초소형 몰래 카메라'를 입력하면 전문 판매업체가 20여개 이상 검색된다. 스파이캠 연관 검색어로는 '일반인 엉덩이'

'초미니스커트 노출' 등이 나타났다. 스파이캠의 용도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스파이캠은 온·오프라인에서 20만~4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2~3년 전 쇼핑백 안에 캠코더를 넣고 '몰카'를 찍던 방식이 최근 손목시계형 카메라 등 첨단장비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왼쪽 사진)손목시계형 스파이캠(위)과 안경형(形) 스파이캠(아래). /이정원 기자 jardin@chosun.com

스파이캠은 '변태'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영화사, 공연업체 관계자나 토익과 같은 인증시험 주관 업체들도 스파이캠에 떨고 있다.

한 공연기획업체 관계자는 "스파이캠을 사용해 콘서트나 뮤지컬 장면을 촬영한 일명 '밀(密)캠'이 인터넷에 유출돼 피해가 크다"며

"휴대전화나 일반 카메라를 사용하던 이들이 이제는 안경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 같은 스파이캠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한 유명 어학원 직원들이 토익과 텝스 시험을 유출해 검찰에 기소됐다.

이들이 시험 문제를 유출하는 데는 녹음이 가능한 볼펜형 스파이캠이 이용됐다.

 용산에서 만난 스파이캠 판매업체 관계자는 "명품매장의 신상품을 카메라로 촬영한 후 그대로 카피해

'짝퉁'을 만드는 업자들과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을 몰래 찍으려는 '산업스파이'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스파이캠 판매 업체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자 '전 제품은 방송통신위원회에 정식 등록된 상품으로 믿고 구매하셔도 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실제 스파이캠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인증'을 받으면 합법적으로 유통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적합성 인증은 카메라로서 제 기능을 하는지, 전자파 등의 위해성이 있는지를 검사해 부여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적합성 인증을 거친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가 제품을 악용한다 해도 판매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한 스파이캠 판매업체 대표는 "스파이캠 판매량의 90% 이상이 몰래카메라로 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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