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기업 전용항공기

참도 2011. 7. 9. 05:40

회장님 전용비행기 국내 10대 … 두바이 갔다오면 1억5000만원

대한항공 3대 … 삼성·LG 2대씩
현대차·SK·한화 1대씩 보유
대당 600억 … 탑승자 사장급 제한
12~19석, 회의실·침실·바 갖춰

중앙일보 | 장정훈 | 입력 2011.07.08 00:24 | 수정 2011.07.08 16:40

 


[중앙일보 장정훈]

회장 전용기로 이용되는 B737-700.

국내 대기업 회장들이 타는 전용기는 총 1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가장 많은 3대를 갖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대씩, 현대차와 SK텔레콤, 한화케미칼이 한 대씩 운항 중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대한항공 등이 보유 중인 기종은 미국 보잉의 B737-700이다. 또 LG전자와 SK텔레콤은 미 걸프스트림의 GV-SP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B737-700의 대당 가격은 5700만 달러(600억원) 안팎이다.

B737-700 내부 모습.

가격은 내부 인테리어와 주문 시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상업용으로 운용되는 B737-700엔 보통 149석의 좌석이 설치된다. 하지만 전용기는 대부분 12~19석만 있다. 전용기는 철저히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공간에는 회의실이나 침실, 각종 음료가 갖춰진 바와 식당 등이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전용기에는 편안한 가죽소파와 대리석으로 마감된 화장실 등이 구비돼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용기는 인천공항에서 한 번 주유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시애틀 등까지, 유럽으로는 영국 런던까지 운항할 수 있다.

 대기업이 전용기를 두는 이유는 회장이나 사장단이 해외에 나갈 때 시간을 아끼기 위한 것이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시간이 돈"이라며 "해외 출장 때 분초를 다투는 일이 많아 전용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전용기가 있으면 좌석 예약이나 입출국 시간 등에 제약이 없다. CEO 일정에 맞춰 항공 시간을 짤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국 공항에서는 전용기 탑승객이 별도의 출입국 심사대를 통과할 수 있다. 입출국 시간을 더욱 단축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전용기 운항 때 운항 허가권을 가진 당국의 인가가 있어야 한다. 국토부 관계자도 "회장들이 주로 해외 법인을 방문하거나 바이어를 만날 때 운항 허가를 신청한다"고 말했다.

 전용기가 한 번 뜨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인천공항에서 10시간 거리를 왕복하면 운항 비용만 1억5000만원 정도 든다. 항공유나 공항 사용료 같은 직접적인 비용이다. 기장이나 승무원의 월급 등은 별도로 들어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탑승자를 사장급으로 제한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사장단만 탑승하는 게 원칙"이라며 "경우에 따라 과장급도 탈 수 있겠지만 사장이나 회장을 수행할 경우"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밖에 15명 안팎이 탈 수 있는 헬리콥터를 운용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LG전자와 현대차가 2대씩, SK텔레콤과 한화케미칼·대한항공이 한 대씩 갖고 있다. 6대의 헬리콥터를 보유한 삼성테크윈은 이를 상업용으로 쓰고 있다. 헬리콥터는 운항 거리가 제한돼 있어 주로 국내에서만 운용할 수 있다. 한편 1951년 국내 민간항공기 1호가 등록된 이래 6월 말 현재 모두 532대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장정훈 기자 < cchoo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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