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기업 경영평가

참도 2011. 6. 18. 08:43

 

우수기관장 중 ‘정치인 낙하산’ 없었다

기업은 1년 365일 시장의 평가에 노출돼 있다. 경영을 잘못하거나 실적이 나빠지면 주가가 떨어지고, 돈 빌리기도 어려워진다. 공공기관은 다르다. 그런 ‘시장의 힘’에서 비켜나 있다. 그래서 나온 게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다. 공공성이 강조되는 기관인 만큼 평가 잣대는 시장의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하지만 17일 평가 결과의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출신이 두각을 나타냈다. ‘우수’ 평가를 받은 7명의 기관장 중 이채욱(인천국제공항공사)·정승일(한국지역난방공사)·주광수(한국가스공사) 등 세 명이 민간기업을 거쳤다. 성시철(공항공사) 등 내부 출신 사장까지 합하면 ‘우수 기관장’ 중 민간 출신이 절반이 넘는다. 나머지 세 명은 관료 출신이지만 해당 분야에 오랜 경험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정치인 출신 ‘낙하산’은 한 명도 ‘우수’를 받지 못했다.


  ◆‘낙제점’ 기관장 세 명 해임 건의=정부가 해임 건의를 하기로 한 기관장은 지난해 1명에서 올해 3명으로 늘었다. 조택 이화여대 교수(평가단 부단장)는 “이들 기관장의 경우 20개 평가지표 중 ‘A’ 등급을 받은 항목이 단 하나도 없고, ‘B’도 드물다”고 말했다. 대부분 항목의 점수가 평균에 못 미친 데다 이미 지적된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는 얘기다.

 ‘아주 미흡’ 평가를 받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경우 경영효율화 부문에서 특히 미적거렸다. 성과연봉제는 올 2월에야 도입했다. 노사협의회도 지난해 말 만들어 단 한 번 개최하는 데 그쳤다. 설립 목적인 노인 일자리 창출에서도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65세 이상 노인 고용률은 2009년 29.7%에서 2010년 28.7%로 오히려 떨어졌다.

 

 반면 ‘우수’ 평가를 받은 광물자원공사는 노사관행 개선 등에 적극성을 보였다. 기존 단체협약의 유효 기간이 남았지만 노조를 설득해 전년도 평가에서 개선사항으로 지적받은 반(半)전임자 인정 조항을 삭제했다. 조직원들과의 활발한 소통도 우수 기관장의 공통점이었다. 한국공항공사 성시철 사장은 지난해 노사협의회에 36회 참석했다.

 100명의 기관장을 대상으로 한 평가 결과는 우수 7명, 양호 32명, 보통 50명, 미흡 10명, 아주 미흡 1명이었다. 지난해 우수 5명, 양호 26명, 보통 45명, 미흡 19명, 아주 미흡 1명이었다. ‘낙제점’은 줄고 ‘보통’이 는 것이다. ‘공공기관 선진화’ 드라이브의 효과라는 게 정부의 평가다.

 ◆경기 호전 덕도 봤다=기관 평가 결과도 지난해보다 다소 나아졌다. 100개 평가대상 기관 중 A등급 25곳, B등급 43곳, C등급 24곳, D등급 8곳, E등급 0곳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평균 이상인 B등급 이상 기관이 2곳 늘고, 평균에 못 미치는 D등급 이하는 5곳 줄었다.

 이처럼 올해 경영평가 결과가 개선된 데는 경기 호전의 덕이 컸다. 사업 성과가 전반적으로 좋아지고 재무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기업과 준정부기관의 당기순이익은 2009년 5조원에서 지난해 6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또 경영평가가 매년 시행되면서 공공기관들 사이에 평가점수를 잘 받는 ‘요령’이 늘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토지주택공사(LH)의 경우 전년에 비해 성적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지난해 기관 평가에선 A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C등급으로 추락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매출이 줄고 비용이 는 데다 부채 문제도 심각해졌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전력이 받은 최고 등급 ‘S’를 받은 기관은 올해는 하나도 없었다. “방만 경영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정해졌기 때문”이란 게 재정부의 설명이다. 한전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가 점수가 깎였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법인 카드를 남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공기관 평가 성적은 해당 기관과 기관장의 성과급 산정과 예산 편성에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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