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등

이광재 업무시작

참도 2010. 9. 6. 23:04

[투데이]한 고개 넘은 이광재, 다음 고개까지 일단 ‘광속 업무’

헤럴드경제 | 입력 2010.09.03 09:22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강원

 
'대붕역풍비(大鵬逆風飛), 생어역수영(生魚逆水泳)'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을 거슬러 헤엄친다'는 장자(莊子)에 나오는 글귀로,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평소 신조로 생각하는 말이다.

이 말은 그가 가장 믿고 따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17대 총선 도전에 나섰던 이 지사를 격려하기 위해 특별히 하사했던 말이라고 전해진다.

그는 지난 7월 지사 취임 당시 인터뷰에서 이 글귀를 인용, "새로운 길을 가다 보니 어려운 일이 많지만, 새로운 길을 가고자 한 다음에 얻어지는 평가는 남다른 보람이 있다"며 "낙관적으로 담담하게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정계 복귀선언을 할 당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의 춘천 자택을 직접 방문한 자리에서도 그는 이 글귀가 적힌 편액을 손 고문에게 선물한 바 있다.

취임 2시간만에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던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62일만에 도정 업무에 공식 복귀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일 지방자치법의 직무정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직무 개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3일 도청에 출근, 사무 인계인수서에 서명하는 것으로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지난 두 달 동안 그는 고달픈 생활을 감내해야만 했다. 취임식을 강원도청이 아닌 도 내의 한 문화예술회관해서 해야만 했다. 한 때 관사 사용도 허가되지 않아 찜질방에서 잠을 청해야 했고, 관용차와 집무실 이용도 엄격히 제한됐다.

그러나 직무정기 기간 내 치러진 지난 7월 재보궐선거에서 '이광재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2명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도내에서 그의 영향력을 재확인케 했다. 이 지사에 대한 강원도민의 애착이 선거로 표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 인물인 최종원 의원(태백ㆍ영월ㆍ평창ㆍ정선)은 3일 한 라디오에 출연, 헌재의 판결에 대해 "아주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다행"이라며 "지난 두 달간의 직무정지 공백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이 지사께서 좀 빠른 템포로 후속 인사를 포함한 업부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의 말대로 이 지사는 두 달 동안 정체된 도정 업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에겐 두 번째 고개인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있다. 만약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정치자금법에 따라 지사직을 잃게 된다. 이르면 올해 말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그는 이번 직무복귀로 일단 '바람은 거슬러 날게' 됐지만 '물까지 거슬러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서경원 기자/gil@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