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목모임/곧은터

[스크랩] 빅죠야, 형이 하는 말...오해하지 말고 들어~

참도 2009. 10. 9. 10:34

오늘이 10월 8일...

 

네가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실려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롱박이형님, 텃밭, 다워야, 나..이렇게 황급히

병원 응급실을 찾아간 지가 벌서 3개월 전이구나.

 

네가 아직 중환자실에 있을 때...

낮일을 마치고 회원 한 분과 함께

늦은 시간 문병을 갔다가..

 

그날따라 북새통인 응급실...

결국 면회는 이루어지지 않고..

응급실 복도에서 하염없이 서성이다가

늦둥이 엄마에게 문자만 남기고 내려오고 말았지.

 

그 후...

문병을 다녀오신 회원님들의 글과 전화를 통해서

네가 상당히 빠른 회복세를 보인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마음이 흐믓했다.

 

때로는 목욕을 하지 못한 몸이 가려워서 긁어댄다는 말을 듣고..

내가 올라가서 목욕탕에라도 함께 가서 너를 깨끗이, 개운하게

씻어주고 와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단다.

 

네가 누워있는 동안..

너를 돕자는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긴 병에 효자 없다고..

독감 한 열흘 앓고 훌훌 털고 일어나는 경우가 아닌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당시 운영자들은 일회성 공개모금 말고.. 음으로 양으로 너를

지속적으로 도와줄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단다.

 

시기와 방법론의 차이때문에

회원 서로간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지경까지에 이르기도 하였다. 

 

와중에 보이지 않는 거리감과 감정의 골이 생겨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었다.

 

자주 올라가서 너를 만나보아야 한다는

마음이 자꾸만 위축되는 일들이 발생되고..

 

결국 오늘에 이르고야 말았구나.

 

빅죠야,

지금 이 시점에서 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느냐?

너 자신의 온전한 건강회복이냐?

너의 가족이냐?

아니면 카페냐?

 

물론 모두 다 소중한 것이겠지만,

건강이 있어야 가족도 있고 카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다는 말.

불과 얼마 전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온 

네자신 스스로 뼈저리게 경험한 바가 아니더냐?

 

그게 과연 얼마 전의 일이더냐?

나는 늦둥이 엄마가..

울남편 목숨만 살려달라고..

의식만 깨어나게 해달라고

흐느끼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단다.

 

평생 건강하시던 나의 어머님께서도 뇌출혈로 인하여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친구, 친척들..

주변에 같은 경우를 수 없이 본다.

 

빅죠야, 너는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너는 지금 절대적인 정신적 안정과

적극적이고도 치열한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신분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단다.

 

늦둥이 엄마나, 가족들도  한시라도 이 점을

간과하지 말기를 진심으로 나는 바란다.

 

빅죠야, 까짖 까페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멀쩡한 사람도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카페운영일진데

 

하물며 엊그제 병원에서 퇴원한

심신이 온전치 못한 네가

 

과연 카페에 연연할 필요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만일 너의 의지와는 달리

너를 그리하도록 몰아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지금 커다란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줘라.

 

 

빅죠야,

너와 네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하는 길은

지금 당장 카페를 내던지고,

오로지 재활에만 전념하는 것이란다.

 

그것만이 너와 네가족의 미래를 살리는 길이란다.

 

그리고 그리하는 것만이

 

곧은터를 사랑하시는 우리 이만사천 회원님들이,

너를 사랑하시는 우리 모든 마음 따뜻한 회원님들이

 

너와 늦둥이 엄마와 만현이를 오래도록

마음속으로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길이기도 하단다.

 

 

빅죠야, 형이 이사를 했다.

 

조용하고, 공기 좋고, 집 넓다.

 

토끼, 닭도 있고,

거위, 기러기도 있다.

 

애니와 다롱이는 아마 너를 알아볼지도 모른다.

네가 처음보는 풍산이 두 마리가 새로 들어왔단다.

 

아무때고 내려와서

머물고 싶을만큼 쉬다가 가거라.

 

티비와 인터넷, 전화는 없단다.

대신 책을 읽으면 된단다.

 

방 따뜻하고,

전기는 들어온단다.

 

 

어느덧 밤이 깊었구나.

 

밤공기가 차다.

항상 건강이 최고라는 형의 말 명심해라.

 

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괴산에서 못난 수봉이...

 

 

 

 

출처 : [우수카페]곧은터 사람들
글쓴이 : 수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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