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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대담

참도 2016. 4. 27. 18:47

김홍걸 "호남에 김상곤 같은 대표선수 세웠더라면..."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인터뷰 전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16.04.26 17:17l최종 업데이트 16.04.26 17:1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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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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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오마이뉴스 팟캐스트)'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 박정호의 팟짱
■ 채널 : 팟캐스트(+아이튠즈 http://omn.kr/adno +팟빵 http://omn.kr/fe10)
■ 진행 :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
■ 출연 :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아래는 장윤선 오마이뉴스 정치선임기자와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색깔 있는 인터뷰>

-4.13 총선이 끝난 지 벌써 보름이 다 되어 갑니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뜨거웠던 장면, 여러분은 어떤 장면을 꼽으십니까? 대부분 문재인 전 대표가 망월동 국립묘역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마다 옆을 지켰던 분이 계시죠.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입니다. 오늘은 김 위원장님을 모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조금 쉬고, 미뤄놨던 일을 하고 그랬죠."

-선거 끝나고 나서 결과가 나왔을 때 편안한 마음이 드셨습니까?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이 됐는데 어떠셨어요?
"일단, 새누리당이 처음에 염려했던 대로 절대다수는커녕 아예 과반도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기쁘고, 놀라웠고요. 호남에서 저희가 성적이 나빴던 것은 아쉽지만, 사실 어떻게 보면 야단은 한번 맞아야 할 처지였고. 다만, 아쉽다면 심판을 받아야 할 처지에 있던 현역 의원들이 오히려 수혜자가 된 부분이...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했는데 호남에서도 많은 의석을 얻었다면 그게 반사이익에 의한 것인데도 자신들이 잘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잘 된 거라 할 수도 있겠죠. 부산, 경남에서 예상외로 좋은 성적을 낸 것이 과거에 3당 합당으로 무너졌던 그 지역 민주개혁 세력의 복원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새누리당이 그토록 자임했던 의석수. 다수의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도 유사한 추측을 했었고, 선거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도 '새누리당이 145개, 더불어민주당이 100석 미만일 것'이라는 전망치가 나왔어요. 근데, 결과를 보면 다 틀린 거에요.
"이제는 여론조사가 아닌 여론조작에 가까운 조사는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새로운 방식의 여론조사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워낙 요즘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까 비용을 안 들이려고 하다 보니 엉터리 조사가 많이 나오는 거겠죠."

-이번 조사는 엉터리 조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출구조사 정도는 맞았던 것 같습니다. 하나하나 짚어 보도록 하죠. '호남 성적이 나빴다. 이건 언젠가 (더불어민주당이) 매를 맞고, 야단을 맞아야 하는데 이번이 그런 것 아니냐'. 호남에서 노력하셨는데 노력보다 성과가 미흡하단 생각도 드실 것 같은데 어떠십니까?
"계속 (호남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요. 막판에 호남에 많이 가 있었는데 워낙 늦게 시작해서 효과가 충분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입당하고 나서 두 달이 넘어서야 호남 쪽을 본격적으로 가기 시작했거든요. 광주 간 게 3월 27, 28일 정도 됐습니다. 저도 조심스러워서 그 분위기나 상황 분석, 전략, 해법 이런 것들을 들어 보고 가려 했는데 속 시원하게 말씀해주시는 분이 없더라고요. 중앙당에 물어봐도 잘 모르시고, 심지어 그 지역에 의원을 한 분들도 속 시원한 해답을 못 주셔서..."

-정확하게 당 내부에서는 국민통합위원장이란 직함을 드렸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지 않았다고 봐야 합니까?
"특별히 저한테 당부를 해주신다거나 조언을 해주신다거나 구체적인 그런 걸 말씀하는 분은 없었고요." 

-그런 걸 당에서 해주셨으면 훨씬 수월했을 것 같은데 오히려 어려운 가운데 선거 운동 활동을 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면서 얘기한 것도 다 제 머리에서 나온 거고. 누가 써주거나 한 게 없고, '이런 말은 꼭 해달라', '이런 말은 하지 말아 달라'는 말도 없었어요. 제 생각에도 이상한 게 스스로 조심해서 망정이지. 만약에 제가 당론과 전혀 반대되는 이야기를 어디 가서 했으면 어쩔 뻔했느냐. 이걸 누구 개인에 책임을 지우기보다는 일단 상황이 여러 사람에 책임이 있는 거죠.

전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는 거고. 아무리 탈당 사태가 있고, 혼란기라지만, 선거 준비를 충분히 못 한 거고. 그 뒤를 이은 비대위에서도 과도기다 보니까 당 조직을 확실히 장악해서 그 사람들이 열심히 선거 준비를 하도록 이끌어 가는 부분이 부족했고. 전체적으로 주먹구구식 선거를 치른 거죠. 이게 사실 우리 당의 그것 때문에 의석 몇 석을 잃고, 얻고를 따지기 전에...  요즘은 정당 운영을 국민의 세금 받아서 대부분 운영하잖아요. 국민에 대한 의무 차원에서 봤을 때도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죠."

-예컨대 더불어민주당이 공천을 좀 잘했더라면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던 것 아니냐. '호남 지역의 공천이 잘못됐다'는 평가도 언론에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탈당 사태라든가 여러 가지 혼란스러운 게 있어서 부득이한 사정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호남 쪽 유권자들께서 느끼신 것은 호남 상황이 안 좋다는 상황을 아는데 이렇게 공천을 늦게 정하고, 그나마 늦게 온 분들이 현지 유권자 눈높이에 닿지 못하는, 약해 보이는 후보들이 많이 나오니까 유권자가 보기에는 '더불어민주당이 호남을 포기했구나', '나중에 어차피 같은 야당이고 합당할 거니까 별로 신경 안 쓰는구나' 하는 오해를 하시게 된 거죠."

-저는 다른 걸 다 떠나서 정준호 후보인가요? 변호사 출신인데 문재인 전 대표에 '대선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3보 1배를 했던... 호남분들이 보기에도 '부적절하다', '당의 좌장이고 대선 후보에 그게 제대로 행동이냐' 하는 비판도 있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거기에 공천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논란이 있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돌출 행동을 하니까 그 사람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조차도 '오합지졸이다' 이런 느낌을 받으셨겠죠."

-'콩가루 집안이냐', '오합지졸'이란 말이 나올 만한 일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공천만 제대로 했더라면 (더불어민주당이) 몇 석 정도 했을까요?
"처음 거론됐던 대로 김상곤 교육감님 같은 인지도 있고, 존경받는 분이 대표 선수로 (호남에) 가셨다고 하면 반 정도는 이기지 않았을까. 전체적인 분위기를 그런 식으로 바꾼다면..."

-결국에는 호남 공천을 하는 것은 김종인 지도부죠? 사실상 호남 공천 책임은 김종인 지도부가 져야 하나요?
"글쎄요.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겠죠. 호남 공천에 문재인 전 대표나 전 지도부는 개입한 게 없으니까요."

-저희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선거 보도를 했는데요. 문재인 전 대표의 망월동 묘역 참배할 때 같이 계셨는데 저희가 유일하게 생방송 했던 언론이에요. 많은 접속사가 폭주했었는데 당시 생방송으로 망월동 묘역 참배 장면을 지켜봤던 야권 지지자들이 모였어요. '그걸 지켜본 야권 지지자들이 모여들어서 지지표가 결집한 것이 3% 지지율 상승을 낳았다'는 평가도 있어요. 당 안에서는 문재인 효과가 있다고 보는지요?
"저도 3~5% 효과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당에서는 구체적으로 효과가 있다, 없다 얘기를 직접 한 적이 없어서... 그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정확히 모르겠고요. 어떤 분은 '효과 있었다. 수고했었다'고 했다가 '예의상 한 말'이라고 하던데 그건 중요하지 않고요.

제가 광주 시민사회 원로 분들의 말씀을 듣고 뒤늦게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 방문) 결정을 못 하신 상황에서 제가 '(호남에) 가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 이유는 정치 공학적 계산을 떠나서 그게 원칙에 맞고, 정정당당한 그런 정치다. 제1야당의 대선 주자란 분이 광주를 방문조차 못 하는 상황이란 말이 나오면 당의 위신이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이고, 지지자들께도 큰 실망을 드리는 것이라서... 또, 어려운 상황을 피해간다는 인상을 주는 것 아닙니까? 문 전 대표님 개인은 물론이고, 당으로서도 크게 체면이 깎이고 망신스러운 상황이 돼서 정정당당하게 정면돌파하는 게 옳다는 생각에서 건의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은 김 위원장님의 제안으로 전격적으로 마련됐다고 봐야 하나요?
"그렇게 볼 순 없죠. 그전에도 (광주 방문) 얘기가 한창 오가던 중이었고요. 광주 시민사회에서 방문 요청을 했고, 당 지도부에서는 반대하다 보니까 늦어진 것이죠."

-그래서 '당에서 하도 말려서 이제야 오게 됐다'는 말이 나온 거군요? 문 전 대표 광주 방문 전후로 크게 달라졌습니다. 호남 방문 이후에는 저희는 대선 취재하는 마음으로 뛰었거든요. (문 전 대표) 호남 방문 때마다 함께 하셨어요. 처음에 광주, 전북. 그다음에는 전남, 광주. 이번에는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서 봉하마을까지 같이 다녀 오셨어요. (하의도에서 봉하마을까지는) 누가 제안한 겁니까?
"제안보다는 저는 입당 후에 때를 봐서 '봉하마을을 방문해야겠다'고 얘기를 했었고요. 그분도 '적당한 시기에 하의도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자연스럽게 같이 가게 된 거죠."

-총선 끝난 뒤에 두 분 따로 만나신 적은 있으세요?
"그것밖에 없습니다."

-너무 공식적인 일만 하시는 것 아니에요? (웃음) 일부 언론은 '이건 문 전 대표의 김홍걸 마케팅의 일부'라고 해요. 어떻게 보세요?
"처음에 말씀드린 대로 광주 방문은 문 전 대표 개인을 위해 한 것이 아니고 당을 위해서, 선거에서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내야 하니까 한 것이고. 저는 아직 어느 분이 꼭 우리 쪽에서 대선 나가는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결정을 한 적이 없고요. 전부터 말씀드렸지만,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계파를 일방적으로 두둔하거나 감싸지 않겠다'고 했고요. 만약, 나중에 어느 분을 지지한다 해도 그건 '비판적 지지가 될 것이다', '맹목적 지지를 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거죠."

-이번에 호남 방문, 이어진 하의도와 봉하마을 방문은 개인 문재인과의 동행이라기보단 총선 정국에서 어떻게 하면 더불어민주당에 더 많은 지지를 가져올 것인지 협력한 거고, 대선 후보 중 문 전 대표는 한 분일 뿐이라는 거죠.
"그분이 가장 유력한 후보인 건 맞는데 저는 일단,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정말 좋은 분이 많이 나와서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후보가 뽑혀야 해서 지금 대선에서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모두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그분들은 보호해드려야 하고,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 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정치판에서는 누구 하나 세워서 몰아가는 분위기였는데 '내년 대선은 그렇게 안 된다. 여러 후보가 있고, 그 후보들이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뽑히도록 당이 협력해서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는 말씀이시네요.
"저는 어떤 정치인에게도 맹목적인 지지는 않습니다."

-두 분의 동반 여정. 문 전 대표의 경우 '순례 여행'이라 평가하더라고요. 왜 이렇게 영·호남을 오가는 것이 한국 정치인에 순례가 됐나 싶은데요. 지역 정치가 이번에 일정 정도 해소되는 성과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그 점에서 '순례의 길', '순례자의 길'이란 명칭이 가능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굳이 순례의 길이란 표현을 쓰신 거는 돌아가신 두 어른의 삶을 돌아보면서 새롭게 성찰하는 계기란 뜻에서 하신 것 같고요. 저는 이번 여행에 정치적 의미는 두지 않았고요. 봉하마을은 이전부터 가려 했었고, 하의도에 저희 아버지 생가도 가본 지 오래돼서 한번 가보는 게 좋다는 생각을 했었고. 중간에 들른 팽목항은 당연히 아직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가족들이 있어서 가서 인사를 드리는 게 좋겠다 싶었죠."

-'특별한 정치 의미를 부여하기는 말하기 좋아하는 언론이 지어낸 것일 수도 있다'. 원래 (문 전 대표와) 대흥사에서 같이 주무실 생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가려 했는데 언론이 알게 돼서 한밤중 사찰에 기자들이 몰려오면 그분들에게 폐가 되니까 안 한 거죠."

-한국 언론이 어느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 하다 보니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봉하마을에 처음 가보셨는데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제가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님이 대통령 되시기 전에 뵈었고. 저는 정치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정치로 오해가 있을까 바 누구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 낙선하시고, 해수부 장관이 되실 때 개인적으로 '우리가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저분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아무래도 지역주의 타파라는 명분이 있고, 호남과 부산, 경남에서 모두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부분. 제일 중요한 것은 정체성이 우리와 맞다. 특히, 그분이 2001년 언론사 세무조사 때 언론사들에 공격받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실 말씀을 다 하시는 걸 보고 감동했죠. 같은 시기에 가장 유력한 주자라 했던 이인제 씨는 입을 다물었거든요."

-실제로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됐을 땐 어떠셨어요?
"반갑긴 했지만, 전 정치적으로 활동하는 상황이 아녀서 노무현 대통령 5년 임기 때는 저는 조용히 있었고. 전혀 그쪽 분들과 교류는 없었습니다. 대통령이 되시기 전에 그때 서너 번 뵌 적은 있습니다. 기성정치인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이) 순수하고, 때가 묻지 않은 면을 좋게 본 거죠."

-(봉하마을) 첫 방문에 '노무현 정신, 김대중 정신은 하나입니다'라고 방명록에 쓰셨어요. '더불어민주당이 노무현당, 김대중당으로 나뉜 것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일반 국민도 많이 있고요. 동교동계라 자임하는 분들이 대거 국민의당으로 입당했고, 그분들이 국회의원에 당선돼서 많은 분은 '두 정신이 분열됐다'고 보십니다. '내년에 통합할 수 있을까'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노무현, 김대중 정신이 하나'라고 명명한 이유는 어디에 있습니까?
"당연히 두 분의 생각이 민주주의, 인권, 한반도 평화 이런 부분에서 똑같고요. 지금 국민의당으로 간 분들이 김대중 정신을 가져간 것처럼 말씀하시지만, 김대중 정신이라는 것은 개인이 마음대로 소유하고, 가져갈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분들이 정치하시는 행태가 전혀 김대중 정신과는 맞지 않는...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생각하는 태도라서 저는 (국민의당이) '김대중 정신을 계승했다'고 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 당이 '김대중당'이라 불릴 순 없죠. '안철수당'이면 몰라도... 제가 그런 말을 유세 때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를 모신 몇 분이 그리로 가셨다 해서 '김대중당'이 된다면, 지난 대선에 한화갑, 한광옥, 김경재 몇 분이 새누리당으로 가셨는데 그럼, 새누리당이 김대중당이 되느냐."

-정체성을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호남 지역에서 이번에 국민의당 지지가 꽤 많이 나왔어요.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정당 득표는 3위를 했거든요. 진보정당 빼고는 꼴찌를 한 셈입니다. '비례대표 공천 잡음 문제가 컸다'는 내부 평가가 있긴 하지만, '1번당은 밉고, 2번당은 대안이 아니어서 기대하는 차원에서 3번을 찍었다'는 유권자가 많다는 겁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이 정확하다고 보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이번 선거는 패자는 있지만, 확실한 승자는 없다'. '자신들이 잘해서 (의석을)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받은 것이 아니라 승자는 없다'고 얘기하는 데 동의하고요. 두 당이 반사이익으로 의석을 얻은 것인데 자화자찬하고, '누가 일등공신이니' 자만하면 금방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거죠. 반사이익으로 얻은 표는 순식간에 다른 곳으로 옮겨갈 수도 있으니까요."

-냉혹한 내부 평가가 필요한데 선거 지난 지 보름이 다가옵니다. 내부에서 총선 평가를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아마 하는 것으로 알고요. 서둘러서 반성할 부분은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다른 것보다도 먼저 악법 개정이나 경제 민주화를 위한 개혁입법을 서둘러 치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특히, 지금 새누리당이 총선 패배 충격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으니까. 야권에서 더 힘을 합쳐서 강하게 밀고 나갈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 프로그램 출연하시는 분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가 이거 같아요. '야권이 힘을 합쳐서 치고 나가야 한다. 안 그러면 새누리당이 전략적으로 치고 나가서 판이 흔들릴 수 있어서 이때 문제 법안을 못하게 하거나 해야 한다'.
"여러분이 많이 보셨지만, 야당은 안 좋은 일이 생기고 위기가 오면 서로 '네 책임이다'라고 싸우는데 여당 사람들은 '어떻게든 생존해야 한다'는 게 강해서 거짓으로라도 똘똘 뭉치는 걸 잘하지 않습니까?"

-당내 현안 좀 여쭤볼게요. 선거 끝나자마자 당 대표 선거와 관련해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김종인 대표에 대해 합의추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그건 좀 곤란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보세요?
"지금 합의추대론이 나왔다가 전당대회 연기론이 나오는데요. 그것은 지난번 비례대표 공천 파동 때 칸막이를 쳤다가 '당헌·당규상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취소했던 일처럼 (합의추대가) 불가능한데 그런 말을 하는 분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고요. 당의 주인은 당원과 지지해주시는 유권자분들인데 그분들의 의견이 '서둘러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대표를 뽑아 새 출발하라'는 것입니다. 왜 그걸 생각하지 않는지, 언론에서도 그걸 지적하는 분들이 별로 없더라고요."

-김종인 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모셔온 분이고, 기자들이 비대위원장으로 명칭을 통일해서 썼는데요. 김종인 대표 요구로 비상대책위원회대표라 해서 사실상 당 대표가 됐는데요. 이제 비대위가 끝나면 새로운 당 대표를 뽑아야 할 텐데 여러 입장 때문에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국면에서 제일 중요한 건 김종인 대표의 입장 같은데요.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당에 할 만큼 다 했다', '(문 전 대표는) 일 다 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것이냐'고 하는데 그거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그분이 인터뷰할 때마다 말이 바뀌셔서... 과거에 비례대표 생각이 '추호도 없다'고 하셨다가 바뀌었잖아요. 자꾸 바뀌니까 이분이 잘못 말씀을 하신 건지, 언론에서 잘못 쓴 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될 수 있으면 말썽의 소지가 있는 발언은 자제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그분의 의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 대표를 선출할 당원, 지지자분들의 목소리가 중요한 것이고요. 처음에 비대위를 구성하고, 그분을 모셔다가 전권을 드렸을 때도 엄격히 따지자면 당헌·당규에 따르지 않고, 편법을 쓴 것이에요. 그때는 급해서 그랬다 쳐도 비정상적인 상황을 오래 끌고 가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임시지도부. 투표 때문에 선출되지 않은 지도부가 당을 이끄는 데는 여러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서 '비상 상황이니 비상대책위를 오래 가져가야 한다'는 틀린 말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비상상황이 아닐 때가 언제가 있습니까. 내년으로 미루자면 그때는 대선이니까 비상 상황이라 할 수도 있고."

-'내년 문 전 대표 임기까지 (김종인 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자'가 이종걸 원내대표의 주장인데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그건 문 전 대표가 사퇴하신 후에 투표 때문에 선출된 최고위원 중 최다득표를 한 분이 승계했을 때만 그게 가능한 건데 이건 비상대책위라서. 비상대책위를 1년씩 끌고 간 정당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시스템을 언제 전환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저는 말씀드린 대로 야권이 공조해서 하루빨리 국회에서 처리할 일이 많으니 경선해서 새 대표를 뽑는 것도 최대한 빨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천정배 투톱 체제를 내년 정기국회까지 이어간다는 거고, 새누리당은 비대위와 원내대표 선출을 분리하고. 각 당이 사정이 다른 것 같은데요. '더불어민주당은 빨리 새로운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다른 당은 이야기할 필요가 없고요. 국민의당도 안철수 대표의 측근을 비례대표로 만들기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했는데 그런 걸 따라 하다 보면 공당이 아닌 사당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특정인을 위해 바꾸는 그런 식의 정치는 하면 안 되죠."

-김종인 대표는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서 이른바 '친문 세력'에 대한 공격에 고삐를 죄는 것 같단 느낌을 받아요. '친노', '친문'. 종편 프레임에 따르면 '친노 운동권'이라 해야 합니까? 당내 세력 안에서 분투하는 그림을 자꾸 만드는 것 같은데 그런 태도는 어떻게 보세요?
"그러니까 그분이 지금 총선 끝난 다음에 '우리가 자숙하고,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당내 분란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밥그릇 싸움이 있어선 안 된다'고 하셨는데 본인이 분란을 만드시면 안 되죠. 언론에서 키우는 측면도 있지만, 스스로가 발언을 자제하시면 분란이 있을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비례대표 공천 때인가요? '외부 여론이 안 좋다'고 하니까 '여론 같은 건 난 신경 안 쓴다'고 하셨는데 공당의 대표가 여론을 신경 안 쓰면 누가 신경 씁니까. 그건 절대 하셔선 안 된 말씀이고. 저희 아버지에 대해서도 '과거에 비례대표 뒷번호를 받은 것이 돈이 부족해서지. 다른 뜻이었느냐'라고 하신 것도 부적절한 거죠. 제가 그때 불쾌했던 것은 단순히 아버지를 공격해서 그런 게 아니고. 그거야 저 혼자 기분 나쁘면 끝나는 일이지만, 호남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습니까? 그쪽에서 뛰는 후보들은 국민의당에 공격받을 때 뭐라고 해명합니까?"

-어제 김종인 대표가 호남 방문을 하셨는데 분위기가 썰렁했다고 들었습니다. 시의원들도 참석하지 않아서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런 풍경이 왜 생긴다고 보세요?
"글쎄요. 저도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제가 호남을 다녔을 때 김종인 대표께서는 잘못된 보고를 받으시고,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 가는 것은 마이너스지만, 본인이 가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제가 광주, 전남의 호남 지역을 다니면서 보니까 그분들 말씀이 '김종인 대표께서 될 수 있으면 (호남에) 안 오셨으면 좋겠다. 오시기만 하면 국민의당에서 공격하니까 입장이 곤란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처음 국보위 논란이 있던 것이 가라앉으려 하는데 셀프 공천 논란, 당무 거부, 석고대죄 이런 식으로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니까 그때 아주 안 좋은 이미지가 호남에 박혔고요. 도저히 호남에서 우리 측이 회복불능의 상태로 가버린 것이죠. 호남 외 다른 지역에도 비례대표 공천 다음에 '후보는 어쩔 수 없이 당선 가능성있는 더불어민주당을 뽑지만, 정당 투표는 그쪽에 안 하겠다'는 분을 많이 봤거든요. '중앙당에서, 지도부에서 선거 승리에 대해 공이 있다는 말을 할 수 없다'고 제가 말하는 이유가 그분들이 잘했다면 왜 정당 투표율이 그것밖에 나오지 않았겠습니까."

-김종인 대표가 가지는 상징성 중에 가장 큰 것이 '경제 민주화 전도사'인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합니다. 재벌개혁과 소득 불평등 해소가 중요한 가치로 꼽히는데요. (김종인 대표가) 이 문제에 대해 소극적이세요. 17일이던가요? 청년과 더불어 아카데미에 가서 '재벌을 개혁하자는 게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고 하셨는데 이 점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1월인가, 2월인가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재벌 위주의 경제 체제를 바꾸지 못했다. 양극화 심화를 막지 못했다', '당내 사람들이 두 분을 비판하는 걸 금기시해서 그걸 듣고 당황했다'고 (김종인 대표가 말한) 보도가 나왔는데요.

저는 그걸 듣고 '옳은 말씀이시다. 우리가 민주 정부 10년 동안 부족했던 점이 그런 면에서 많다. 그것을 반성하고, 이 시대에 맞는 경제 민주화 정책을 내놔야 한다. 사실 우리 당에 표를 주셔야 할 분들이 그러지 않는 이유가 그런 과거의 경험에서 실망해서 안 주시니까 이번엔 진정성을 드려야 한다'고 인터뷰에서 한 적이 있거든요. 근데, 엊그제 인터뷰에서 '재벌 개혁하자는 게 아니다'란 말씀을 하시니까. 그럼, 그분이 생각하는 경제 민주화는 무엇인지 의문이 들게 되고요. 그분과 같이하시는 최운열 당선자께서도 최근에 '친기업', '성장이 우선이다' 이런 말씀을 하신 게... 새누리당도 요즘엔 그런 말을 안 하는데 어리둥절한 느낌이 있었죠."

-최운열 교수도 처음에 여러 비판이 있었죠. '론스타 먹튀 사건도 기업 편을 들면 경제 민주화를 무엇으로 하자는 것이냐' 이런 비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논란이 있지만, 당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서 밀고 가야 하는데 당 대표는 이런 메시지를 내놨어요. '당이 비상 상황이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요. (당 대표를) 그만둘 생각이 없으신 것 같은데 이걸 유지하려고 하면 내부에서 또 다른 분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비상 상황이라는 것을 그분 혼자서 판단하실 순 없는 거고요. 오히려 진짜 비상 상황이라면 빨리 새 지도부를 뽑아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대위 역할을 보면 선거나 큰 역할이 끝나면 스스로 자기 길을 가는 게 문화였는데 김종인 대표가 독특한 경우에요. '내년 대선에 본인 역할이 있다'고 보실 수도 있는데 그 점은 당 내부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분이 '변화를 거부하면 이적 행위'라고 하셨는데 긍정적 변화면 받아들여야죠. 새누리당이나 보수 언론이 요구하는 그런 방향의 변화는 그 자체가 이적 행위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분이 지금 이적 행위를 하신다고 보기보다도 그런 방향으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는 거죠. '정체성을 따지지 말자'고 (김종인 대표가) 말씀하시는데 당의 정체성이 불분명하면 누가 그 당을 따라가겠습니까? 제가 국민의당을 비판한 이유도 그 당의 정체성이 불분명해서 그렇게 얘기한 것이거든요."

-많은 분이 '이번 선거에서 김홍걸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많은 분이 주목하는데요. 일각에서는 그런 얘기도 해요. '김홍걸 위원장, 당 대표 출마하는 것 아니냐'고도 하는데 어떤 정치적 행보를 계획하십니까?
"먼저, 제가 '공이 컸다'는 건 과찬의 말씀이고요. 제가 나가서 얼마나의 효과를 얻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르고 있거든요. 왜냐면, 정치인으로서 아마추어이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대로 조언을 해줄 분이 없어서 그냥 표적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암흑 속에서 막 총질한 기분이라 그중 몇 개나 표적에 명중시켰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제가 '공이 있다, 없다'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고요. 당 대표 말씀하셨는데 초등학생이 대학교 간다는 얘기고.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제가 나서서 얘기한 것은 일반인 상식에 입각한 합리적 비판이었을 따름이고. 제대로 정치를 하겠다면 그보다 한 차원 높은 실력을 갖춰야 하니까. 앞으로 (정치에 대해서) 공부를 더 해야겠죠."

-'현실 정치에서 실력을 갖추려 공부하겠다'는 분은 처음 봅니다. (웃음) 대개 경우 일단 배지부터 달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과거에 국회 중계볼 때 준비 안 된 국회의원은 보좌관이 써준 쪽지 한번 읽고, 정부 측 답변이 제대로 안 나와도 대응 못 하고 어물쩍거리는 걸 자주 봤어요. 저는 얼굴이 두껍지가 않아서 그렇게는 못 할 것 같아요."

-내년이 대선이에요. '늘 보면 허둥지둥해서 정권을 이양받아서 알지도 못하면서 관료들의 입김에 휘둘려서 잘못된 정책을 써서 국민으로부터 비판을 듣는 실수가 잦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갖추고, 준비해서 정부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제안도 있어요. 당 내부에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주 중요한 지적을 하셨는데요. 이번 선거를 정말 주먹구구식으로 치렀다고 말씀드렸는데 이제는 그런 식의 정치는 그만해야 하고. 정부에서 국고보조금으로 받는 돈이 적은 액수가 아닙니다. 그 돈 일부만 전략 기획, 홍보, 정책 개발 이런 데만 쓰더라도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단순히 '박근혜 정권, 새누리당 정권이 지겨우니 바꾸자'는 소리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집권하면 뭘 할 수 있다'를 보여 드리는 게 중요하고. 실제로 집권하게 되면 과거에 여당을 해본 분이 많으니까. 그때 부족했던 부분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과거를 반성하고, 정권 초기에는 서툴러서 뭐가 뭔지 모르는 상황에서 1, 2년 보내고 그랬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정권 초기부터 확실히 개혁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이 따져 보면 많이 남은 게 아닙니다. 1년 8개월 정도 남았는데요. 대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세요?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단순히 총선 몇 석 얻도록 돕는 게 목표가 아니고. 정권 교체를 목표로 하고 나왔다. 일단, 수구 보수 기득권 세력의 정권은 끝내고 정권 교체해야 하니까. 무슨 역할이든 저를 필요로 하면 가서 뛸 생각입니다."

-새롭게 탄생하는 정부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세요?
"그런 자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고요. 남들은 힘쓰는 권력 기관 가고 싶어 하지만, 저는 그런 자리를 줄 것 같지도 않고요. 저도 가고 싶지도 않고, 소원이 있다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평화를 위한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못다 이루신 꿈이 있는데 그게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는 완전히 퇴보해서 그 업적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서. 그것을 다시 복원하는, 발전시키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중국 경제인과 최근에 모임을 했는데 제가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한동안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총선으로 희망이 생겼다. 내년에 정권교체를 한다면 남북 긴장 완화를 이뤄서 일차적으로 서울로부터 북을 통과해서 중국, 러시아로 가는 육상 교통망을 뚫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남북은 물론이고, 주변 국가도 큰 경제적 이익을 볼 수 있는 공동 이익의 기회다'라고 하니까 그분들도 반가워하시더라고요. 거기에 동북아 관심이 많으신 분이 계셨는데 그분 말씀이 '남북 긴장 완화만 된다면 일본과 교섭에서 북한이 100억 불 보상을 받아낼 수 있고, 중국에서도 민간 제쳐놓더라도 관 주도로 100억 불은 투자받을 수 있다'. 그게 북한 GDP의 50%거든요. 우리나라가 당장 성장 동력이 없어서 고민 중인데 그런 좋은 기회를 눈앞에 두고도 활용하지 않는 것은 답답한 일이죠."

-개성공단만 봐도 얼마나 답답합니까. 멀쩡하던 회사가 문 닫아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있거든요. 이게 정말 '통일 대박론이냐'는 비판이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정권교체가 된다면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이어 갔던 대북 정책을 다시... 철도 협력이 되면 그 열차 타고 저희가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거잖아요. 서울역에서 기차 타고,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까지 갈 수 있는 날이 열릴까요?
"유럽까지는 제쳐놓더라도 중국 동북 지방과 한국이 하나의 경제권이 되니까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거죠."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 활력이 생길 수 있는 길을 눈앞에 두고도 끊임없이 '미사일 위기', '북핵 위기'를 말하면서 중단시키는 박근혜 정부는 정말 국민에 도움이 안 되는 정책을 하는 거네요?
"철도 연결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지만, 철도로 북을 통과해서 관광객이 오가는 정도는 통과 요금만 현실적으로 해주고, 남한 정부에서 허용만 해주면 당장에라도 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걸 구상하시는 분들과 중국에서 얘기를 해봤거든요."

-이게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 아니고, '노후화돼서 수십 년 걸릴 거다'라는 전망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말씀이신가요?
"물론, 철도가 오래됐어요. 고속철도는커녕 북한은 저속 철도죠. 그 문제가 있죠. 그거는 제대로 쓰려면 철로를 새로 놔야죠."

-기차 타고 서울역에서 평양 거쳐서, 중국, 러시아, 유럽까지 가는 길이 열린다고 하면 그 이상의 경제 효과가 어마어마할 텐데 기대도 됩니다. 어쨌든 남북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날이 오기를 저도 기대합니다. 끝으로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이번에 국민 여러분께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셨습니다. 문재인 전 대표께서도 유세 때 교차투표 얘기를 하셨고. 저도 다니면서 '박근혜 정부 심판을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달라'고 호소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유권자께서 이미 현명한 판단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호소할 필요 없이 이미 그분들은 다 아시고 계셨던 거죠. 그렇게 현명한 유권자시기에 야당에서 제대로 앞으로 하지 않으면 또 그분들이 어떤 심판을 하실지 모르니까. 이번에 기회를 주신 것을 정말 고맙게 생각하고, 쇄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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