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글 하수정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윤여정이 같이 작업한 후배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여정은 5월 2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돈의 맛'(감독 임상수)이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영화제에 참석하게 된 기쁜 소감을 밝혔다. 이번 칸 영화제에는 '돈의 맛'과 함께 한국 영화
'다른 나라에서'(감독 홍상수)도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윤여정은 이 영화에도 출연했다. 겹경사다.
"제가 상을 받길 바라는 건 욕심이예요.
아직도 활동하면서 운수 좋게 두 훌륭한 감독을 만난 덕분에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것만해도 기쁘죠.
상까지 바라면 벌 받을 것 같아요.(웃음) 오히려 진심으로 임상수 감독이나 홍상수 감독이 상을 탔으면 좋겠어요."
윤여정은 현재 시청률 30%를 돌파한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며느리와 갈등을 겪는 시어머니 엄청애로,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서는 선대왕 이명의 아내로 왕실 최초 평민출신 왕비 방영선으로 출연하고 있다.
'돈의 맛'에서는 돈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백씨 집안의 안주인 백금옥 역을 맡아 열연했다.
"'돈의 맛'에서 만난 (김)강우와 (김)효진이는 정말 예의 바르게 열심히 작업에 임했어요. 사람들이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됐지 뭐가 더 중요해?' 하는데 김응수 씨가 최근 '라디오 스타'에 나와서 한 말 공감해요. 인사잘하는 배우가 연기잘해요. 배우는 몸을 도구로 이용해서 표현하는 직업인데 기본이 안 갖춰진 사람들이 어떤 역을 할 수 있겠어요. 전 아니라고 봐요. 저한테 잘해야 된다는 게 아니라 서로 인사하는 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어요. 그런데 그거 안하는 배우들 많아요."
인사, 어쩌면 선후배 사이가 아닌 사람 사이에 당연한 일이다. 1966년에 데뷔해 연기 인생 46년이 된 윤여정은 일부 연기자들이 스타라고 목에 힘을 주면서 기본 예의를 지키지 않는 모습이 안타깝다. 그 잘못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지금 '더킹'에 나오는 (하)지원이와 (이)승기는 정말 성실하고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요. 참 보기 좋죠. 그게 사실 설익은 배우들이나 그러는 거죠. 못난 일인데 그게 잘난 줄 알더라고요. 솔직히 저나 다른 선배 연기자들한테 인사하는 게 자존심이 상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냥 자기 부모님이나 할머니한테 인사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일부 배우들은 한 참 선배 연기자들이 지나가도 다리를 꼬고 그냥 보고만 있어요. 전 잠깐 불쾌하면 그만인데 그런 모습을 보면 '넌 앞으로 좀 힘들겠다' 생각해요. 결국 본인이 힘들거든요. 연기는 상대와의 호흡이예요. 배려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연기를 잘 하겠어요."
최근 드라마 촬영과 영화 홍보 일정 등으로 여유를 가질 시간조차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건 언제나 설레는 경험이다. 영화 '하녀'(감독 임상수) 이후 또 임상수 감독과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어제 잠깐 드레스를 봤는데 아직 결정하진 못 했어요. 전 늙은 사람이라 너무 야한 드레스는 못 입어요. 선택 폭이 좁지만 (유)준상이가 드레스 골라 준다고 난리예요.(웃음) 촬영이 너무 많아서 피곤하지만 좋은 일이라 기쁜 마음으로 뭐든 하고 있습니다."
'돈의 맛'은 돈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백씨 집안의 안주인 백금옥(윤여정), 모욕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돈의 맛에 중독돼 허우적거리는 윤회장(백윤식), 재벌 가의 핏줄을 타고 났지만 돈에 죽고 못사는 가족들이 한심해 보이는 윤나미(김효진), 그런 백씨 집안의 온갖 더러운 뒷 일들을 처리해주며 점점 돈의 맛을 알아가는 주영작(김강우) 등 돈의 맛에 중독된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5월 17일 개봉한다.
하수정 hsjssu@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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