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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다랜 고별

참도 2011. 10. 30. 16:51

박찬준 | 입력 2011.10.30 12:13 | 네티즌 의견 보기






29일 중국 고별전을 치른 안정환이 취재진과 만나 중국에서의 3년을 회고했다. 다롄(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안정환(35)은 '한방'이 있는 선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 2006년 독일월드컵 토고전 등  승부를 결정짓는 한방을 터뜨렸다.

축구인생의 99%를 보낸 안정환은 마지막 한방을 두고 고민중이다.

안정환은 "현역을 이어갈 가능성이 1퍼센트다. 그러나 그 1퍼센트때문에 결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안정환은 29일 중국에서 고별전을 치렀다. 한국에서도 제안이 오고 있다.

이적료가 없는 안정환은 전력이나, 마케팅면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선수다. 몸상태도 나쁘지 않다.

 한국에서 마지막을 보낼지, 몸이 좋을때 은퇴할지 고민 중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기준은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안정환은 최고의 스타였기 때문이다.

그는 다롄에서도 '별'이었다. 중국 최다 우승팀(8회)인 다롄은 안정환 이적 전까지 몰락을 계속했다.

 관중도 500~1000명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정환은 다롄을 바꿔놓았다.

그는 팀에 혼을 불어넣었다. 다롄에 실망했던 팬들도 그의 등장에 다시 축구장을 찾기 시작했다.

 안정환이 벤치에 앉아 있으면 관중석에 난리가 날 정도였다.

관중의 야유에 감독이 안정환을 출전시켰고, 안정환은 그때마다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65경기에 나서 18골-8도움을 기록했지만, 그의 가치는 기록만으로 알 수 없다.

그의 골은 언제나 승부를 결정짓는 '한방'이었다.

다롄의 관계자는 안정환의 존재만으로 관중 5000명 이상이 늘어났다고 했다.





29일 중국 다롄 진조우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정환 고별전에서 하프타임 세리머니를 펼치는 다롄 서포터들. 다렌(중국)=박찬준 기자vanbasten@sportschosun.com

그는 당초 3개월만 다롄에 머물기로 했다.

 이 후 호주나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와 은퇴를 동시에 준비하려 했다. 그러나 3개월은 3년으로 바뀌었다.

비행기를 8시간이나 기다리고, 왕복 4일이나 걸리는 이동시간도 어느새 적응했다.

  지난해 이장수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 헝다의 등장으로 투자도 많아졌다. 국가적인 지원도 늘었다.

 중국 슈퍼리그의 상위팀들은 K-리그팀들 못지 않다고 했다.

 광저우의 경우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안정환도 중국 축구의 변화에 일조했다. 팀워크를 위해 밥먹는 시간을 통일시키는가 하면,

 고참 선수들에 대해 예우하는 분위기로 이끌었다.

 중국 선수들은 안정환을 보면 목례하며 "따거(형님)"라고 한다. 계기가 있다.

 안정환이 상대 수비수의 거친 파울에 싸움이 났지만, 동료 선수들은 멀뚱히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팀워크가 좋을리가 없었다. 감독, 단장과 미팅을 통해 동료애를 늘리자고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 다롄 선수들을 건드리면 코칭스태프까지 나설 정도다.

다롄은 경기장 안팎에서 팀을 이끈 안정환을 사랑했다.

 팀의 전설이었던 리밍 이후 처음으로 고별전을 치러줬다. 용병으로서는 최초다.

안정환은 다롄팬들의 환대속에 중국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29일 중국 다롄 진조우스타디움에서 열린 고별전에서 하프타임 세리머니를 펼치는 안정환. 다렌(중국)=박찬준 기자vanbasten@sportschosun.com

안정환은 1998년 부산 대우를 시작으로 페루자(이탈리아), 시미즈 S펄스,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

 FC메스(프랑스), 뒤스부르크(독일) 등에서 뛰었다. 한국에서 그만큼 다양한 축구문화를 접한 선수는 없다. 그의 경험을 지도자로 선수에게 전수시키고 싶은 마음은 아직 없단다. 성격상 맞지 않고,

 고 신윤기 감독의 죽음을 가까이 지켜봐 지도자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워낙 많은 지도자를 만났기에 무엇을 해야할지,

 하지말아야 할지는 잘알고 있다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안정환은 축구인생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3번의 특별한 느낌을 느꼈다고 했다.

 그때마다 일이 터졌다. 2006년 토고전에서도 그런 느낌이 있었단다.

 "골 장면 전에 지성이에게 일본말로 스루라고 했다. 스루는 공을 흘리라는 일본말인데,

지성이가 나중에 일본말로 스루하라고 해서 놀랐다고 하더라.

그런데 지성이가 일본에서 뛰어서 알아들었다.

걔가 몰랐으면 그 골이 안나지 않았겠나"고 웃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루과이전에서도 그런 느낌이 있었지만,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과연 은퇴의 기로에 선 안정환은 이번 선택에서도 특별한 느낌을 느낄 수 있을까.

다롄(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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