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구육상대회 결산.1

참도 2011. 9. 5. 17:21

[OSEN=대구, 허종호 기자]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기존의 스타 선수들이 부진하는 등 이변이 발생했지만, 새로운 스타 선수의 탄생으로 이어지며 하루하루가 흥미로웠다. 이러한 경기 내용처럼 밖에서 바라보는 대구 대회는 성공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겉만 화려했지 안은 그렇지 못했다. 하루 하루 불만이 쏟아져나왔고 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를 숨기기에 급급했다. 심지어는 중앙 언론사들이 지방에서 개최하는 대회가 마음에 안 들어 곡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였다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막대한 예산을 허비하는 것을 쉽게 지켜볼 수 있었다.

▲ 아이들의 억지 경기 관전

조직위는 이번 대회가 역대 최다 관중들이 모여 성공적인 대회라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들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과연 그 관중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관중들이냐 하는 것이다. 조직위는 대회 개막 전부터 공공연하게 기업들과 공공기관 및 교육 시설 등에 입장권을 판매했다고 했다.

문제는 교육 기관에 판매한 티켓이다. 대회 기간 동안 오전 세션에는 수 많은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동원됐다. 아이들은 땡볕 아래서 억지로 경기를 관전했다. 당연히 불만이 나왔다. 더군다나 이들이 무료로 경기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낸 학교 운영 자금으로 티켓을 구매한 것이다.

물론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면 얼마든지 운영 자금을 사용해도 될 것이다. 그렇지만 현장에서 지켜 본 결과 교육적 측면은 별로 없었다. 말 그대로 억지 관전이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말은 비용 낭비라고 볼 수 있다.

조직위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서 많은 관중들에 만족을 표했다며 성공적인 대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성공적인 대회와 IAAF의 만족은 별개다. IAAF로서는 관중이 많이 오는 것이 좋을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가져갈 이익과 스폰서십 계약으로 인한 수익을 많이 얻기 위해서는 관중으로 누가 오든 상관이 없다. 일단 관중석만 가득차면 좋은 것이다.

▲ 철밥통은 조직위에서도?

운영도 매일 구설수에 올랐다. 대회 조직위는 스포츠 분야 전문인들로 이루어진 계약직과 파견 공무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공무원들의 행태가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어떠한 사항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더라도 전혀 해결되지 않기 때문. 모든 이들의 반응은 '나몰라라'식이었다.

조직위의 한 직원은 조직위의 문제점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만약 어느 구역에 전기가 나간다면 그걸 해결하는 데 아무리 빨라도 1시간 이상이 걸릴 것이다"며 "왜냐하면 그 문제에 대한 책임자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이 없어서다"고 했다. 즉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어떻게 되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것.

현재 조직위에 파견된 공무원들은 파견 수당으로 80만~130만원이 차등 지급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이 그만큼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계약직 직원들은 매일 밤을 새며 일을 하고 있지만, 공무원들은 업무와 관련된 질문에 자신이 담당하지 않는 일에는 "모르겠다. 내 일이 아니다"만을 되풀이했다. "누가 그와 관련해 일을 맡고 있다"는 답변조차 들을 수가 없었다. 해결해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이제 대구 대회 조직위는 모든 업무를 마치고 해체된다. 드러난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곳조차 없어진다. 과연 이 대회에 사용된 많은 세금이 적절한 규모로, 적합한 곳에 사용되지 않았을 경우 누가 책임을 지어야 하는 걸까? 결국에는 시민들이 모든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sports_narcoti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