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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에서 김건모의 재도전을 둘러싸고 논란이 뜨겁습니다. 최고의 가창력을 지닌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노래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취지가 초장부터 훼손된 점에 대해 시청자들이 배신감을 느끼는데서 비롯된 논란입니다. '나는 가수다'의 책임 프로듀서인 김영희 CP가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초 '최고 가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표방했던 김영희 CP가 해명을 통해서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아니다"고 발언했으니까요. 시청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실정이죠. 당초 거창하게 공표했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대전제가 낚시질이 됐고, '나는 가수다'는 대국민 사기극이 된 셈이니까요.
'나는 가수다'의 진행 상황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들려오는 가운데, 김건모는 당당하게 재도전 촬영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김영희 CP는 "김건모가 술 담배를 끊고 최선을 다해 재도전에 임하고 있다"고 적극 비호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나는 가수다'는 여론의 폭발적인 질타 속에 치명상을 입고도 당당히 제 갈길을 가고 있습니다.
참 옹호할 게 없어도 그렇지 '술 담배 끊었다'는 이야기는 해서 뭐하는지... 김영희 CP도 감각이 무뎌져도 엄청 무뎌졌다는 인상도 남기네요. 달리 말하면 어지간히 궁지에 몰렸으면 그런 궁색한 비호로 설득력도 얻지 못할까 안쓰럽기까지 한 상황입니다. 어쨌든 '나는 가수다' 제작진도 그렇고, 김건모도 그렇고... 여론에 귀기울일 생각은 전혀 없는 듯 여겨집니다. 타당한 지적을 받아 들인다면, 당연히 재도전을 철회하는 게 옳은 수순일텐데 말이죠.
일단 김건모의 재도전 강행으로 '나는 가수다'는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기획 의도와 취지가 모두 거짓으로 판명나면서 '대국민 사기극'이 된 점에서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안고 가게 됐습니다. 게다가 잘못된 선례가 생기면서 앞으로 출연자 섭외에 더욱 곤란을 겪을 형편이 됐습니다. 여론의 신뢰를 잃은 '나는 가수다'에 선뜻 출연할 가수는 많지 않을 테니까요. 안 그래도 출연 자체가 부담스러운 프로그램인데 말이죠.
하지만 '나는 가수다' 이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건 김건모입니다. 김건모는 사실상 가수로서 모든 걸 잃은 모양새가 됐습니다. 가수는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 존재할 수 있습니다. 대중이 노래를 들어줘야 하고, 무대를 즐겁게 바라봐줘야 존재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김건모는 그런 대중을 무시했습니다. 대중의 존재 의미를 무시했기에, 앞으로 대중으로부터 처절하게 외면 당할 처지에 몰렸습니다.
20일 문제의 방송분이 대중에게 소개되기 전, 이미 관련 소식은 각종 연예 매체들을 통해 솔솔 전해졌습니다. 한 가수가 탈락에 반발해 촬영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 가수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결국 재촬영이 이뤄졌다는 소식이었죠. 김영희 CP는 펄펄 뛰며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영희 CP의 반박은 거짓으로 판명난 듯 보이네요. 탈락에 반발한 가수는 김건모인 것으로 여겨지고요.
사실 여부를 떠나(하지만 누구나 사실로 여길 것 같은 상황입니다), 시청자가 판단하기에 김건모가 탈락에 반발해 생때를 써서 재도전을 하게 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김건모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제작진이 재촬영을 강행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다른 가수들도 대선배인 김건모가 펄펄 뛰니 묵묵히 수용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결국 다른 가수들이 '김건모의 재도전'을 건의하고, 마지못해 김건모가 수용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는 것으로 재촬영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면 퍼즐이 딱딱 들어맞습니다. 기가 막힌 묘수이긴 합니다만. 요즘 시청자의 수준을 지나치게 낮게 본 묘수였습니다. 속아 넘어갈 시청자는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겁니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김건모가 재도전에 나서게 된 것이라는 정황으로 파악하게 된 이상, 대중들은 김건모에게 엄청난 배신감을 느낄 겁니다. '나는 가수다'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본 시청자라면 더더욱 큰 배신감을 느끼겠죠. 김건모에게 혐오감까지 느끼게 될 겁니다. 김건모에 대해서는 노래는커녕 꼴도 보기 싫은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생겨났을 겁니다. 그동안 김건모가 그다지 호감형은 아니었던 점도 한몫 거들지 않을까 추측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김건모에겐 과거에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전력이 있었거든요.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 후보에 올랐다가 2위로 밀려난 것에 반발해 출연을 거부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엉망진창을 만든 이후 '다시 출연시켜달라'고 조른 전력도 있습니다. 단기간 내에 2번이나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사람은 김건모가 유일하지 않나 생각되네요.
이런 상황에서 김건모는 가수로서 모든 걸 잃는 것도 당연하지 않나 여겨집니다. 아무리 노래를 잘하는 좋은 가수라 할 지라도 인성의 측면에서 거부감을 준다면, 그에게 호응을 보낼 대중은 극도로 축소될 테니까요. 자신의 위상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빈번하다면, 거부감은 극대화되겠죠. 지금 김건모가 놓여있는 상황이 딱 그렇다고 봐도 될 듯합니다.
시청자 반응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박명수의 대수롭지 않은 듯한 한마디와 정엽의 스쳐지나갈 만한 표정이 뜻하지 않게 호응을 받았죠. 사실 박명수의 한마디는 촌철살인이었습니다. '김건모가 또 탈락하면 어떡하냐'는 한마디는 재도전의 상황에 대해 많은 걸 함축하고 있었거든요. 아마도 현장에 있는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했을 부분이기도 하고요. 정엽의 씁쓸한 표정도 현장 사람 대부분의 심정을 대변한 표정으로 받아들여졌을 겁니다.
김건모가 탈락을 멋있게 수용했으면 어땠을까요. 치졸한 재도전으로 비난을 한몸에 받을 게 아니라, 아름다운 패자의 길을 선택했으면 말이죠. 김건모의 노래 실력이야 대한민국 최고로 손색이 없으니 시청자들은 많은 박수를 보내며 김건모를 떠나 보냈을 겁니다. 다시 보고 싶다는 아쉬움도 뜨겁게 표현하겠죠. 재도전이 아니더라도, '나는 가수다'를 통해 고별 무대를 더더욱 멋지게 만들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랬다면 김건모는 '나는 가수다'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재발견의 기회를 얻었을 겁니다. '이제 한물간 가수'가 아닌 진정한 실력자이자 대인배 가수로 다시금 대중 곁으로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을 텐데요. 아직 늦지 않은 듯합니다. 재도전을 철회할 기회는 5일 정도 남아 있거든요. '나는 가수다'와 김건모가 모두 살아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시청자들이 다시금 '나는 가수다'를 즐길 수 있는 점에서 '1석3조'가 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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