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등

이광재

참도 2011. 3. 18. 16:17

 

이광재 "강하게 살아 멋지게 올라설 것"

서울경제 | 입력 2011.03.18 15:51

 

 


"(지사직 상실 뒤) 처음 너무 힘들어 발톱이 빠질 때까지 등산을 했다.

. 이러면 진다, 무너진다고 생각해 등산은 계속하면서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23개국이 흥하고 쇠한 역사를 다룬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이광재(46) 전 강원도지사는 17일 밤 강원도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해 마을이

초토화되다시피 한 원주시 문막읍 취병2리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희망대장정을

취재 중이던 기자들과 만나 등산복 차림으로 술을 같이하며 격정적으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이 전 지사는 지난 1월27일 박연차게이트와 관련된 대법원의 유죄판결로 인해 날개가

꺾인 뒤 언론과의 인터뷰를 피해 왔으나 이날은 항상 희망을 노래하는 낙관주의자답게

 최근의 혹독한 시련에 대해 "자숙해야 하는 시간이지만 강인하게 살아서 멋지게 올라설 것

"이라며 향후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지사직 잃고 너무 힘들어 발톱 빠질 정도로 등산"

아직 그날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지만 차기 대통령 후보로는

손 대표에 대한 비판적 지지 입장을 피력하며 정치적 역할을 다짐했다.

이날 북한산을 3~4시간 등산한 그는 우선 "(대법원 판결 당시) 검찰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출석을 (출석 반대 의견서를 내) 막는 등 이성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힘에 의해 판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느낌이 왔었다"며 "(판결 이후) 처음엔 잠도 안와 북한산

오대산ㆍ설악산 등을 등산한 뒤 지쳐 쓰러져 자곤 했다.

얼마나 다녔으면 발톱이 빠지고 자다가 입을 꽉 깨물어 피가 가득 고였겠나.

 결국 이러면 진다, 무너진다, 견디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행하면서 '신은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를 수없이 되뇌었다.

 결국 '각자의 마음 속에 신이 있고, 남을 돕는 마음에 신이 있다'는

생각에 절대 기죽지 않기로 했다"며 "어느 목욕탕과 식탕에 갔더니 '사람은 때가 있다'

'새가 고개를 꺾어 뒤를 바라보면 죽는다'는 말이 있어 위안이 되더라.

(중간에 어떤 난관이 있어도 헤쳐가는) 물처럼 살고 싶다"며

특유의 낙관적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 전 지사는 이어 "택시를 타면 기사분 중 30% 가량은 돈을 받지 않는다.

 (지지자의 기부로) 동강 옆에 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집을 짓는 기공식도 곧 하려 한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뒤 "그 동안 강원도를 자주 오지 못했던 것은 주민들을 만나면

울음바다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전 지사를 만난 주민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남북관계 잘 풀어야 흥할 수 있는데, MB는…"

부인 이정숙씨가 강원지사 재선거 출마를 접은 과정도 언급했다.

그는 "아내가 대학(연세대) 시절 여학생회장도 했고 신문기자도 했는데 판결 이후

 '지사에 나가겠다. 내가 출마하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더라"며 "결국

'분노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란 생각에 출마를 접었다"고 소개했다.

이 전지사는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와 독일 등 23개국이 흥하고

쇠하고 한 역사를 쓰려고 한다"며 "각 나라 전문가들을 만날 것이고 국내에서는

(산업화에 깊숙이 관여한) JP(김종필)도 인터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ㆍ중국ㆍ러시아의 권력이 교체되는 중요한 해다.

 북한에 광물자원공사 통계로 7,000조원 규모의 지하자원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남북관계를 잘 풀어가야 흥할 수 있다"며

남북관계를 잘 풀지 못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적 지지 입장도 밝혔다. 그는

"손 대표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힘 닿는 데까지 도와드리려 한다"며

"손 대표가 교수와 도지사, 장관, 국회의원, 당 대표를 지낸 분으로서

 (이명박 정부와 달리) 예측 가능한 나라를 원한다면 손학규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겠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다.

마지막으로 이 전 지사는 "내일은 설악산을 오를 것"이라며

"바다로 나갔으면 폭풍을 두려워하면 안된다"며 총총히 자리를 떴다.

원주(강원도)=고광본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