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먹는 물인데 저렇게 가까이 묻다니"
연합뉴스 | 임병식 | 입력 2011.02.15 18:03 | 수정 2011.02.15 18:09
상당수 매뉴얼 안지키고 붕괴 위험 ..팔당상수원.상수원보호구역 상류 지천엔 3~20m 옆에도 '
15일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내리.
2010년 12월27일 구제역이 발생한 이모씨의 농장을 포함해 한우 45마리를 살처분해 묻은 곳이다.
이씨 농장의 경우 야트막한 야산 기슭에 한우 5마리를 묻었다.
'발굴 금지' 안내판이 서 있고 바로 아래에 너비 10m, 폭 5m 크기의 매몰지가 드러났다.
산기슭에 위치해 있어 장마철에 폭우가 쏟아지면 언제든지 쓸려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이 곳은 팔당상수원인 남한강 지류 하천에서 불과 3m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3~4m 떨어진 곳에 폭 1~1.5m 가량의 조그만 계곡이 있어 침출수가 이 계곡을 따라 하천으로
흐르거나 매몰지가 쓸려 내려간다면 상수원 오염은 불가피해 보였다.
군 관계자는 "날이 풀리면 매몰지 위에 흙을 더 덮어 다지고 그 위에 빗물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비닐막을 더 치는 등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강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상태대로라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침출수 유출이나 매몰지 붕괴로 인한
상수원 오염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날씨가 풀리고 해빙되면 지하수 흐름이 빨라져 침출수는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설령 비닐로 잘 막아놓는다고 해도 빗물이 흘러들면 빗물이 넘치며 침출수도 함께 흘러나온다"고 말했다.
"특히 갈수기인 3~4월에 땅이 녹으면서 침출수가 토양을 오염시키면 오염농도가 높아지고,
토양이 오염되면 자연히 상수원도 오염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북한강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평군 상면 항사리의 조종천 상류 인근에 약 100㎡ 크기의 구제역 매몰지가 나왔다.
조종천은 한강수계에 속하는 지방 2급 하천으로, 하면 상판리에서 발원해 상면을 거쳐
청평면에서 북한강에 합류한다.
이 매몰지는 조종천으로부터 20m 가량 떨어져 있지만 다행히 제방도로 안쪽에 위치해 있어
침출수가 곧바로 하천으로 흘러들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빗물이 매몰지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는 배수로가 보이지 않았고
매몰지 접근을 제한하는 금지선도 보이지 않았다.
경작금지'를 알리는 푯말에는 언제, 어떤 가축을 몇 마리 살처분해 묻었는지 적혀있지 않았다.
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고 사후 관리도 부실했다. 상수원 오염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또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닥박골의 한 축산농가.
구제역 살처분 이후 텅 빈 축사와 젖소가 묻힌 매몰지 사이로 묵현천이 흐르고 있다.
묵현천은 이곳으로부터 동쪽 1㎞ 지점에서 북한강과 만난다.
매몰지는 제2화도하수종말처리장 서쪽에 있는 400㎡ 크기로,
방역당국은 지난 1월1일 젖소 60마리를 살처분한 뒤 이곳에 묻었다.
묵현천 사이의 거리는 약 10m, 옹벽같은 붕괴 대비시설은 보이지 않아 주민들의 2차 피해 걱정이 컸다.
닥박골 주민 유모(49.여)는 "비닐로 겹겹이 쌓아 침출수 유출을 막는다고 하지만
장마철에 토사 자체가 무너져 내려 북한강이 오염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날 매몰지 전수 조사 결과 팔당상수원보호구역(한강 취수장으로부터 10㎞ 이내)으로부터
15㎞ 이내 상류지역에 매몰된 지역이 77곳, 팔당상수원보호구역 외곽 수질특별대책지역 내에 137곳,
급경사지역에 매몰지가 만들어진 곳이 85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매뉴얼과 달리 하천으로부터 30m 이내에 만들어진 매몰지도 149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상수원 오염 피해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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