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의 대형주 사랑에는 이유가 있었다.
4대 그룹이 사회 변화에 맞춰 성장 엔진을 빠르게 장착한 데 개인투자자들이 적극 투자로
화답한 것. 4대 그룹 시가총액은 코로나19(COVID-19) 폭락장 이후 오히려 폭증했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재계 4대 그룹(삼성·SK·LG·현대차) 상장 계열사
59곳의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총 1238조1300억원에 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기 전인 2019년 말 777조6800억원에서
1년 남짓 기간 동안 460조4500억원이 급증한 셈이다.
증가율은 59%에 달한다.
4대 그룹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말 55%에서 60%로 커졌다.
특히 올해 상승세가 놀랍다.
올 들어(1월1~20일) 4대 그룹주 시총은 129조6800억원 증가했다.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지난해 연간 시총 증가분(330조7700억원)의 40% 수준이 늘었다.
4대 그룹 중 시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단연 삼성그룹이다.
상장 계열사 16곳을 합한 삼성그룹의 시총은 729조8200억원이다.
2019년 말 대비 약 254조원(53%) 증가했다.
삼성전자 한 곳만 520조5700억원으로 1년여 간 187조400억원이 늘었다.
2019년 말 333조원에서 지난해 말 480조원을 넘어서더니 올해는 520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성장했다.
글로벌 반도체 호황 기대감에 대형주 장세 덕을 톡톡히 봤다.
각각 코로나 백신, 전기차 배터리라는 성장 산업을 장착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도 최근 1년새 시총이 약 2배 늘어 50조원 반열에 올랐다.
절대적 시총 규모는 SK그룹주(18개)이 194조8800억원으로 2번째다.
이어 LG그룹(162조3100억원), 현대차그룹(151조1225억원) 순서였다.
그러나 증가율로 보면 LG그룹이 단연 선두다.
LG그룹주(13개) 시총은 162조3100억원으로 2019년 말
대비 77조8700억원(92%) 증가했다.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탈바꿈하면서 100만원 황제주로 성장한 영향이다.
LG화학은 2019년말까지만 해도 22조원 짜리 기업이었는데 이젠 70조원을 웃도는 덩치를 자랑한다.
LG전자도 같은 기간 11조8000억원에서 전날 27조33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LG(47%) LG디스플레이(31%), 실리콘웍스(88%), LG상사(86%) 등이 고루게 성장했다.
덕분에 LG그룹은 시총 순위도 종전 4위에서 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20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며,
올해부터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LG그룹에 시총 3위 자리를 내준 것은 현대차그룹이다.
그러나 올해 상승세가 가장 가팔라 언제든 순위가 역전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12개)은 전날 합산 시총이 151조1200억원으로 같은 기간 63조1500억원(72%) 증가했다.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올해 상승폭이 더 크다.
지난해 시총 증가액은 26조6300억원, 올해는 36조5300억원이다.
현대차 시총은 2019년말 25조원 수준에서 전날 55조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약 18조원에서 35조원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했다.
특히 기아차는 현대모비스를 꺾고 그룹 2인자 자리를 꿰찼다.
현대모비스도 이 기간 24조원에서 32조원으로 증가했다.
그룹 전체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성장 엔진을 단 덕분에 대부분 계열사 시총이 20% 이상 증가했다.
유일하게 그룹 광고대행사인 이노션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SK그룹주(18개)는 전날 합산 시총이 194조8800억원으로 200조원 달성을 눈 앞에 뒀다.
2019년말 대비 65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 기업가치가 2019년말 68조원에서 전날 95조원으로 높아진 덕분이다.
SK바이오팜(시총 11조5900억원)이 신규 상장하고 SK이노베이션이 정유주에서
배터리주로 탈바꿈하면서 시총이 약 2배 늘어났다.
SK케미칼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생산에 힘입어 주가가 5배 뛴 것도 영향을 미쳤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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