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미국 '톱3' 기술력..7나노 경쟁 막상막하"
반도체 매출 국가점유율 한국 19%..메모리 시장은 65%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News1 DB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수십년간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지켜왔던 미국 기업들이 한국, 대만 등 경쟁국의 기술 추격을 인정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정치권에 "반도체 업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최근 발간한 '2020년 미국 반도체 산업 현황 보고서'를 통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이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과 국내 생산,
인력 양성 등에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SIA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역성장과 올해 전 세계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 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도움을 촉구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미국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글로벌 반도체 리더십을 얼마나 유지하고 있는지를 강조하는 한편
최근 시장의 경쟁 상황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인 셈이다.
SI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47%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19%로 2위에 올랐고 Δ일본(10%) Δ유럽(10%) Δ대만(6%) Δ중국(5%)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가 내놓은 '2020년 미국 반도체산업 현황 보고서'(자료=SIA) © 뉴스1
제품별 점유율에서는 '로직'과 '아날로그' 반도체에서 미국이 각각 61%, 63%로 과반을 차지했다.
로직과 아날로그는 연산과 정보처리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의 대표 분야다.
반면 메모리 시장에선 지난해 한국이 점유율 65%로 23%에 그친 미국을 크게 앞질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글로벌 메모리 업계 1위인 삼성전자, 2위인 SK하이닉스의 영향이다.
특히 SIA는 최근 반도체 업계의 최대 화두인 '미세공정' 기술경쟁을 언급하며 다른 국가들의 추격을 지적했다.
SIA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업계 선두인 미국과 대만·한국의 기술 격차는 2년 정도였다.
그러나 2015년에는 이 격차가 1년으로 좁아졌고
2019년말 기준으로 SIA는 미국과 대만, 한국의 로직 생산 측면에서 기술 격차가 거의 없다고 인정했다.
SIA도 보고서를 통해 "2010년에 미국은 가까운 경쟁자인 한국과 대만에 비해 2년간
기술적으로 앞섰으나 2019년엔 3개국이 7나노(㎚)와 10나노 등 최신기술 경쟁에서
막상막하를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SIA는 전 세계적으로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관한 통계를 내면서
"한국, 대만, 미국 오직 세 나라만이 최신 기술을 갖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8월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2사업장을 찾아
경영진과 반도체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신규라인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제공)/뉴스1
SIA에 따르면 2001년 기준 25곳 이상이었던 '최신 기술' 보유 기업은
2009년 10곳 미만으로 떨어지더니
2018년말 기준으로 5곳까지 줄었다.
SIA는 기업명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업계 추정상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미국의 인텔 정도만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SIA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에다가 코로나19 등 글로벌 리스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이 '해외 생산'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현재 미국 반도체 생산의 80%는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오늘날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미국 정부는 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전문 기업) 업체들은 7나노칩 생산을
위행 무조건 아시아 파운드리 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국가 안전보장 차원에서도 정책입안자들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언급된 아시아 파운드리 업체는 대만의 TSMC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기준 TSMC와 삼성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 추정치는 각각 51.5%와 18.8%다.
아울러 미국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미국이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국내생산, 인력양성, 공정 무역 등을
지원하기 위한 후속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항공 모습. (삼성전자 제공)/뉴스1
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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