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경매 낙찰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수십억 원짜리 점심을 하게 된
가상화폐(암호화폐) 트론(Tron) 창시자 겸 CEO인 저스틴 선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부자 가운데 가상화폐 기업인으로는 처음 워런 버핏 회장과의 점심 기회를 얻어낸 저스틴 선 CEO는 이번 경매 낙찰 소식을
이슈화하며 이번 식사 자리를 통해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여온 워런 버핏의 고정 관념을 싹 바꿔놓겠다고 벼르고 있다.
앞서 중국 매체 봉황망은 저스틴 선이 올해 20주년을 맞은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에서 역대 최고가인
456만 달러(약 53억원)로 낙찰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그간 워런 버핏은 여러 차례 가상화폐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가상화폐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며 “환상에 불과하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가상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을 ‘쥐약’, ‘도박기계’에 비유했다.
저스틴 선은 이번 경매 낙찰 소식을 통해 이슈몰이에 나서고 있다.
중국 SNS인 웨이보를 통해 “내가 바로 워런 버핏과의 점심 식사 경매 낙찰자’라면서
"투자 거물을 만나는 자리에 다른 블록체인 사업가들도 초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가상화폐 업계에서 홍보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가상화폐 대한 워런 버핏의 편견을 깬다는 사명을 갖고 이번 점심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론 커뮤니티를 통해 “워런 버핏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에 갖고 있는
기존 시각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1990년에 태어난 저스틴 선은 중국의 90년대생 창업자 중 선구적인 인물이다.
중국 베이징대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석사 학위를 밟은 수재다.
중국의 인기 어플 ‘페이워APP’(어플리케이이션)를 만들었으며,
가상화폐 업체 리플(Ripple)에서 중화권 수석 대표로 일한 경력이 있다.
2015년 포브스가 발표한 ‘30세 이하 중국 창업자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마윈이 세운 창업 사관학교인 ‘후판대학’ 1기 입학생 중 유일한 90년대 생이다.
하지만 저스틴 선은 과거 블록체인 관련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시세조작’, ‘사기’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가상화폐(암호화폐)계의 자웨팅(賈躍亭)’이란 얘기도 나왔을 정도다.
자웨팅은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러스왕(樂視網·LeEco)을 세웠던 창업자로 피라미드식 금융사기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4년에 세워진 트론(Tron)은 인터넷 탈중앙화를 표방하는 가상화폐(암호화폐) 업체다.
현재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베이징 두 곳에 본부를 두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 토렌트(인터넷 파일 공유 프로그램) 유저 커뮤니티인 ‘비트토렌트’를 1억 4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저스틴 선이 세운 가상화폐 업체 트론 [사진=바이두] |
트론의 직원은 약 400여 명으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등 굴지의 글로벌 기업 출신의
인재 및 베테랑 블록체인 기술자들로 구성되어있다.
글로벌 코인 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올 1월 2일 기준 트론의 화폐인 TRC는
12억 9000만 달러로 시가총액 10위에 올랐다.
이번 저스틴 선 외에도 워런 버핏은 이전 점심 식사 경매 행사에서도 3명의 중국인과 점심을 함께 한 적이 있다.
2006년 전자회사 부부가오(步步高) 창업자 돤융핑(段永平),
2008년 홍콩 헤지펀드 매니저 자오단양(趙丹陽),
2015년 엔터테인먼트 그룹 톈선위러(天神娛樂) 회장 주예(朱曄)이다.
가상화폐 업계 CEO가 버핏과의 경매 점심을 하게 된 것은 중국 기업인 가운데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