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와 재무재표알기

법인세 비용을 알면 재무제표가 보인다

이재용 입력 2018.11.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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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들이여 회계하라-138]

최근 주식 투자를 위해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던 A씨는 큰 혼란에 빠진다.

투자하던 알파주식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두었으나,

 법인세 비용 때문에 당기순이익이 크게 하락한 것이다.

A씨는 알파주식회사의 법인세율은 22% 내외일 것을 예상하였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 세전이익의 약 50%의 법인세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법인세의 개념과 법인세 비용의 발생 원리를 살펴보자.

         

법인세는 법인세법의 기준으로 계산한 총소득금액(A)에 법인세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세금을

 국가에 납부하는 것이다. 법인세법이 산출하는 소득금액(A)은 회계기준의 이익(B) 계산 방법과

 상당 부분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도 많다.

 따라서 법인세법상 법인세(A)와 회계 기준의 세전이익(B)은 큰 차이가 나기도 한다.

법인세법에서는 회계 기준과의 차이를 일시적 차이와 영구적 차이라는 두 가지 항목으로

 구분하여 표시한다. 용어가 낯설어서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원리를 알게 되면

큰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다.

우선 두 개념의 차이는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1. 일시적 차이는 올해 어떤 이유로 (두 기준 간에) 차이가 발생하여 세금이 많아졌지만

(혹은 적어졌지만) 나중에 그 원인이 되는 거래가 종결될 경우 반대로 그 세금을 다시 깎아주는

(혹은 징수하는) 차이이다.

 단순한 예를 들면 건물 감가상각비에 대한 내용 연수를 정할 때 회계의 경우 건물의 예상

사용기간 동안 기업의 판단에 따라 정한다.

그 판단이 합리적이라면 1년이 될 수도 있고 100년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인세법의 경우 일반 건물의 내용연수는 30~50년으로 범위가 정해져 있다.

 만일 회계에서 10년을 내용연수로 하여 건물을 상각하였다면? 법인세법에서는

 (내용연수가 짧으면 감가상각비가 커지므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된다면 회계 기준의 소득보다 법인세법의 소득이 커지게 되고, 법인세 납부액이 증가한다.

 하지만 미래에 그 건물을 처분할 경우 인정하지 않았던 비용을 다시 인정해주고 그해의 법인세

납부액이 감소하게 된다.

 이렇게 일시적으로(수년간) 차이가 존재하나 결국은 회계 기준대로 그 차이가 소멸하는 항목을

 일시적 차이라고 한다.

2. 영구적 차이는 말 그대로 영원히 그 차이가 조정되지 않는 효과다.

 예  기업이 100원의 접대비를 사용했는데 법인세법에서는 그 접대비를 50원밖에 인정하지 않는다면?

 50원만큼 법인세 기준 소득이 증가하게 되고 법인세를 추가로 납부하게 된다.

 이러한 차이로 인한 세금은 납부하면 끝이다. 그 이후에 조정되는 것은 없다.

이러한 일시적 차이와 영구적 차이의 개념을 이해한다면 법인세 관련 회계 계정 과목의

내용과 그 원리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러한 계정 과목을 분류하면

 ①이연법인세자산(부채) ②당기법인세자산(또는 부채) ③ 법인세 비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각 계정의 개념 및 원리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①이연법인세자산

쉽게 말하면 일시적 차이로 인하여 이연된(일시적으로 미뤄진) 법인세자산(미래 경제적 효익)이다. 이연법인세자산은 미래에 회사의 법인세를 깎아주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앞선 일시적 차이의 사례에서처럼 단기적으로는 감가상각비 인정이 되지 않아서 법인세를 더 많이 냈지만, 나중에 해당 자산을 처분할 때는 그 일시적 차이가 소멸하면서 법인세를 깎아주게 되기 때문이다. 100원의 이연법인세자산이 있으면 언젠가 법인세 100원을 할인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이연법인세부채는 정반대 효과다).

조금 더 복잡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연법인세자산에는 '추정'이 개입된다. 무슨 말이냐면 모든 일시적 차이를 이연법인세자산으로 인식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일시적 차이가 소멸할 때 세금을 깎아준다고 했는데 그때 그만큼의 법인세 납부액, 즉 소득이 크지 않으면 세금을 깎아주는 혜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소한 그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일시적 차이가 소멸하는 것은 미래에 발생한다고 했는데 그때 발생할 소득은 어떻게 알까? 추정해야 한다. 원래 돈을 잘 버는 애플이나 삼성전자 등의 기업은 큰 고민이 없을 것이다. 웬만하면 미래에도 충분한 소득이 발생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기업들의 경우 과거의 추세 및 현재 상황, 미래의 계획 등에 따라 미래에 얼마나 수익을 벌 수 있을지 추정하고 그 수익에 대한 법인세만큼만 이연법인세자산을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다.

②당기법인세자산(부채)

한 해가 끝나고 법인세를 계산해보면 그해의 소득으로 인하여 법인세를 납부해야 될 때도 있고, 손해가 커져서 환급받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연말 재무제표에 표시된 당기법인세자산은 다음해에 그 금액만큼 법인세를 환급받으며, 당기법인세부채(또는 미지급 법인세)는 반대로 법인세를 납부하게 된다. 이러한 금액은 (법인세전)재무제표 확정 후 세무 조정을 통해 확실하게 계산된다.

③법인세 비용의 회계처리

결론적으로 손익계산서상 법인세 비용은 ①과 ②의 합계(또는 차액)로 결정된다(자본에 가감하는 법인세 등 복잡한 내용은 지면 관계상 생략한다). 예를 들어 올해 소득으로 납부할 법인세가 500원으로 계산되었는데, 이연법인세자산이 100원 증가한다면 다음과 같은 분개가 가능하다.

즉 법인세 비용이 납부세액 500원에서 이연법인세자산 금액 100원을 차감한 금액인 400원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같은 사례에서 만일 이연법인세자산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이연법인세부채가 100원 증가한 것이라면 어떨까? 법인세 금액이 600원으로 결정된다. 이와 같이 법인세 비용은 관련 계정 과목의 합계 또는 차액이다.

최초 알파주식회사의 사례처럼 법인세 비용이 예상외로 급변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이연법인세의 추정 문제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2017년에는 미래 소득이 충분하다고 예상하여 1000원의 이연법인세자산을 인식했는데 2018년에는 기업 실적 및 영업 환경의 악화로 미래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어 앞선 이연법인세자산 중 100원만을 인식하기로 추정한다면 그 차액인 900원이 고스란히 2018년의 법인세 비용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그 외에도 법인세 비용이 급변하는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세액공제 항목이 변했다거나, 세무조사로 인해 납부세액이 크게 증가했다거나, 기업환류세제와 같은 임시특별과세 항목이 생겼다든지 하는 내용들이다. 그러한 사항들은 법인세 주석에 요약되어 있다. 앞으로는 아래와 같은 주석을 유심히 살펴보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기업회계에서의 법인세 비용이 법인세율(일반적으로 22~24.2%)과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를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법인세법과 기업회계기준이 다르다(일시적 차이·영구적 차이가 존재).

2. 일시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연법인세자산(부채)은 나중에 법인세를 깎아주거나 더해준다. 이 과정에서 추정이 필요하며, 추정의 결과에 따라 금액이 크게 변하기도 한다.

회계 정보 이용자들은 회사의 법인세 주석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 어떤 일시적 차이 또는 영구적 차이가 있으며, 일시적 차이(이연법인세)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고 그것이 어떻게 변동해왔는지 볼 수 있다면 법인세 비용의 변동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재무 정보를 통해 기업의 상황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재용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이재용 회계사는 삼정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및 외부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계는 딱딱하고 어렵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이 회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