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중국 문제

남북 정상 백두산

참도 2018. 9. 22. 11:3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일 백두산 정상에서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이어 백두산 꼭대기에 있는 호텔인 '삼지연 초대소'에서 열린 오찬에서는 팝송이 흘러 나왔다. 북측은 문 대통령과 수행원들에게 백두산에서 '하룻밤 더 자고 가라'고 제안했다고 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이러한 방북 뒷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이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일정의 백미는 마지막 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한 백두산 동반 산행이었다. 2박 3일 내내 일정을 함께했던 김정숙 영부인과 리설주 여사는 백두산 정상 장군봉에서도 부쩍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김 대변인은 "천지 아래까지 가면서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같이 팔짱을 끼고 내려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삼지연 초대소 다리 위에서 산책을 했다. 4월 27일 '도보 다리' 회동을 연상케 하는 둘만의 시간을 백두산에서 재현한 것이다. 그 장면을 보던 리설주 여사는 "아, 도보 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됩니다. 그때 너무 멋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삼지연 초대소를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위원장은 백두산 정상에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으로부터 '손가락 하트' 모양을 배워가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기념 사진 찍을 때 손으로 작은 하트를 그려달라는 남측 수행원의 요청에 따라
"이거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김 대변인이 손가락 하트의 시범을 보였더니
김 위원장은 "이게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 손으로 작은 하트를 그리고, 리설주 여사가 자신의 손으로 그 하트를 떠받드는 기념 사진을 찍었다.  

오찬은 백두산 정상에 있는 '삼지연 초대소'에서 이뤄졌다.
삼지연 초대소는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급 호텔이다.
북측은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에 삼지연 초대소에 혹시라도 하룻밤을 더 머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고 지시하고 실제로 준비까지 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북측에서 문 대통령 일행 200여 명이 하루 머물도록 제안했지만, 우리 쪽 사정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북측은 문 대통령에게 "하루 더 있다 가라"고 '깜짝' 제안함으로써 문 대통령 일정을 예정대로인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9일 문 대통령이 숙소인 평양 백화원 영빈관 앞 정원에서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기념식수 행사를 할 당시
, 북측이 준비한 표지석에는 "2018. 9. 18~21,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찬 메뉴로는 백두산 산나물, 백두산 천지에서 잡은 산천어, 들쭉 아이스크림과 같이 백두산에서 나는 음식들이 나왔다.
오찬이 이뤄지는 내내 실내 악단이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와 같은 유명 팝송을 연주했다.
백두산 정상에서 두 남북 정상이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미국 가수 음악이 연주되는 장면은 이색적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에 있는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오찬이 말미에는 남측 수행원들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작별의 술잔'을 돌렸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먼저 김정은 위원장에게 술잔을 건넸고,
 이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회장들이 술잔을 건넸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날 백두산에서 삼지연 초대소 오찬에서 북한의 유명한 시인인
조기천의 장편 서사시 <백두산> 한 수를 읊었다고 한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김의겸 대변인과 식사를 함께하며 "최근 백두산 천지에서 대형 제사상이 발견됐다.
 옛날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사상이다.
그러니까 예전부터 천지에 올라와서 제사를 지냈던 증거물이다.
오늘 두 분 정상도 이렇게 같이 올라 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천지에서 가수 알리 씨가 두 정상 부부 앞에서 '진도아리랑'을 열창했을 당시 뒷이야기도 있다.
김정숙 영부인과 리설주 여사는 알리 씨의 노래에 맞춰 '아리랑'을 따라 부르기도 했고,
김 위원장은 노래가 끝나고 박수를 보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노래가 끝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8일 평양 공항에 도착해서 김정은 위원장의 영접을 받기부터 20일 백두산 동행까지,
 2박 3일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시간은 총 54시간이라고 청와대는 집계했다
. 이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한 시간은 17시간 5분이다.
 남북 공식 정상 회담은 두 차례 총 3시간 25분간 했고, 함께한 식사 횟수는 4번이다.  

▲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마지막날인 20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백두산 장군봉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