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싸네".. 그래서 또 일본 갑니다 채성진 기자 입력 2018.02.07. 03:02
日 편의점 우유·콜라 더 싸고 스타벅스 커피도 1000원 저렴
"라면 한그릇 먹어도 깍듯이 대접"
저비용 항공사 왕복항공권이 서울~부산 KTX 왕복보다 싸
한국 찾는 일본 관광객은 "쇼핑보다 구경 위주로 일정 짜"
지난 1일 일본 도쿄 다이토구의 유명 사찰 '아사쿠사' 주변. 48년 만의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지만,
한국 관광객으로 붐볐다.
최근 일본을 세 차례 찾았다는 이나래(32)씨는 "환율 덕분에 숙소와 먹거리 비용 부담이 확 줄어 요즘은 '여행지' 하면 먼저 일본을 떠올린다"고 했다.
이씨는 2박 3일간 도쿄역 인근 비즈니스호텔 객실을 1만4000엔(약 13만9700원)에 예약했다. 그는 "3성급이지만 사우나 시설도 있고, 아침도 준다"고 말했다.
◇여행 경비 줄면서 日 찾는 한국 관광객 급증 원화 강세로 방일 한국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2년 전엔 1100원대, 작년엔 1000원대에서 움직이던 100엔당 원화 환율이 지난해
10월부터 900원대로 내려가면서 여행 경비가 이전보다 훨씬 싸게 들기 때문이다.
최근 한·일 양국 생활 물가의 차이도 거의 없어졌다. 오히려 일본이 더 싼 품목도 많다.
일본 편의점에서는 코카콜라(500mL)를 129엔(1280원)에 팔지만 한국에선 2000원이다
.
삼각김밥은 일본(113엔·1120원)이 한국(900~1000원)보다 조금 비싸지만,
흰 우유(500mL)는 일본(141엔·1400원)이 한국(1600~1750원)보다 싸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톨 사이즈)는 일본이 320엔(3190원), 한국이 4100원이다.
저비용 항공사들의 일본행 '얼리버드 항공권'이나 '땡처리 상품'은
서울~부산 KTX 왕복 요금(11만9600원)보다 싸다.
진에어가 최근 내놓은 후쿠오카행 왕복 항공권은 최저가가 9만5900원(유류할증료·공항세 제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여행 마니아도 생기고 있다.
회사원 김진우(37)씨는 지난해 35차례 해외여행을 떠났고, 일본은 25차례 다녀왔다.
김씨는 "후쿠오카는 비행시간이 1시간 10분 정도이고,
공항에서 도심으로 금방 갈 수 있어 지난해에만 15번 찾았다"고 말했다.
주말을 이용한 1박 2일 일정으로, 우동 전문점이나 와규 식당 탐방 등
'나만의 주제'를 정해놓고 여행한다고 했다. 김씨는 저비용 항공사 특가 상품 여러 개를 먼저
구입한 뒤 일정을 맞춰, 비용을 줄인다.
김정민(29)씨는 금요일 밤 비행기를 타고 일요일 밤 비행기로 귀국하는 '도쿄 도깨비 여행'을 즐긴다. 김씨는 신주쿠의 3성급 호텔에 여장을 풀고,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에서 3시간짜리
'노미호다이'(술을 무제한 제공하는 술집)를 즐겼다.
손님을 극진히 모신다는 뜻의 '오모테나시'를 앞세운 일본의 서비스 정신도 방일 한국인이
급증한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도쿄를 방문한 김완규(28)씨는
"지나가다 600엔짜리 라멘 한 그릇을 먹어도 종업원들이 정성스럽게 대접한다"며
"우리나라에선 라면이나 분식 사 먹으면서 이런 서비스를 절대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한국을 찾은 일본 관광객들은 "예전보다 같은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줄어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일 명동 일대를 둘러보던 마쓰다 도모코(34)씨는 "한국 방문이 5번째인데,
예전에는 명품을 구입했지만 요즘은 길거리 매장에서 화장품을 주로 산다"고 말했다.
이토 쇼타로(23)씨는 "일본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떨어져 요즘은 쇼핑보다 구경 위주로
일정을 짠다"고 말했다.
◇해외 나가는 한국 관광객 3000만명 돌파할 듯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訪日) 한국 관광객은 714만명으로 방한(訪韓) 일본인(231만명)의 3배를 넘었다.
2013년에는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246만명으로 방한 일본인(275만명)보다 적었지만,
2014년 역전된 이후 해마다 폭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중국을 제치고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찾는 해외 관광지'가 됐다.
관광공사는 올해 외국으로 출국하는 우리 국민이 처음으로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
반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은 1600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16년(1724만명)에 비해
7.2%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행 전문가들은 "주 5일제가 완전히 정착되고 '워라밸'(일과 여가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 국내·해외 여행의 가성비를 따지는 젊은이들이 많아지면서 일본을 찾는
이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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