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과 영업

자동차보험 적자 심사 인상

참도 2015. 11. 2. 11:59

車 보험 백기 든 보험사들…"우량 고객만 받습니다"

 

만성적자에 보험사들 언더라이팅 강화…공동물건 2배 이상 증가

'마일리지 특약' 우량고객 관리…중소형사는 이달부터 보험료 인상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모바일 어플을 통해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려 했다.

그런데 가입 마지막 절차에서 '상담 후 진행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상담원은 "2년 전 당사에 사고 이력이 있어서 책임 보험밖에 가입할 수 없다"고 했다.

 2013년에 냈던 800만원 상당의 사고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국내 손보사들이 치솟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낮추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교통사고를 많이 낸 가입자들을 선별하고 나섰다.

 가입자를 무조건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었던 과거와 달리 보험 가입자들이 줄더라도

 '사고를 안내는 우량 고객'을 관리하는 방향을 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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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 궁내동 서울톨게이트에서 바라본 경부고속도로./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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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에 보험사들 언더라이팅 강화…공동물건 급증

1일  자동차보험의 만성 적자가 지속되자 최근 삼성화재 등 국내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인수 심사(언더라이팅) 기준을 높이고 있다.

 기존 사고 이력이 있다면 일단 '경계' 경보가 발령된다. GA(대형보험 대리점)의 경우 "3년에 2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다면

사고금액과 상관없이 인수를 거절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실제로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9월말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4%로 전월(81%)보다 소폭 악화됐다.

 업계 평균(90%)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적정손해율인 77%과는 차이가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지급한 보험금 비율로 손해율이 높아질수록 손해를 본다.

보험사들은 아울러 다른 보험사에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했던 사람이 보험사를 바꿔 보험을 갱신하려할 경우,

 보다 엄격한 언더라이팅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차량 운행 시간이 긴 영업용 운전자,

 사고가 날 경우 소형차보다 사고 피해 정도가 큰 대형차 등도 더 깐깐히 심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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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우량 고객에 한정해 자동차보험 가입을 허용하다보니 손보사들이 위험을 나눠 분담하는 공동인수 물건은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보험 공동인수는 다수의 사고 이력을 가진 계약자들에 대해 보험사들이 풀(pool)을 구성해 함께 인수, 위험을 평준화하는 제도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공동물건대수는 9만6000대로 지난해말 4만7980대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손보사들이 언더라이팅을 강화하면서 자사 보험 계약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자 공동인수를 통해 손해 위험을 분담시키고 잇다.

◇'마일리지 특약' 우량고객 관리…더케이손보 '교직원' 집중

대신 손보사들은 마일리지 특약의 할인율을 높이는 등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운행거리가 적은 고객들은 교통사고를 낼 위험도 적기 때문에 보험료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삼성화재는 최근 에코마일리지 할인율을 높여 주행 거리 2000㎞ 이하는 23% 할인, 5000㎞ 이하는 21% 할인, 1만㎞ 이하는 15% 할인한다.

 동부화재도 3000㎞ 이하에 대한 할인율을 최대 22%로 높였고, 현대해상도 올해 9월부터 운행 거리별로 14~22%의 할인을 한다.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 더케이손해보험의 경우, 일반고객 유치에 나섰다가 손해율이 악화되자

 다시 고객층을 '교직원 공제회'로 축소했다. 더케이손보는 지난해 4월 종합손보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장했지만 손해율이 높아지며 애를 먹었다.

업계 관계자는 "교직원들의 사고율이 일반 고객보다 낮기 때문에 그동안 더케이손보는 다른 보험사보다 손해율이 낮았다"며

"하지만 일반 고객들에게서도 보험가입을 받기 시작하면서 손해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헀다.

 더구나 더케이손보는 자동차보험 비중이 전체 매출의 80~90%를 차지해 차보험 손실을 다른 영역에서 상쇄하기 어렵다.

지난 9월말 더케이손보의 손해율은 93.8%였다.

한편 롯데손해보험과 흥국화재보험, 메리츠화재보험 등 중소형 손보사들은 손해율을 낮추기 위해 이달부터 보험료를 인상한다.

 롯데손보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5.2%, 영업용과 업무용을 각각 6.6%와 7.2%씩 올린다.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보험료를 각각 5.9%와 2.9%씩 올린다.
junoo5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