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과 부동산

도시 민박 20.30 대주인

참도 2014. 7. 11. 17:31

올해 34세 송동용씨는 민박집 사장이다. 그는 2010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방 다섯 개짜리 단독주택을 통째로 임차했다.

 여기에 2층침대, 공용탁자 등을 놓고 여러 명이 숙박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 이렇게 시작한 민박집은 인터넷과 소문을 통해 알려졌다. 성수기 때면 방이 80% 이상 찰 정도로 국내외 여행객이 몰렸다

. 송씨는 최근 방 11개가 있는 인근의 3층 주택으로 옮겨 5년째 민박업을 계속하고 있다.

송씨는 민박집을 시작하기 전 2년간 대기업에서 일했다. 송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민박을 하겠다고 하니

 '장가는 가겠느냐'며 집안이 뒤집어졌다"면서 "하지만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하는 직장 상사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다.

 세계 각국에서 오는 여행객들과 만나고 돈도 벌 수 있는 지금이 좋다"고 말했다.

'민박' 하면 중·장년층이 운영하는 것이란 선입견을 갖기 쉽지만 최근 들어선 '도시민박업'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주택을 관광객에게 숙박용으로 제공하는 게스트하우스, 홈스테이, BnB(Bed and Breakfast·침실과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의미)

 등이 이에 해당한다. 4~6인실은 1박에 1인당 2만~3만원, 1~2인실은 5만~9만원 선으로 값이 저렴하고 아침식사도 제공한다

. 서울시에 따르면, 2013~2014년 개업한 도시민박 업소 155곳 중 33.5%는 20~30대가 업주다.

40대는 20.6%, 50대는 26.5%, 60대 이상은 18.7%였다. 도시민박 도입 초기였던 2004~2011년에는 40대가 31.4%로 가장 많았지만

 3년 만에 바뀌었다. '민박업은 돈이 있는 중·장년층이 노후 대비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란 고정관념이 깨진 셈이다.

젊은 민박업주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는 '능숙한 외국어'다. 호텔보다 싼 숙소를 찾는 외국인이 주로 민박을 찾는데,

 이들과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외국어가 능통한 젊은이들이 유리하다.

 올해 1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민박업을 시작한 김동기(39)씨는 지난 15년간 44개국을 여행했다.

 그는 "해외에서 게스트하우스, BnB를 이용하면서 도시민박에 대한 꿈을 키웠다"며

 "영어와 스페인어를 하기 때문에 투숙객들과 대화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젊은 층이 중·장년층보다 인터넷을 잘하는 것도 강점이다.

 외국인 관광객의 경우 주로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고 예약하기 때문이다

. 서울시내 도시민박 업소를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81%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예약했다.

 중계회사를 통하는 경우는 19%에 불과하다. 김씨는 직접 영문 홈페이지를 만들고 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 김씨가 만든 게스트하우스 페이스북 페이지는 5600여 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소식을 받아본다.

젊은 민박집 사장들 덕에 도시민박업도 덩달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2년 말 185곳에 불과했던 서울시내 도시민박 업소가 2013년 12월에는 366곳으로 늘었고,

 2014년 상반기에만 114곳이 늘어 현재 480곳에 달한다.

 작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1004만5000명) 중 17.7%는 도시민박을 이용했다.

 특급호텔(13.3%) 이용객보다 많고 관광호텔(21.0%) 이용객 비율까지 넘보는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말에 무작정 도시민박을 시작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서울시는 현재 집계된 480여 개 업소 외에도 미등록 업체가 400여 군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민박 사업이 20~30대 젊은이들이 도전할 새로운 분야로 각광받고 있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