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와 함께 공영방송 KBS와 MBC가 격랑에 빠졌다.
세월호 참사 보도를 둘러싸고 양사가 빚고 있는 내부갈등은 심지어 닮은꼴이다
. 평기자들은 자사 보도가 편파적이라면서 연이어 비판적인 성명을 발표했고,
각사 노조에서는 사석에서의 간부 발언을 공론화하며 문제 삼았다.
파장이 커지자 해당 간부들은 '왜곡발언'이라거나 '허위사실'이라며 반박하는 모습이다.
한창 시끄러운 KBS에선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 12일 오후 KBS 기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세월호 보도 등 보도국 현안'을 안건으로 기자총회를 열었다.
이날 KBS 기자협회는 길환영 사장과 임창건 보도본부장의 사퇴와 '세월호 참사 한 달을 맞은 토론회를 열고,
세월호 관련 보도를 반성하는 미디어 프로그램과 9시 뉴스를 제작 방송할 것',
'KBS뉴스의 정치적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추가적으로 요구했다.
KBS 기자협회는 이 같은 조건을 내걸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시 제작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제작거부 투표는 투표 인원 193명 중 94.3%의 찬성(182명)으로 가결됐다. 반대는 10표, 무효는 1표였다.
12일 오후 8시 KBS 기자협회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 '세월호 보도 등 보도국 현안'을 안건으로 기자총회를 열었다. [사진제공=KBS 기자협회]
앞서 KBS는 이날 오전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후임으로 백운기 시사제작국장을 임명했다. 김 전 보도국장은 해당 발언을 해명하고 자진사퇴의사를 밝힌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자진 사퇴하라"고 폭로했다. 김 전 국장은 같은 날 'JTBC 뉴스9'와의 인터뷰에서 "길 사장은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다. 당연히 권력은 (KBS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고도 말해 KBS의 보도 공정성, 독립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신임 보도국장의 임명에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새노조)는 12일 백 국장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같은 날 MBC 기자회 소속 30기(1997년) 이하 기자 121명은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자사 보도에 대해 "참담하고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이 성명을 발표한 결정적인 단초가 된 것은 지난 7일 '뉴스데스크'의 박상후 전국부장이 민간잠수부 이광욱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됐다. 박 전국부장은 또 "사고 초기 일부 실종자 가족은 현장에 간 총리에게 물을 끼얹고 구조 작업이 느리다며 청와대로 행진하자고 외쳤다"며 "쓰촨 대지진 당시 중국에서는 원자바오 총리의 시찰에 크게 고무돼 대륙 전역이 애국적 구호로 넘쳐났고,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인들은 놀라울 정도의 평상심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MBC 기자회는 이에 대해 "국가의 무책임으로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그들(세월호 피해자)을 훈계하면서 조급한 비애국적 세력인 것처럼 몰아갔다"며 "비이성적, 비상식적인 것은 물론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보도였다. 한마디로 '보도 참사'였다. 이런 '참사'를 막지 못한 책임, 저희 MBC 기자들에게 있다. 가슴을 치며 머리 숙인다"고 사과했다.
또 기자회는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처신 등 실종자 가족들을 향한 가학 행위도 MBC 뉴스에서는 볼 수 없었다"며 "유족과 실종자 가족을 찾아간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는 빠짐없이 충실하게 보도한 반면, 현장 상황은 누락하거나 왜곡해 정부 비판은 축소됐고, 권력은 감시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이었다"고 반성했다. 이어 "신뢰할 수 없는 정부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한 결과, '학생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는가 하면, '구조인력 7백 명' '함정 239척' '최대 투입' 등 실제 수색 상황과는 동떨어진 보도로 초기 구조상황에서 혼선을 일으키고 국민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해직과 정직, 업무 배제와 같은 폭압적 상황 속에서 MBC 뉴스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같은날 MBC 3개 노조 중 하나인 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박 부장이 세월호 피해자에 대해 '그런 ×들은 (조문)해 줄 필요 없다' '관심을 가져주지 말아야 한다'며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MBC 측은 하지만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부장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허위 주장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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