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딘이 이 씨를 모집했으며, 인명구조협회를 통해 들어왔다."(해경)
"인명구조협회에서 이 씨를 모집했고 해경이 추천해 언딘에 배속됐다."(언딘)
"우리 단체는 이 씨를 소개한 적이 없다."(대한인명구조협회)
세월호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민간 잠수사 이광욱 씨(53)의 참여 경위를 두고 해경과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언딘)의 책임 떠넘기기가 점입가경이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대한인명구조협회를 통해 이 씨를 모집했다고 책임을 떠넘겼지만 8일 본보 취재 결과 정작 대한인명구조협회는 "우리는 이 씨를 소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씨는 심해 잠수가 가능한 잠수산업기사 등의 국가공인 자격증이 없었는데도 자격증 유무에 대한 검증 없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팀의 안전관리 책임 문제가 제기돼 왔다.
청해진해운과 세월호 인양 계약을 맺고 구조 수색 작업에 참여한 이후 언딘은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이 돼 왔다. 해경의 비호 아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온 언딘이 이번에는 해경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이다.
○ '사망 책임' 논란 빚다 해경-언딘 틀어져
대한인명구조협회의 지회장으로 진도 팽목항에서 협회의 민간 잠수사 투입을 총괄한 한 관계자는 8일 "우리는 이광욱 씨가 누군지도 모르고, 협회에서 이 씨를 추천하거나 소개한 적도 없다. 해경이 거짓말을 했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이 관계자는 "스쿠버에서 표면공기공급으로 잠수 방식이 바뀐 뒤 민간 지원자가 급감했고, 이때부터 언딘뿐 아니라 해경 직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다이버를 구하러 다녔다"고 말했다. 해경으로부터 '민간 다이버를 50명까지 충원하라'는 지시를 받은 언딘뿐 아니라 해경이 직접 민간 다이버를 모집했다는 것이다.
해경의 비호를 받고 수색 현장에 우선적으로 투입됐다는 논란이 있던 언딘은 해경이 책임 떠넘기기에 나서자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김윤상 대표는 "위험한 선내 수색 작업은 언딘 잠수사가 거의 다 하고 해경과 해군은 선박 입구에서 시신을 옮겨 받는 수준"이라고 비난하며 "언딘 잠수사들은 해군 해난구조대 등을 제대한 뒤에도 평생 잠수 일을 해온 사람들인데 3, 4년 훈련 받은 군경과 수준이 같겠느냐"고 반문했다.
○ 끊이지 않는 '언딘' 논란 핵심은
언딘은 사고 후 수색 초기부터 "해경이 언딘의 수색 독점을 위해 다른 민간 잠수사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는 등의 의혹을 받아왔다. 해경은 "실력이 부족한 자원봉사 잠수사의 참여를 제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언딘 관련 논란의 핵심은 특혜 부분이다. 해경이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언딘과 구난 계약을 맺도록 주선하거나 유도했다는 것이다. 한 언론은 "(사고 직후) 해경 직원이 '언딘이라는 업체가 벌써 구난 작업을 하고 있다. 그쪽과 계약하라'며 언딘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는 청해진해운 관계자의 말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경은 "청해진해운은 자체 판단으로 언딘과 선박구난 계약을 했다"고 해명했다.
언딘이 자원봉사 잠수사로부터 첫 시신 수습 성과를 가로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언딘은 "발견은 자원봉사 잠수사가 했지만 시신을 수습한 것은 언딘 잠수사가 맞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딘 잠수사가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민간 잠수사가 항구로 돌아갈 때까지 수색을 지연시켰다는 의혹은 명쾌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언딘 측은 "지난달 19일 오전 11시경 먼바다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바지선을 관매도로 회항시켰다"고 했지만 당일 오전 11시 현장에서는 잠수 수색이 충분히 가능했다는 잠수사들의 진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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