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1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오전 10시 30분에 문이 열리자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와 매장 이곳저곳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식품 매장이 몰려 있는 지하 1층에는 일본인이, 국내외 패션 브랜드 매장이 있는 2, 3층에는 중국인이 주로 눈에 띄었다.
홍콩에서 왔다는 빈센트 궝 씨(40)는 한국 브랜드 '라빠레뜨' 가방을 메고 있었다. 그는 "10년 전에는 먹을거리를 많이 샀지만 이번에는
패션 쇼핑에 주력하고 있다"며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더라도 독특한 한국 디자이너의 제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에서 온 하다카 미쓰코 씨(68)와 직장 후배들은 모두 손에 김 봉지를 들고 있었다.
그녀는 "한국에 다섯 번 이상 왔는데 올 때마다 김은 꼭 사가고, 옷은 잘 안 산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과 중국인의 수는 엇비슷하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114만여 명 중 일본인과 중국인은
각각 31.6%와 25.5%를 차지했다. 대만과 홍콩까지 포함하면 중국계 관광객은 33.6% 정도다.
하지만 이들이 백화점에서 구매하는 물품 종류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에서 2011년 이후 구매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중국인은 주로 옷과 화장품을, 일본인은 김이나 김치 등 식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노동절 연휴를 전후한 열흘(4월 27일∼5월 6일) 동안 중국인이 가장 많이 산 브랜드를 집계한 결과 20위 안에 식품은 단 2개뿐이었다. 1∼3위는 패션 잡화 브랜드인 'MCM', '스타일난다', '뉴발란스' 순이었다.
2012년에는 'MCM', '티디에프(과자 및 가공식품 매장)', '설화수', 2011년에는 '라네즈', '설화수', '오즈세컨' 순이었다.
일본인은 지난해와 올해 10위 안에 든 브랜드가 거의 식품이었다.
올해 골든위크 연휴(4월 27일∼5월 6일)에도 '하늘호수'라는 한방화장품 브랜드만 10위 안에 들었다
. 특히 '왕실 김'은 2011년 이후 굳건히 1,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일본인들이 김을 대량으로 사갈 뿐 아니라 '마켓오' 같은 한국 과자도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2011년만 해도 한국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다수 구입했다.
2011년에는 '미우미우'(5위), '루이뷔통'(6위), '케이트 스페이드'(9위)가 10위 안에 들었다.
그러나 엔저 현상이 본격화하면서 고급 브랜드들은 순위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미우미우는 지난해 11위였다가 올해 들어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골든위크 기간에 일본인이 많이 구매한 브랜드 20위에 패션 브랜드는 단 2개뿐이었다.
그나마 모두 가격대가 싼 한국 캐주얼 브랜드였고 그중 하나인 '니(NII)'는
광고모델이 한류스타인 JYJ라서 일본인이 많이 찾는다는 게 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주로 온라인에서 팔리는 '스타일 난다'가 지난해 백화점에 입점한 뒤 중국인과 일본인 모두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해외 유명 패션 브랜드에서 점차 한국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고, 일본인들은 엔화 약세 이후 식품 구매에만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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