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과 부동산

박근혜 부동산 대책 1

참도 2013. 4. 4. 08:53

4·1 부동산 대책요? 우리 동네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얘깁니다."
3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북변동의 A아파트 단지. 이곳에서 만난 주민 박모(38)씨는 기자를 붙들고 하소연했다.

그는 2년 전 4억원을 주고 전용면적 120㎡(46평) 아파트로 이사 왔다. 돈이 부족해 1억4000만원 대출을 끼고 샀다. 매달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100만원이 꼬박꼬박 들어가 외벌이 직장인 월급으론 버겁다. 그 와중에 집값은 3억원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박씨는 "내가 언론에서 말하는 하우스푸어가 될 줄은 몰랐다. 아이들이 중학생 되면 서울로 이사 가려 했는데 이렇게 집값이 떨어지니 암담하다"고 말했다.

이 동네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박진표씨는 "4·1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앞으로 가격이 올라갈 거라는 기대감에 20평형대 급매물은 모두 들어갔는데, 대형 평수는 급매물이 그대로 있지만 전혀 거래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씨의 집은 정부가 양도소득세 5년간 면제 대상으로 삼은 '9억 이하' 조건은 충족하지만, '전용면적 85㎡(약 34평) 이하'에는 해당되지 않아 4·1 부동산 대책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집값 하락에 따른 충격은 박씨처럼 서울 외곽 신도시의 중대형 아파트 소유자들이 가장 크게 받고 있는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엔 이들을 위한 배려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외곽 중대형 아파트 대책 빠져
본지가 박씨가 거주하는 김포 A아파트 101동 대형 평형(전용면적 120㎡) 18가구의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확인한 결과 이들 중 14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었다. 평균 대출액은 1억7500만원. 아파트가 분양된 2009년과 2010년에 일어난 대출이 대부분이다. 2~3년 전만 해도 이 아파트의 시세는 3억5000만원이었기 때문에, 대출액이 집값의 절반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 이 아파트는 2억7000만원에 거래(국토해양부 실거래가 자료)됐다. 집값 대비 대출금 비율을 보여주는 LTV(담보대출인정비율)가 65%로, 정부가 정한 기준인 50%를 훨씬 웃돌고 있다. 만약 이 아파트 거주민 중 대출금 만기가 돌아오면 LTV 비율을 초과하는 4000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서울 외곽 수도권에선 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져 대출금이 집값의 50% 이하여야 하는 LTV(담보대출인정비율) 기준을 이미 초과하는 곳이 많다. 여윳돈이 없는 경우 집을 팔아야 빚을 갚을 수 있는데, 85㎡ 이상 대형 평형은 4·1 부동산 대책의 양도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하우스푸어 상태에서 '탈출'이 어렵다.

한 시중은행의 2월 말 기준 시·군·구별 주택담보대출의 LTV를 보면 가장 높은 김포시의 경우 57.2%에 달한다. 동두천시(56.4%), 안성시(54.8%) 등 경기도 31개 시군 중 20곳이 정부의 LTV 권장 비율(50%)을 초과하고 있다. 반면 서초구(36.2%), 강남구(38.5%), 송파구(39.7%) 등 이른바 강남 3구는 LTV가 40%를 밑돌고 있다.

◇"'85㎡ 이하만 양도세 면제' 기준 보완해야"
자영업을 하는 강모(48)씨는 지난 2006년 7억원을 주고 용인 수지에 있는 전용면적 129㎡ 아파트를 샀다. 3억 대출 때문에 이자만 월 100만원 넘게 나가는데, 거래가는 6억원 아래로 떨어져 있다. 그는 "1년 전부터 집을 내놨는데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고 푸념했다. 그는 "서울의 9억짜리 아파트 가진 하우스푸어는 양도세 면세 혜택을 통해 집을 팔 수 있게 도와주는데, 거기보다 상대적으로 가난한 우리 같은 사람은 왜 그런 혜택을 볼 수 없게 정책을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전문가들은 '4·1 부동산대책'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오랫동안 부동산 정책을 다뤘던 한 공기업 사장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85㎡, 9억원 이하' 주택과 함께 '면적 상관없이 6억원 이하' 주택도 양도세 면제 대상이 되어야 부동산 대책이 기대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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