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홍재의기자]
지난 3일 오전8시. 출근시간이지만 개통 사흘째인 의정부경전철 동오역 승강장에는 단 2명만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도착한 전동차에는 승객 19명이 '여유롭게' 좌석에 앉아 있었다. 여섯 정거장을 지나 유일한 환승역인 회룡역에 전동차가 정차했다.
19명 가운데 3명이 내렸다.
출근 행렬이 비교적 잠잠해지는 오전8시30분까지 회룡역에는 열차 4대가 추가로 도착했다.
경전철 5대에서 내린 승객은 33명. 맞은편 환승 1호선 개찰구에는 1분 사이 50여명 남짓한 승객이 바삐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었다.
이에 앞선 2일에도 경전철은 출근 시간이 무색할 만큼 승객이 적었다. 2량으로 구성된 열차에 탄 승객은 10명이 전부였다.
수도권 첫 경전철인 의정부경전철이 삐걱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5500억원짜리 놀이기구'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5년에 걸쳐 총사업비 5470억원이라는 재원이 투입됐다. 전체 길이 11.1km로 15개 역사가 설치됐다.
매일 414회 운행된다. 차량 2량이 1편성을 이룬다. 총 15대가 편성돼 있으며 승객정원은 236명이다.
1993년 구상돼 오랜 진통 끝에 14년만인 2007년 첫 삽을 떴다.
2004년 GS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2007년 8월 경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이 착공됐다.
의정부시에서 지하철7호선을 장암에서 민락동까지 연장하도록 요구했으나 서울시에서 예산 등을 문제로 난감한 입장을 보이면서
시에서 한국교통 문제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노선연장과 상응하는 경량 전철은 타당성이 있다"는 결과를 기초로 추진됐다.
GS컨소시엄은 국내사 97%, 해외사 3%가 출자해 구성됐다. 지분율은 국내사는 △GS건설 29.9% △고려개발 11.7% △한일건설 8.1%
△이수건설 4.5% △LS산전 3.0% △유니슨 2.7% △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 22.3% △한국산업은행 10.0% △교보생명 4.8% 이다.
해외사는 SYSTRA 3.0% 출자해 10개사로 이뤄졌다. 총 5470억원이 들었다.
민간재원이 2974억원, 공공 재정지원이 2496억원. 공공재원 가운데 국비 728억원, 지방비 944억원, 분담금으로 824억원이 투입됐다.
시는 의정부경전철과 10년간 최소운임수입보장(MRG) 협약을 체결했다.
개통 5년까지는 협약수요 대비 80%, 이후 5년 간은 70%가 보장된다.
협약수요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에는 수입보장이 되지 않는 조건이다.
용인 경전철의 MRG 개통 30년까지 90% 보장에 비해서는 좋은 조건으로 평가된다.
의정부시 등에 따르면 첫 해 협약수요(예상탑승인원)는 하루 7만 9049명. 10년째는 12만 6746명으로 예상됐다.
5년까지 협약수요의 80%인 6만3240명 이상이 타거나 50%인 3만9525명 이하가 타면 의정부시가 지원하는 경전철 수입은 없다.
이외 조건에서는 80%에 해당하는 수입을 의정부시가 보장해야 한다.
환승할인이나 장애인, 노인 할인도 서울 등 다른 지자체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아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를 적용할 경우 협약수요와는 별도로 해마다
평균 161억원 가량 의정부시가 적자 보전해야 한다. 탑승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장담하기 어렵다.
경전철이 의정부 시내를 상당부분 돌아가기 때문에 현재처럼 버스를 타면 곧바로 서울 시내로 진입하는
시간적 메리트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당분간 경전철의 적자를 면키 어렵다는 지적이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적자보전을 받지 못할 경우)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며
"탑승객 통계는 운행이 얼마간 이뤄진 뒤 발표할 예정이며 승객 증가 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대안을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홍재의기자 h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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