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난리 왜 심했나
매일경제 | 입력 2011.07.27 17:43
◆ 13년만의 폭우 ◆ 서울에서 침수 피해가 유독 큰 원인은 아스팔트 위주의 도시 개발과 무분별한 아파트 건설로 인한 자연지반 상실 때문이라는 전문가들 지적이 제기됐다. 도심 침수의 일차적인 원인은 일시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한꺼번에 내리면서 하수관을 통해 빠져나가야 할 빗물의 양이 한계치를 넘어선 데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연지반 부족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26일과 27일 누적 강수량이 400㎜를 넘어섰다. 사당역, 신도림역, 양재천 인근 침수 지역은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압이 올라가 하수도를 통해 빠져나가야 할 물이 역류했다. 산이 많은 강북 지역과 달리 평지가 많은 강남은 빗물이 빠지는 데 시간이 더 걸려 피해가 컸다.
하지만 서울 도심 90% 이상이 아스팔트로 개발되고 구릉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산지에 내린 빗물을 담아둘 수 있는 흙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유례없는 물난리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김도년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피해가 큰 이유는 자연지반이 없어 빗물이 한꺼번에 하수도로 유입되는 구조에 있다"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물이 흡수되지 않는 불투수 아스팔트를 깔고 구릉지에 아파트가 들어서 산지에 내린 빗물이 스며들지 못한 채 평지로 모이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상석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도 "단순히 하수관 용량을 늘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배수로로 빗물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중간에서 걸러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수관 공사를 통한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물을 담아둘 수 있는 저류조나 레인가든(rain garden)을 조성하고 물이 흡수되는 투수 아스팔트를 도입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도년 교수는 "외국에서는 대형 개발공사를 할 때 저류조를 설치해 물을 담아두고 물이 부족할 때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 사례를 국내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수 아스팔트 가격이 2~3배 비싸다는 이유로 불투수 아스팔트를 쓰는 것도 문제"라며 "투수 아스팔트를 도입하는 게 침수 때마다 반복적으로 복구 비용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석 교수는 "여름철에만 폭우가 쏟아지는 우리나라 강우 특성을 고려했을 때 배수로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생태연못이나 레인가든을 조성하고 옥상 녹화 작업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해와 같은 현상이 올해도 되풀이됐다는 것은 서울시의 대비가 미흡해 벌어진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지질은 단단한 화강암 위에 흙이 쌓여 있는 구조여서 폭우가 쏟아질 경우 화강암과 흙이 분리되며 산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산비탈을 깎아 만든 절개지에 충분한 평지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집이나 펜션을 짓기 때문에 폭우에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울 우면동 형촌마을이나 춘천 펜션 매몰 사태도 이런 이유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이 같은 매몰 사고 등이 앞으로도 다수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강다영 기자]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26일과 27일 누적 강수량이 400㎜를 넘어섰다. 사당역, 신도림역, 양재천 인근 침수 지역은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수압이 올라가 하수도를 통해 빠져나가야 할 물이 역류했다. 산이 많은 강북 지역과 달리 평지가 많은 강남은 빗물이 빠지는 데 시간이 더 걸려 피해가 컸다.
하지만 서울 도심 90% 이상이 아스팔트로 개발되고 구릉지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산지에 내린 빗물을 담아둘 수 있는 흙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유례없는 물난리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김도년 성균관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피해가 큰 이유는 자연지반이 없어 빗물이 한꺼번에 하수도로 유입되는 구조에 있다"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물이 흡수되지 않는 불투수 아스팔트를 깔고 구릉지에 아파트가 들어서 산지에 내린 빗물이 스며들지 못한 채 평지로 모이는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상석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도 "단순히 하수관 용량을 늘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배수로로 빗물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중간에서 걸러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하수관 공사를 통한 문제 해결에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물을 담아둘 수 있는 저류조나 레인가든(rain garden)을 조성하고 물이 흡수되는 투수 아스팔트를 도입하는 등 중장기적인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도년 교수는 "외국에서는 대형 개발공사를 할 때 저류조를 설치해 물을 담아두고 물이 부족할 때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며 "외국 사례를 국내에 어떻게 접목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수 아스팔트 가격이 2~3배 비싸다는 이유로 불투수 아스팔트를 쓰는 것도 문제"라며 "투수 아스팔트를 도입하는 게 침수 때마다 반복적으로 복구 비용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석 교수는 "여름철에만 폭우가 쏟아지는 우리나라 강우 특성을 고려했을 때 배수로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평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생태연못이나 레인가든을 조성하고 옥상 녹화 작업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난해와 같은 현상이 올해도 되풀이됐다는 것은 서울시의 대비가 미흡해 벌어진 인재(人災)"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지질은 단단한 화강암 위에 흙이 쌓여 있는 구조여서 폭우가 쏟아질 경우 화강암과 흙이 분리되며 산사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산비탈을 깎아 만든 절개지에 충분한 평지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집이나 펜션을 짓기 때문에 폭우에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서울 우면동 형촌마을이나 춘천 펜션 매몰 사태도 이런 이유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이 같은 매몰 사고 등이 앞으로도 다수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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