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건강

위암수술

참도 2011. 4. 20. 11:00

한 명이 연 500~600명 수술 … 한국 의사는 ‘위암의 달인’

중앙일보 | 배지영 | 입력 2011.04.20 03:04 | 수정 2011.04.20 09:26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전라

 



[중앙일보 배지영.박유미]

20~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위암학술대회의 주요 강연자인 재미교포 샘 윤(Sam Yoon) 하버드대 의대 교수는 종양 수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윤 교수는 2008년 어머니가 위암에 걸리자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암 수술을 많이 하는 메모리얼 슬로언케터링암병원에서 종양외과 전임의(전문의 중 세부 전공 과정을 밟는 사람)를 거쳤고 하버드대에서 위암 수술을 한다. 그런 윤 교수가 심사숙고해서 고른 데가 서울대병원이었다.

 그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외과)는 "위암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한국에 많고, 수술 생존율 또한 한국이 가장 높아 한국행을 선택한 것 같다"며 "윤 교수의 어머니는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고 그 이후 윤 교수와 가끔 전화로 상의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위암은 치료 성적이 세계 최고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 자료에 따르면 위암의 5년 생존율은 한국이 63.1%로 미국 26%, 캐나다 22%, 일본 62.1%보다 높다.

 이렇게 된 데는 위암 환자가 급증하는 점이 크게 도움이 됐다. 1999년 2만870명이던 위암 환자는 2008년 10년 사이에 2만8078명으로 증가했다. 환자가 늘면서 위암 수술을 하는 병원도 229곳(2009년)으로 늘었다. 동네의원 5곳이 위암 수술을 할 정도다.

 환자들이 주로 대학병원, 특히 서울의 대형 대학병원으로 몰리면서 의사들이 경험 쌓기가 쉬워졌다. 2009년 서울아산병원이 1784건, 삼성서울병원이 1544건, 세브란스병원이 1011건, 서울대병원이 754건의 위암 수술을 했다. 네 개 병원이 전체 수술건수의 29.5%를 차지했다.

 한양대병원 권성준 교수(외과)는 "해외 학회에 나가 한국 의사 한 명이 1년에 500~600건을 수술한다고 하면 깜짝 놀란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이 한국 위암 수술 국제 표준화의 밑거름이 됐다. 한국은 내시경이나 배를 여는 '개복' 수술을 할 때 수술 대상을 엄격하게 설정했다. 반면 일본은 우리보다 암세포의 크기가 크거나 많이 번진 경우도 수술을 했는데 생존율이 차이가 없어 우리나라 수술법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을 배우고 간 일본 교토대학 가쓰타카 오바마(40)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수술 수준이 비슷하다. 다만 속도가 한국이 훨씬 빠르고 정확도가 매우 높다. 의사마다 수술건수가 많아서 경험이 쌓여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위암 수술 실력이 놀랍고 창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위암 진료 지침을 만드는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 영국·네덜란드·일본 등지의 전문가 16명이 참석해 1000여 가지의 치료 지침을 정하는 자리였다. 항목마다 이견이 있으면 일본 국립암센터 다카이 사노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노성훈 교수가 정리했다. 종전까지는 한국 의사가 낀 적이 없었다.

 한국 위암 치료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위암 신약 임상시험을 할 때 한국을 가장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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