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문제잇

구재역 방제 어떡하니...

참도 2011. 1. 6. 00:03

구제역 초동대응 실패… 방역 구멍 숭숭… 백신도 역부족

왜 속수무책인가

경향신문 | 김다슬 기자 | 입력 2011.01.05 21:52 | 수정 2011.01.05 21:58

 


2000년 이후 구제역이 네 차례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속수무책으로 확산된 적은 없다. 정부가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까지 꾸리면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구제역은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살처분 가축 수는 5일 현재 83만마리에 육박한다. 예방백신 접종 확대에도 구제역은 멈추지 않고 있고, 항공방제까지 한 경기 용인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한파에 소독약마저 얼어붙어 방역 무용론마저 나온다.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구제역 발생 이후 현재까지 2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부상하는 등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안동시 공무원이 방역초소 근무 중 뇌출혈로 사망했고, 영양군 공무원 1명도 방역작업 차량이 뒤집혀 사망했다. 부상자는 주로 매몰작업을 하다 다친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가운데 7명은 중상이다.

구제역이 잡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험 부족과 초동대응 실패가 가장 먼저 꼽힌다. 경북에서 처음 발생하면서 지자체에서는 의심신고를 받고도 일주일이나 우왕좌왕했다. 전파력이 매우 강한 구제역 바이러스 특성상 그동안 전국으로 퍼졌다고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축산이 소규모, 밀집 형태인 데다 도로교통이 발달해 바이러스가 쉽게 확산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대규모 가축수집상들이 전국을 돌며 활동한다는 점도 매일 새로운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는 큰 이유다.

뾰족한 수는 사실상 없다. 가시적인 대책은 백신 접종이겠지만 소, 돼지만 해도 총 1300만마리 가까이 되며 여기에 사슴, 염소 등에게도 100% 접종해야 한다. 더 큰 난점은 산양이나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들이다. 즉 백신 확대 역시 해결책은 아니기 때문에 구제역이 어디까지 갈지 예단할 수 없다.

구제역은 해외에서도 '공포'의 대상이지만 이렇다 할 성공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2001년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했던 영국에서는 2007년 구제역이 다시 발생하자 초기에 신속한 예방적 살처분으로 확산을 막았다. 영국은 백신을 쓰지는 않았으나 2006년 '구제역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만들어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매뉴얼을 법률로 규정했다. 이 법률은 백신 접종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판단 기준 및 실시지역, 대상 축종, 실시 기간 등 세부사항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긴급행동지침'에 살처분 등에 대한 규정은 있지만 백신 접종 기준 등에 대한 매뉴얼은 없는 상태다. 농촌경제연구원 우병준 박사는 "그동안 백신을 쓰지 않고도 방역에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이제 백신에 대한 세부지침이나 기준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2001년 구제역 당시 우리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살처분으로 잡히지 않자 링 백신을 실시했지만 그 외 지역에서도 구제역이 확산돼 지역 백신까지 범위를 확대했다. 그러나 매몰지 확보 문제와 청정국 유지, 수출 등을 고려해 백신 접종한 가축도 살처분했다. 우리나라는 지역 백신으로 건너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중국은 사전예방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사례다. 대상 가축에 대해 강제로 백신을 실시하고 있지만 구제역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구제역이 발생해도 보고하지 않고 자체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대만은 1997년 축산업이 무너질 정도의 구제역을 겪은 후 전국 백신까지 실시했지만 결국 2009년에도 구제역이 재발생했다.

축산업이 활발한 캐나다에서는 1952년 발생한 이후 구제역 발생 사례가 없다. 우 박사는 "대규모 축산농가들이 자발적으로 신고 및 방역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김다슬 기자 amorfati@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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