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등 범현대家, 외환은행과 거래중단 초강수
머니투데이 | 박준식 기자 | 입력 2010.12.01 16:59
[더벨 박준식기자][단기자금 등 1조원 계정 변경..주거래은행 교체도 검토]
이 기사는 12월01일(16: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 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과 KCC,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家) 기업들이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 불공정을 이유로 거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초강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은행은 현대차그룹의 주거래은행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범 현대가 그룹은 현대차를 중심으로 재무 담당자를 통해 약 1조 원 규모의 단기거래자금 계정을 옮기겠다고 외환은행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은 무역금융 계약해지와 단기운용자금 계정 변경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번 현대건설 매각에서 불거진 외환은행 단독의 불공정성 의혹을 문제 삼아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거래관계 단절의지를 표명했다"며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 이슈가 재계 2위 그룹은 물론 KCC와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와의 거래가 모두 끊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비상사태를 맞았다"고 말했다.
실제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으로 인해 현대차와 거래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여신관리본부장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관계회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현대건설 매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금 증빙 소명에 불완전하게 대처할 경우 우선협상자 기회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이 이날 이전까지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평가에 있어 의혹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양재동 사옥 1층에 있는 외환은행 점포부터 철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자금 거래 단절에 이어 중장기적으로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을 국내 다른 은행이나 외국계 산탄데르 등 우호적 은행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의지는 범 현대가 기업으로도 미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과 혈연으로 연결된 KCC와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근 재무 담당자들을 통해 외환은행에 거래단절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범 현대가 그룹의 은행 거래 규모는 약 60조 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환은행이 범 현대가 그룹과 거래관계를 잃을 경우 단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환은행의 총 자산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약 116조 원이지만 평상시 입출금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유동성은 10조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만약 범 현대가 그룹이 단기간에 외환은행과 거래관계를 끊을 경우 뱅크런 수준의 유동성 문제가 외환은행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하나은행과의 인수합병(M & A) 거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현대건설로 인해 외환은행 거래관계를 문제 삼는 것은 상거래 예의에는 어긋나는 것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며 "외환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벨 박준식기자 win0479@
이 기사는 12월01일(16: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 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아차그룹과 KCC,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家) 기업들이 외환은행의 현대건설 매각 불공정을 이유로 거래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초강수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외환은행은 현대차그룹의 주거래은행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범 현대가 그룹은 현대차를 중심으로 재무 담당자를 통해 약 1조 원 규모의 단기거래자금 계정을 옮기겠다고 외환은행에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은 무역금융 계약해지와 단기운용자금 계정 변경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차가 이번 현대건설 매각에서 불거진 외환은행 단독의 불공정성 의혹을 문제 삼아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거래관계 단절의지를 표명했다"며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 이슈가 재계 2위 그룹은 물론 KCC와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 현대가와의 거래가 모두 끊길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비상사태를 맞았다"고 말했다.
실제 외환은행은 현대건설 매각으로 인해 현대차와 거래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여신관리본부장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관계회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날 오후 2시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현대건설 매각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금 증빙 소명에 불완전하게 대처할 경우 우선협상자 기회가 예비협상대상자인 현대차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이 이날 이전까지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평가에 있어 의혹은 전혀 없다는 입장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태도가 돌변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양재동 사옥 1층에 있는 외환은행 점포부터 철수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자금 거래 단절에 이어 중장기적으로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을 국내 다른 은행이나 외국계 산탄데르 등 우호적 은행으로 바꿀 수도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의지는 범 현대가 기업으로도 미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과 혈연으로 연결된 KCC와 현대중공업그룹도 최근 재무 담당자들을 통해 외환은행에 거래단절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고 전하고 있다. 범 현대가 그룹의 은행 거래 규모는 약 60조 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환은행이 범 현대가 그룹과 거래관계를 잃을 경우 단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외환은행의 총 자산은 지난 3분기 기준으로 약 116조 원이지만 평상시 입출금에 대비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 유동성은 10조 원 안팎으로 전해진다.
만약 범 현대가 그룹이 단기간에 외환은행과 거래관계를 끊을 경우 뱅크런 수준의 유동성 문제가 외환은행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하나은행과의 인수합병(M & A) 거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현대건설로 인해 외환은행 거래관계를 문제 삼는 것은 상거래 예의에는 어긋나는 것이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권리"라며 "외환은행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벨 박준식기자 win04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