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등

노무현과 유시민

참도 2010. 5. 2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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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유시민은 무엇이 같은가. 무엇이 다른가.
노무현이 유시민이다. 유시민이 노무현이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5-26)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하늘에 있고 유시민은 땅에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가슴에 있고 유시민은 이 땅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산다.
노무현 대통령은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고 유시민은 만나고 싶을 때 만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위대한 역사가 되었고 유시민은 현실의 지도자로 비상한다.
노무현 대통령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르고 유시민을 생각하면 한 가닥 희망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이요 설움이요 유시민은 소망이고 보람이다.

노무현은 떠났다. 아무리 보고 싶어도 볼 수가 없고 가슴속에 한으로 남아 한숨과 눈물이 된다. 역사의 뒤로 물러선 채 우리를 보고 있다.

유시민은 노무현과 국민에 대한 무한채무를 지고 살아야 한다. 그렇게 되어 있다. 그는 국민을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면 끝이다.

과찬인가. 너무 기대가 큰가.

사람은 많되 사람이 없다고 한다. 왜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 이토록 많은 인간들 중에 왜 사람이 없다고 하는가. 사람다운 사람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머리 좋고 못된 인간은 차라리 없는 것이 좋다.

악몽을 꾼다. 16세 소년이 겪은 전쟁의 공포. 미군전투기가 기총소사를 하고 피난민의 시체가 뒹군다. 먹을 게 없다. 초근목피다. 배가 고파 짐승이 된다. 이런 전쟁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된다.

노무현이 그랬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땅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된다.
유시민도 그랬다. 전쟁은 종말이라고. 피해야 하고 막아야 하고 거부해야 한다고.

▲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국민원로회의 ⓒ 청와대

지금 이 땅은 전쟁의 공포가 뒤덮고 있다. 전직 국회의장 박관용이 말했다. “진정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천안함을 말하는 것이다. 맞는다. 해야 할 전쟁이라면 해야 한다.

그럼 묻자. 왜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는가. 이유 없는 행위는 없다. 북한은 분명히 얻는 것이 있기에 천안함을 격침시켰을 것이다. 무엇을 얻는단 말인가. 그들이 무엇을 얻는지 알아야 한다.

합조단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국민이 납득해야 전쟁도 한다. 죽을 이유가 분명치 않은데 천금 같은 목숨을 누가 바치는가.

이해가 안 된다.

우리의 전력이 얼마나 막강한가. 경제는 얼마나 앞서 있는가. 세계최강의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다. 서해에서는 한미군사작전훈련이 있었다. 하늘에는 군사인공위성이 떠 있다. 이지스 함이 어떤 함정인가. 그런데도 북한이 공격을 했다. 이유가 있을 것이 아닌가.

결과가 뻔한데 북한이 공격을 한 것이다. 정신병자가 아닌가. 이해가 되는가. 국민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래야 총을 든다. 그래야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나도 총을 든다. 늙었어도 말이다.

두렵다. 무섭다. 왜 이리 두려운가. 공포가 밀려온다. 세상이 거꾸로 간다. 말도 숨어서 하고 들어도 못 들은 척했고 보아도 못 본 척했던 치욕의 시절이 있었다. 군사독재라 그렇다고 했다.

이제 다시 두렵다. 소환장이 날라 온다. 공안부로 오라 한다. 이런 세상이 다시 올 줄이야. 지금이 군사 독재 시절인가.

빗줄기 속에 울려 퍼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으며 노무현을 그리워한다. 옆에서 한명숙이 운다. 강금원이 운다. 유시민이 운다. 안희정이 운다. 이광재가 운다. 무대에서 문성근이 울고 명계남이 울고 국민이 운다.

이런 세상이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제 노무현은 가고 국민들은 그를 그리워한다. 그러나 그는 세상에 없다. 이제 누가 우리의 희망인가.

늘 말하듯 인간은 걸어온 길을 보면 걸어갈 길은 안다.
살아온 것을 보면 살아갈 길이 보인다.

노무현이 그랬다. 가난한 봉하의 산골 척박한 땅에서 목숨 이어가는 가난한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났고 차라리 똑똑하지나 말았으면 그냥 땅이나 파고 만족하는 인생을 살았을 터인데 왜 남다르게 똑똑해서 이 지경이 되었는가.

개천에서 용이 난다지만 그는 진정 개천에서 난 용이었다. ‘무현신동’은 판사가 됐고 변호사가 됐다.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아내와 자식들 호강시키고 살았으면 원수 같은 가난도 잊었을 것이고 좋은 집에 좋은 옷에 좋은 차 타고 좋은 음식 잘 먹고 가난한 사람 내려다보며 살았을 것이 아닌가.

인권이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닌데 왜 인권변호사가 되어 구속이 되고 아스팔트 변호사가 되었는가.

악마에게 절을 해서라도 되고 싶다는 국회의원이 됐으면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순종하고 적당히 애국하면서 폼 나게 살 것이지 노동자가 밥을 먹여주던가. 돈을 주던가.

청문회가 뭐기에 재벌들 앞에 놓고 야단치고 전직 대통령 앞에서 호통치고 그래서 미움받아 얻은 것이 청문회 스타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살면 안 되었는가.

하늘이 낸다는 대통령까지 되었는데 조중동과 재벌과 친하고 진보세력 다독거리며 적당히 살았으면 탄핵도 안 당하고 전직 대통령 예우받으며 평생을 편하게 잘 살았을 것이 아닌가.

퇴임했으면 가만히 있지 힘든 농사는 왜 지으며 사람들 찾아와도 만나지 말고 살지 왜 신문에 자주 나와 정치권력을 불안하게 만들었는가.

아무리 억울하고 분하고 모욕을 당해도 천금 같은 목숨 그냥 살지 왜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렸나. 5백만의 추모객이 눈물을 삼키고 꽃 한 송이 바치니 마음이 어떻던가.

하늘도 땅도 울고 국민도 울고 아내도 울고 아들도 울고 산천초목이 다 우는데 노무현의 마음은 어땠을까.

왜 그렇게 살았는가. 왜 그렇게 죽었는가.
그게 바로 사람이 사는 것으로 생각했는가. 운명이라고 생각했는가.

‘너희들이 그토록 내 목숨 달라고 하면 주겠다.’ 하면서 뛰어내렸겠지. 국민의 눈물은 생각하지 않았을까.

노무현은 지금 하늘에 산다. 유시민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유시민은 이제 지도자다. 노무현에게 배운 지도자다.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지도자다. 지도자의 사명과 명예를 내 던질 자유는 그의 것이다. 그러나 던지지 않을 것이다. 던질 수가 없다. 노무현과의 약속이다. 국민이 원한다.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갈 길이 보인다.

노무현의 길이 원칙과 상식이었다면 유시민도 원칙과 상식이다.
노무현이 ‘사람 사는 세상’을 원했다면 유시민도 그렇다.
노무현이 평등과 복지를 원했다면 유시민도 같다.

없는 자에 대한 배려와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은 노무현과 늘 함께했고 유시민도 같다. 노무현의 ‘경호실장’이란 호칭은 이제 벗어야 한다. 이제 유시민은 경호실장을 넘어 또 다른 노무현이 되어야 한다. 노무현의 이상을 구현할 제2의 노무현이 되어야 한다. 이제 유시민이 경호해야 할 노무현은 하늘에 있다.

선거가 소용돌이친다. 북풍을 몰고 온 천안함이 제정신이 아니다. 천안함이 노무현과 유시민과 국민을 바보로 만든다. 천안함이 국민의 입을 막고 귀를 막고 눈을 가린다.

군사독재 시절, 노무현은 아스팔트에 앉아 있었다. 민주회복을 외치며 부산거리에서 최루탄을 맞았고 모두가 도망친 아스팔트 위에 혼자 외롭게 앉아 있었다. 큰 바위처럼 앉아 있는 노무현 앞에 경찰도 없었다.

노무현이 민주였다. 노무현이 반독재투쟁이었다. 노무현이 민주회복이었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노무현은 이제 유시민에게 고행을 넘겼다. 유시민은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이명박 정권이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선거에서 지는 것이다. 왜 진다고 생각하는가. 노무현 정신의 부활이다.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노무현의 부활이다.

민주당은 떨고 있는가. 한나라당이 칠하는 붉은색이 떨리도록 무서운가. 그래서 엉거주춤하는가. 엉거주춤하면 색칠을 엷게 칠할 것 같은가. 천안함 의혹 제기를 적당히 하면 똘똘 뭉친 보수 세력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것 같은가. 순진무구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왜 이리도 천진난만한가. 왜 이리 못 났는가.

벌써 버렸어야 할 것을 지금까지 끌고 온 바보 같은 민주당 지도부.
벌써 정면승부를 해야 했었다.

노무현은 어떻게 했을까. 묻는 자가 바보다. 노무현은 정면 돌파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았다. 그래서 승리했다.

이제 그 소임은 유시민이 맡는다. 국민을 믿어야 한다. 믿을 수 있다. 국민이 노무현이다. 국민이 유시민이다. 앞장서라. 국민이 따른다. 국민이 심판한다.

청년들이 유시민을 따른다. 심판의 날이 다가온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어야 한다. 깨어 있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아니면 절망이다. 다시 치욕의 세월을 살아야 할 것이다.

다시 묻는다. 노무현과 유시민은 무엇이 같은가. 무엇이 다른가.
같다. 노무현과 유시민은 같다.

노무현은 하늘에 있고 유시민은 땅에서 싸운다.
그들은 일당백의 장수다. 다시 말한다.

유시민 선두에 서라.

 

2010년 5월 26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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