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회복 위해 이제는 용서하고 싶다"
손지민 입력 2021. 03. 17. 12:46 수정 2021. 03. 17. 12:56 댓글 3586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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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박원순 성폭력 피해자 변호인 - 서혜진 피해자 변호인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3.17 사진공동취재단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저의 피해 회복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용서”라며 처음으로 직접 심경을 밝혔다. 또 “이 사건과 관련한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공론화된 지 250여 일만이다.
피해자 A씨는 1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명동티마크 그랜드 호텔에서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는 사람들’이 진행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긴 시간 고민한 결과, 저의 회복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용서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용서하기 위해서는 지은 죄와 잘못한 일이 무엇인지 드러나는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A씨가 직접 언론 앞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박 전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자리가 바뀌었고,
고인을 추모하는 거대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 사회에 제가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속에서 저의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저를 비난하는 2차 가해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피해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께서 이제는 소모적 논쟁을 중단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울먹였다.
“사실에 관한 소모적 논쟁이 아닌 진정성 있는 반성과 용서로 한 발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박 전 시장의 사망에 대해서도 심경을 밝혔다.
A씨는 “방어권을 포기한 것은 상대방(박 전 시장)이다.
고인이 살아서 스스로 방어권을 행사했다면 조금 더 사건의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고인의 방어권 포기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제 몫이 됐다”고 말했다.
또 “상실과 고통에 공감하지만 그 화살을 저에게 돌리는 행위는 멈춰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발언하는 성폭력 사건 피해자 변호인 - 서혜진 고 박원순 성폭력 사건 피해자 변호인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사건 피해자와 함께 말하기’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씨는 자신의 피해가 국가 기관을 통해 인정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저는 서울북부지검 수사 결과와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을 통해 제 피해 실체를 인정 받았다.
지난주에는 비로소 60쪽에 달하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을 받아봤다”면서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조사에 임했고 일부 참고인들의 진술과 정황에 비춰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3주 남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사건이 정쟁의 도구가 되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피해를 정쟁 도구로 삼으며, 사건을 퇴색시키는 발언에 상처를 받았다”며
“‘이것이 아니다’라는 생각 들 때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A씨는 “더불어민주당에는 소속 정치인의 중대한 잘못이라는 책임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피해호소인이라는 명칭으로 저의 피해 사실을 축소·왜곡하려 했고,
서울시장에 결국 후보도 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사과를 하기 전에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A씨 외에 A씨의 지원단체 중 하나였던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혜정 소장,
공동변호인단에 소속된 서혜진 변호사,
‘2차 가해’ 중단 서명운동을 주도했던 이대호 전 서울시 미디어비서관과 함께
이가현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공동대표,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공동대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가 참석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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