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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명인 순천시 최병수

참도 2020. 2. 7. 13:50

27년째 돌탑 쌓고 있는 '돌탑명인' 전남 순천 최병수씨

[오마이뉴스 이돈삼 기자]

 최병수 씨가 돌을 쌓아서 지은 숭례문. 높이가 6미터 가량 된다.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돌탑공원에 있다.
ⓒ 이돈삼
 
돌로 탑을 쌓아 둔 데가 있다. 돌탑뿐 아니다.
돌로 쌓은 대형 건축물도 있다.
돌탑과 돌로 쌓은 건축작품이 110점이나 된다.

면적은 3300㎡ 남짓. 먼저 눈에 띄는 게 숭례문이다. 대한민국 국보 1호다.

숭례문은 한양의 도성을 둘러싸고 있던 성곽의 정문이다.

도성의 사대문 가운데 남문이라고 '남대문'으로도 불린다.


 임진왜란과 한국전쟁 때도 무사했다. 지난 2008년 불이 났다.

 한순간에 재로 변했다. 몇 년 동안 복원을 했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도 돌로 만들어졌다.

실제처럼 크다. 높이가 6m쯤 된다. 폭은 그 이상이다.
사람이 허리를 펴고 드나들 수 있다.
기와지붕의 곡선도 고스란히 연출했다.

 추녀마루도 정교하다. 작은 틈 하나도 찾기 어렵다.
 쌓는 데만 4년이 넘게 걸렸다. 숭례문과 광화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최병수 씨가 돌을 쌓아서 만든 나로호와 돌 조형물들. 최 씨는 27년째 돌로 탑과 건축물을 쌓고 있다.
ⓒ 이돈삼
   
 최병수 씨가 돌을 쌓아서 만든 숭례문과 광화문. 최 씨는 27년째 돌로 탑을 쌓고 각종 건축물을 짓고 있다.
ⓒ 이돈삼
 
나로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린 나로호도 돌탑으로 만들어져 있다. 높이가 6m 가량 된다.
돌로 만든 소원성취탑, 태극기를 단 한반도탑도 있다.
자유의 여신상을 닮은 한국의 여인상도 있다.


사람의 생김새를 한 돌장승은 웃음을 짓게 한다.

 얼굴과 표정이 저마다 다르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도 서 있다. 


 하나같이 작고 넙적한 돌을 켜켜이 쌓아 올렸다.

돌탑과 돌 건축물이 즐비한 돌탑공원이다.

공원에 소나무와 회양목, 동백과 산다화,


수국, 장미도 자라고 있다. 돌탑정원이다.

돌탑공원은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에 있다.
 낙안읍성민속마을과 가깝다. 낙안면사무소 앞이다.
  
 최병수 씨가 돌탑을 쌓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최 씨는 탑을 쌓는 일도 힘들지만, 적당한 돌을 찾는 게 더 힘들다고 했다.
ⓒ 이돈삼
   
 순천돌탑공원의 담장을 이루고 있는 돌탑들. 최병수 씨가 틈나는 대로 쌓았다.
ⓒ 이돈삼
 
돌로 탑과 건물을 쌓은 주인공은 최병수(77)씨.
'황금 보기를 돌같이'가 아닌, 돌보기를 황금같이 여기며 산 사람이다.
 27년째 돌탑을 쌓고 있다.
        

최씨의 돌탑 쌓기는 나이 50살 때 시작됐다.

그는 젊은 날, 서울 평화시장에서 옷을 만들어 팔았다.

 옷공장 사장이었다.


1970년대 후반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공장을 정리했다. 고향으로 내려왔다.

보성 벌교시장에서 옷장사를 했다.

 시간이 흘러 옷가게가 자리를 잡았다.


그동안 번 돈으로 땅도 샀다.

농사를 짓고 싶었다. 옷가게 운영은 부인한테 맡겼다.

농사를 지으려고 논 정리에 나섰다.


 버려져 있던 쓰레기를 치웠다.

크고 작은 돌도 골라냈다.

모아진 돌이 꽤 됐다. 돌탑을 한 기 쌓아봤다.


 심심풀이였다. 돌탑공원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돌탑이 비바람에 맥없이 허물어졌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돌탑을 쌓는 방식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꿈에 한 여인이 나타났다.

'왜 탑을 쌓지 않느냐'며 다짜고짜 호통을 쳤다.

 이상했다. 무섭기도 했다.


다시 탑을 쌓았다.

꿈에 자주 나오던 여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돌탑을 쌓다가 힘들어 한동안 또 쉬었다.


여인이 다시 꿈에 나왔다.

처자샘에 얽힌 전설을 알게 됐다.
전설에 의하면 낙안 금전산과 오봉산 사이에 처자샘이 있었다.

꿈에 나타난 여인이 처자샘에 살던 처자였다.
지금도 그 자리에 암자가 있다.
  
 최병수 씨가 쌓은 각양각색의 돌탑들. 최 씨는 지역에서 '돌탑 명인'으로 통한다.
ⓒ 이돈삼
   
 순천돌탑공원 담장에 감탕나무과의 빨간 열매가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 이돈삼
 
최씨의 돌탑 쌓기는 돌을 모으는 것으로 시작된다.
길을 걷다가도 돌을 보면 주머니에 넣었다.
양동이에도 담았다.

차를 타고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돌을 찾기도 했다.

"밋밋한 것은 별로야. 거친 것이 좋아.

납작하면서도 알맞게 울퉁불퉁해야 하고. 너무 커도 안 돼."


최씨가 들려주는 탑을 쌓기 좋은 돌이다.
탑을 쌓는 일도 힘들지만, 적당한 돌을 찾는 게 더 힘들다는 그의 말이다.
작품 하나를 만들 정도의 돌이 모아지면 탑 쌓기에 들어간다.
 작품마다 수개월이 걸린다.
  

 최병수 씨가 탑을 쌓으려고 모아둔 돌 무더기. 최 씨가 선호하는 돌은 밋밋한 것보다 거친 것,

납작하면서도 알맞게 울퉁불퉁한 것이다.

ⓒ 이돈삼
   
 돌탑 사이로 본 돌탑공원 풍경. 납작하면서도 알맞게 울퉁불퉁한 돌을 촘촘히 쌓아올려 빈 틈이 보이지 않는다.
ⓒ 이돈삼
 
설계도는 따로 없다. 사진을 참고한다.
사진에서 본 모습에다 자신의 상상력을 더한다.
그렇다고 그냥 쌓는 건 아니다. 돌 하나하나에 정성을 다 쏟는다.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 혼자서 돌을 들고 오르내린다.

"늘 생각하지. 어느 쪽을 바깥으로 뺄 것인가.

서로 맞물려야 돼. 쌓다가 아니다 싶으면 뜯어내고 다시 쌓지.


 안에다는 크고 작은 잡돌을 넣어. 안이 튼실해야 내려앉지 않아.

위로 몇 미터씩 올라가도 안 무너져."

최씨의 돌탑 쌓기 비법이다.


허물어지지 않고 지탱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외유내강(外柔內剛)이다.

입소문을 탔는지, 최근엔 다른 데서 돌탑제작 의뢰도 들어온다.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 할거야.

 청와대도 만들고, 다른 나라의 유명 건축물도 만들고.

 세계적인 돌탑공원으로 만들고 싶어."

우직하게 돌탑을 쌓아온 '돌탑명인' 최씨의 꿈이다.
 
 최병수 씨가 자신이 쌓은 소원성취탑에 올라앉아 두 손으로 하트 모형을 그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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