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13 지방선거 충남지사 출마, 청와대 전 대변인 박수현 (상)
[오마이뉴스 글:김은경, 글:추광규]
오는 6월 13일 실시되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문재인의 사람들'이 선수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이번 선거의 특징 중 하나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 지사 선거에 자신의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청와대 대변인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면서 충남지사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을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20일 이루어 졌다. 출마의 변과 도지사에 당선되면 펼치고 싶은 정책 편으로 구분해 상하로 나누어 게재한다. - 기자 말
"아이와의 약속 지키기 위해 정치 시작하게 됐다"
▲ 활짝 웃는 박수현 전 대변인의 모습에 여유가 보인다. |
ⓒ 김은경 |
"정치를 할 계획은 전혀 없었다. 전혀 예상치 않은 계기로 정치를 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저는 현재 아이가 없다.
'너 같은 아이도, 너를 기른 부모도 세상에서 조금 더 당당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서 너에게 보답할게.'
저는 원래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다니던 역사학도였는데 아이와 약속을 어떻게 지킬까 생각을 하다가 서점에 가게 됐는데
사회복지학 개론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됐다. 그때는 사회복지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기였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 전공으로 석사과정을 밟게 됐다.
아이하고 약속한 그런 세상을 만들려면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되고,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이 돼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정말 이후부터 저의 무모한 도전이 시작됐다.
저는 지금도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는 중이다'라고 얘기를 한다. 보건복지위 전문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선언을 하고
15년 만에 국회의원에 당선이 됐다. 보건복지위에 지원을 했는데 선배 의원들이 계셔서 그쪽으로 못 가고 국토교통위에 가게 됐다.
정치를 하게 된 계기가 이것 하나라고는 말 못하지만 아이와의 약속이 가장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말씀드리고 싶다."
- '정치'는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닌 삶의 필요 '장치'라고 말하고 있는데.
"저는 특별히 정치권이라고 해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의 본성이 그대로 있는 것이 사회이고 정치권이다.
제일 힘들었던 것은 내가 낸 법을 통과시킴으로써 국민께 봉사하는 것이 국회의원의 역할인데 그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정당의 구조라는 것이 매우 걸림돌이 되더라. 당리당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참기 힘들었고 그 벽을 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정말 어마어마한 노력을 해야 했다."
- 국민 삶에 필요한 '설득'의 정치를 맛보았다는 것은?
"주거복지에 관한 법안 3종 세트를 내서 19대 국회에서 유명했다. 제가 낸 그 특별법이 법안심사 소위에서 부결이 됐다.
그 당시 새누리당의 인원수가 많았다. 다음날 제가 상임위원회 전체 회의에 가서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을 했다.
그리고는 전날 부결됐던 법을 약간 수정을 했는데 통과가 된 거다.
통과될 생각은 안 하고 법의 취지를 강력하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의원들이 치열한 토론을 거쳐서 전날 부결된 법이 통과가 된 것이었다.
그게 사실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한 법이었다. 어찌 보면 웃픈 현실이다.
정리하자면 정당구조의 벽을 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힘든 점이었지만 이를 넘었을 때 희열을 느꼈다."
- '친문 친안'을 넘어 '친민 친구' 박수현을 말한다면.
"안희정 지사와는 기본적으로 친구다. 열린우리당을 창당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같이 정치를 하게 된 것이다.
특별히 더 개인적인 동지가 된 것은 세종시 수정안을 이명박 대통령이 정운찬 총리를 통해서 통과를 하려고 할 때 한
수정안 반대 삭발 단식 투쟁 때였다.
그 당시 안희정 지사가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정운찬 수정안을 발표를 했다.
더 이상 투쟁할 방법과 명분이 없으니까 도민 속으로 들어가서 세종시 수정안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알려야 되겠다고 해서
안희정 최고위원과 지역위원장인 제가 두 달간을 충남 곳곳을 장돌뱅이처럼 시장 서는 곳마다 풍찬노숙을 해가며
왜 세종시가 원안대로 돼야 하는지 연설을 했다."
- 안희장 충남지사는 친구에서 동지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동반자 관계인가.
"그렇다. 두 달간의 풍찬노숙 경험 이런 것들이 친구를 동지로 단단하게 묶어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안희정의 도지사 도전을 제가 권유하여 이끌어내게 되고 총괄 선거대책 본부장으로서 안희정의 도전을 설계하고 열었다.
또 당선되고 나서는 정책특별 보좌관으로 참여했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와의 가교역할을 온전히 해오면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도정을 도왔던 경험이 있다."
- '문'과 '안'은 '한 길' 이고 '그 길'이 '민주주의'라는 의미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시절 제가 안희정 경선후보 대변인이었다. 경선 이후에는 당연히 민주당 문재인 캠프에 들어가서 일을 했다.
우리가 친문, 친안 하지만 안희정과 문재인의 길은 다른 길이 아니고 바로 한 길이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고 하는 국민의 명령이었기에 우리는 같은 길을 걸어갔고 하나도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 과정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저는 그것이 문재인 후보 지지자에게 당한 공격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을 열고자 하는
그런 열망과 현상들에 안희정 지사가 조금은 핀트가 어긋난 듯한 모습에 안타까움의 표현이 아니었나 본다.
그러나 실제로 안희정은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었다. 중간에 오해가 생긴 부분은 시간이 가면 풀릴 거라 본다.
하여튼 문재인 대통령과는 19대 국회의원을 같이하고 또 당대표 시절에 당직을 맡아 당 운영을 함께 했던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은 실용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
- '설득'의 정치가 빛을 발했다고 하는데.
"일화 하나 말씀드리면 당대표 재신임 한다고 의원총회가 열린 날 저는 원내 대변인이기 때문에 의총에서 발언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제가 의원총회 중에 거의 유일한 발언을 했는데 그때 '민주당을 울린 박수현'이라고 기사가 났다.
문재인 대표 재신임 투표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제가 연설을 하고 난 뒤 의원총회가 끝났다.
처음에 진선미 의원이 울기 시작하더니 문희상, 강기정 의원까지 울고 의원들이 점점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날 밤 문재인 대표께서는 밤늦게 제게 전화를 걸어서 '오늘 저를 구해주셨다'라고 말씀하시며 감사함을 표했다.
청와대에 들어와서도 비서관들과 식사를 할 때도 그 이야기를 저 없는 자리에서 하셨다고 한다.
저는 김정숙 여사님께도 말씀드렸지만, 대표님을 국회의원들이 부를 때 '존경한다'고 표현을 하는데 저는 그것으로는 부족해서
'사랑한다'고 표현을 한다.
그런데 친구이자 동지인 안희정이 경선을 나오겠다고 하는데 이길 방법이 없다는 것은 알지만 당분간 그 길을 가겠다고 한 것이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께도 말씀드렸었다. '잠시 기다리시면 저희가 그리로 가게 될 것입니다.'
"
- 전략이면서 전략 아닌 드라마틱한 경선을 만들어 낸 것인데.
"우리가 정말 역동적인 경선을 한 번 만들어서 정권교체에 밀알이 되고자 하는 그런 목적도 있었다.
그리고 2012년 안철수의 불완전한 승복이 아니라 2017년 안희정의 완전한 승복을 통해서 경선문화를 바꿔내고 민주주의를
한 단계 올리자는 목표가 있었다."
- 청와대 대변인은 어떻게 해서 들어가게 되었나?
"문재인 후보 대통령 당선 후 안희정 지사가 '정무수석으로 추천했으니 이를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나
정무수석 비서관을 생각해보니 답이 안 나왔다. 여소야대, 원내 4당 체제라는 힘든 시기에 초선의원 출신이 할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이 되어 그보다는 당에 있을 때 원내대변인, 당대변인, 원내대변인 이 순서로 3번을 했고 그 다음에 안희정이 경선에 나섰을 때
캠프 대변인, 문재인 대통령 후보 대변인 등 총 5번을 했으니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대변인이었다.
그런데 마침 대변인도 자리가 비어 있다고 그러니 대변인을 하는 것이 맞겠다고 얘기를 했다.
이후 5월 15일 밤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통해 대변인으로 내정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5월 16일부터 출근을 하게 됐다."
-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지켜본 문재인 대통령은 어떤 분인가?
"(청와대 들어가서) 참모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실용적이다'는 거다. 모두 똑같이 느끼고 있는 거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는 데 있어서 매우 원리주의자다.
그런데 그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 전술을 펼치는 데 있어서는 굉장히 실리적이다.
사드배치 문제가 가장 대표적인데 '사드배치를 안 하고서 계속 버티게 되면 거세지는 보수의 공격,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이렇게 되면 문재인의 개혁입법은 하나도 추진을 못하게 된다'라고 하는 실리적 생각을 바탕으로 사드배치를 하게 됐다
.
그런 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대통령은 매우 실리적이라는 생각을 한 거다.
그러나 그것은 뭔가 더 원칙적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개혁입법을 추진해나가기 위한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판단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할 때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당대표 때는 집단지도체제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혼자 결단할 수 없다.
그러나 대통령제에서는 결단을 할 수가 있다. 혼자 결정을 한다고 해도 그것이 독단이나 독선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은
이미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많은 토론과 경청을 하고 난 뒤 본인이 아무리 힘든 결정이라 하더라도 남에게 미루지 않으셨다.
결과적으로 시간을 끈다거나 그러지 않고 적시에, 적절한 그런 결단을 하는 지도자. 실용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의 모습은
분명히 선한 리더십과 함께 있다. 그래서 저는 선한 리더십은 경청의 모습으로
, 실용적 리더십은 결단의 모습으로 그렇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진심외교가 정말 통했다"
▲ 인터뷰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의 박수현 전 대변인 |
ⓒ 김은경 |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고조. 그리고 미일중과의 외교관계 속에서 이를 풀어내는 종합적인 외교력의 집중 등이
사람의 진심이면 정상도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그 나라의 국론을 움직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도 처음에는 굉장히 엇박자가 나는 때가 많았다. 그런데 우리 대통령이 일관되게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다.
그러면서 회담이나 전화통화에 배석했던 주요한 백악관의 참모들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굉장한 신뢰를 갖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두 분이 이상한 얘기를 하더라도 둘 사이는 굉장히 친밀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진심을 보였다. 두 정상은 바로 그러한 진심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진심과 신뢰가 생기기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인내, 용기, 설득, 일관된 원칙으로 상대국 참모들에게 신뢰를 주었고,
그 신뢰가 정상에게로 향했다. 그래서 제가 이름을 붙이기를 '진심외교'라고 하지 않았나?
어쨌든 제 임기는 그렇게 점철이 됐지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두 정상 간의 외교도 결국 마음이 하는 것이더라'는 것을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서 아주 여실히 봤다는 점이다."
- '진심외교'라는 워딩이 매우 낯설었지만 그것만큼 적절한 표현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대통령의 그러한 진심을 볼 수 있는 예를 두 가지만 들면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하기로 되어있는데
그 많은 회의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보고를 드리고 회의를 했다. 제일 마지막 회의 때 정리발언으로 대통령이 말씀하셨다.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서민출신으로 사람 사는 세상을 강조하는 대통령이시고 나도 역시 그런 철학인데,
일정 중에 서로 간에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일정이 안 보인다'고 하시면서 '인도네시아 측에 그런 의사를 전하고
그쪽이 준비를 하는 것이니 둘의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일정을 간단하게라도 한 번 의뢰를 해봐라'라고 해서
쇼핑몰을 방문해서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사서 입혀주고 하던 그 모습이 나오게 된 것이다.
대통령의 진심외교가 정말 통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중국을 갔는데...
우리가 얼마나 많은 걱정을 했던 방중인가?
대통령께서 '지난번 시진핑 주석이 19차 당 대회에서 3시간 30분 동안 연설을 했다고 하는데 그 연설문을 구해줄 수 있냐?'
고 하시더니 그 긴 연설문을 다 읽으신 거다. 그러면서 저에게 시진핑 주석의 연설문을 정리해서 설명을 하시더라.
시진핑 주석의 철학을 다 이해하고 계신 거였다. 그게 바로 '정성외교', '진심외교' 아니겠나?
방중 때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의 철학을 계속 언급하면서 감동을 줬다.
결국 시진핑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갖는 믿음이라는 것이 장중한 태산과 같다는 그런 느낌을 가졌다.
대통령의 준비와 정성과 진심이 그렇게 국가 간의 사이를 정말 가깝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중국 가서 '혼밥' 먹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중국은 의전이 매우 엄격한 국가로 사실 그러한 것이 통용이 안 되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는 13억 중국인민과 문재인 대통령이 식사를 하는 것처럼 하기 위해 일부러 한 것이다.
인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것이었다. 기자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기사를 쓰는 바람에 억울했던 적도 있었다.
진심은 통한다던데." (웃음)
*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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