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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부친의 꿈

참도 2018. 1. 12. 12:26

1000억은 돼야 월드클래스죠"..5년 전 손흥민 부친의 꿈, 현실로김용일 입력 2018.01.12. 05:45

지난 2010년 12월 손흥민(오른쪽)과 부친인 손웅정 감독이 춘천 공지천 인조잔디구장에서 훈련한 뒤 스포츠서울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하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1000억은 돼야 월드클래스죠.”

시곗바늘을 5년 전으로 돌려본다
. 손흥민(26)의 축구 스승이자 아버지인 손(Son)축구아카데미 손웅정 총감독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스스로 월드클래스 수준에 어울리는 몸값을 언급한 적이 있다.            

손흥민은 프로 데뷔 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세 번째 시즌(2012~2013)을 치르고 있었다.
전반기에만 6골을 넣으면서 가파른 골 레이스를 뽐냈다.
만 18세에 프로로 데뷔해 세 번째 시즌 만에 유럽리그 두 자릿수 득점(12골)에 성공했던 시즌이다
 
이듬해 손흥민은 레버쿠젠의 붉은 유니폼을 입었는데 당시 겨울 이적시장에서 레버쿠젠 뿐 아니라
 손흥민을 향한 유럽 주요 팀의 구애가 화제였다.
분데스리가 팀 뿐 아니라 현재 몸담은 토트넘과 리버풀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 클럽이 아시아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손흥민에게 관심을 보였다.
다만 손 감독은 아들이 독일에서 더 성장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무리하게 잉글랜드행을 원하지 않았다. 손흥민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토트넘 공격진의 확실한 주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당시 인내와 기다림은 커다란 밀알이 됐다.

손흥민은 20대 초반인 당시에도 800만 유로(102억원)에서 1200만 유로(153억원) 가량 몸값이 책정됐다.
 지난 2000년 유럽파 핵심 자원으로 뛴 박지성이 PSV에인트호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적을 옮길 때 기록한 이적료가 730만 유로였다.

 유망주 손흥민의 몸값은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고,
 팬 사이에서도 ‘우리도 100억원대 스타를 품을 수 있다’는 환호섞이 목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손 감독은 지향점이 달랐다.
 그는 “유럽 여러 매체와 축구 전문가가 책정한 액수였는데 흥민이에게 적절할 수 있다.
하지만 월드클래스라는 단어가 붙으려면 아직 멀었다”며
 “과거 지네딘 지단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선수들을 보라.
 1000억대를 그냥 넘긴다. 이 정도가 돼야 비로소 (월드클래스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이 차범근, 박지성 등 한국 축구의 얼굴로 대변한 선배들과 다른 점은
일반 학원 축구에서 성장하지 않은 점이다.
강원도 춘천에서 부친에게 일대일 지도를 받았다.
유소년 때 아버지를 따라 지겹도록 기본기를 연마한 그는 프로가 돼서도
 나이에 맞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가진 부친에게 조언을 구한다.

독일 시절까지만 해도 다른 유럽파 선수가 프리시즌 때 자유롭게 쉬면서 개인 훈련을 하는 것과
 다르게 손흥민은 춘천으로 내려가 새 시즌에 필요한 기술과 체력 훈련에 임했다.
 100억이라는 수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갈 길을 갔다.

‘손 부자’의 꿈은 어느덧 현실이 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는 9일(한국시간)
유럽 5대 빅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선수 이적 가치를 평가했다.
소속팀과 나이, 계약 기간, 국가대표팀 활약 여부 등을 고려했다.
브라질의 네이마르 다 실바(파리 생제르맹)가 2억 1300만 유로(2726억원)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손흥민은 7260만 유로(929억원)로 56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 중 단연 최고 순위다.
 1년 전(4480만 유로)보다 2780만 유로나 뛰었다.
 지난 시즌 21골 대기록과 더불어 올 시즌 10골을 기록 중인 활약이 반영됐다.
CIES 자료가 전 세계 축구선수를 평가하는 정확한 지표라고 볼 수는 없으나
말 그대로 1000억에 근접한 평가를 받은 건 주목할 부분이다.
 축구 시장이 어제 오늘이 다른 점을 고려하면 한국인 첫 1000억 시대가 근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올시즌 하반기 손흥민 활약에 따라 새 이정표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14일 오전 2시30분 에버턴과 정규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 출격한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