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했던 원학 스님이 10월 7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원학 스님 선거캠프 측은 7일 ‘후보 사퇴의 변’을 통해 “한국불교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겠다는 뜻을 품고 도전했으나 종책 토론을 통한 미래비전 제시를 담아내지 못하고 인신공격에 급급한 수준이 이르고 있다”며 “종단발전을 위한 올바른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고민 끝에 후보사퇴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특히 “건전한 비판과 대안제시란 대중 여망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거 중심에서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제안은 어떤 신되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사퇴이유를 강조했다.
스님은 이어 “선거과정 속에서 후보사퇴는 많은 비판과 비난이 예상되고, 저의 부덕함에 대해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며 “비록 사퇴하지만 종단 분열상을 치유하고, 자비로 섭수하는 화합종단이 되도록 역량을 다하겠다”고 향후 행보 방향을 밝혔다.
한편, 기호 4번으로 입후보한 원학 스님의 사퇴에 따라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는 10월 12일 3파전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원학 스님의 ‘후보 사퇴의 변’ 전문이다.
후보 사퇴의 변 존경하는 종정예하와 원로대덕 큰스님,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인단 이하 사부대중 여러분께 아픈 마음을 금치 못하며 후보 사퇴를 고하고자 합니다. 저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겠다는 뜻을 품고서 제35대 총무원장 후보에 도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출발부터 순탄치 않은 선거운동이었고 깊은 우려와 안타까움 속에 진행과정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작금의 현실은 우리 종단이 처한 모순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근절되어야 할 금권선거가 선거시작 전부터 문제화 되었고, 후보에 대한 문제제기는 그 방법에 있어 후보검증과 종책 토론을 통한 종단행정체계 확립 및 미래비전을 아울러 제시하는 건강성과 희망을 담아내지 못했으며, 개인의 인신공격과 방어에 급급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 도를 넘고 있습니다. 준법선거, 청정선거, 건전한 비판과 대안의 제시는 지극히 승가다운 보편적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써 사부대중의 여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선거의 중심에서는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되었습니다. 여법한 건전성을 상실한 주장과 제안은 사부대중들로부터 그 어떤 신뢰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선거과정 속에서 저의 후보사퇴는 많은 비판과 비난을 예상합니다. 저의 부덕함에 대해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무릅쓰고 후보사퇴를 결정하기까지 그동안 함께한 도반들과 고민 끝에 내린 뜻은, 현실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종단 발전을 위한 올바른 선거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현실을 외면한 대안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비록 사퇴는 하지만, 오늘의 종단 현실을 재삼 인식하면서 기울고 흐트러진 종단의 분열상을 치유하고 모두가 불제자임을 자비로 섭수하는 화합 종단이 되도록 저의 역량을 다하고자 합니다. 향후 제가 또 다른 환경에서 우리종단과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한 길이 열린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사부대중과 불자여러분을 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와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2017년 10월 7일 원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