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과 영업

생명보험사 위험하다

참도 2015. 9. 23. 15:40
◆ 위기의 보험산업 (上) / 연쇄파산 경험 일본의 교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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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기 직전인 2018~2019년에 한국에서 보험사 매물이 쏟아질 것이다.

최소 2~3개 회사는 파산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말 일본 도쿄에서 만난 야마우치 쓰네토 일본악사다이렉트 전 임원은 이렇게 단언했다.

삼성생명 고문으로도 활동하는 등 국내 보험업계에 정통한 야마우치 씨는 "파산에 근접한 보험사 매물을

사들이려는 곳도 많지 않을 수 있다"고 염려했다.

국내 보험사 한 임원도 "솔직히 이런 상태로 가면 생명보험사 절반은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증한 4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오히려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서 갈수록 커지는 역마진에다 당장 2020년부터 시행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4에 따른 부채평가방법 변경으로 자본 부족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당장 내년부터 매년 9조원씩 가용자본이 부족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갖고 있는 부채, 즉 나중에 가입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예상 보험금을

시가평가로 바꾸면 총 45조원(보험업계 추정)에 달하는 가용자본 부족액이 당장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예상보험금을 계약 체결 당시 금리를 기준으로 평가한 금액을 그대로 바꾸지 않고 장부에 쌓아뒀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4조5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인 9조원을 이익으로 메워야 겨우 '본전'이라는 얘기다.

 여기에는 초저금리에 따른 역마진으로 매년 발생하는 손실 2조원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후반 대형 보험사들의 연쇄 파산이 벌어졌던 일본 보험위기가 그대로 한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초저금리로 이자율 차이에 따른 역마진이 커진 상태에서 보유자산 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돼

 일본 보험사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처럼 보험사 연쇄 파산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보험사들은 IFRS4 시행으로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이제는 다른 규제는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견 보험사 한 대표는 "IFRS4 시행으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확충되는 만큼 가격에 대한 후진적인 규제는 이제 풀어줘야

보험사들도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 국제회계기준 2단계(IFRS4 2단계) : 2020년 한국에 도입될 예정인 새로운 회계규칙으로 보험부채의 공정한 가치평가가 핵심이다. 기존에 원가로 평가하던 보험부채(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를 시가로 평가하게 돼 금리가 떨어지면 그만큼 부채가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