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긴급 생활자금이 필요했던 직장인 윤모(34)씨는 인터넷에서 '서민을 위한 초특급 대출 이벤트'라는 광고를 보고,
한 저축은행에서 연 26% 금리로 700만원을 빌렸다. 고금리 때문에 힘겹게 이자를 갚아 나가던 윤씨는
최근 자신의 신용등급(6등급)과 연소득(3800만원)이면 은행에서 제공하는 서민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윤씨는 현재 국민행복기금의 보증을 통해 연 20% 이상의 금리를 8~12%로 바꿔주는 '바꿔드림론'을 은행에 신청한 상태다.
바꿔드림론은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이거나 신용등급 6~10등급이면서 연소득 4000만원 이하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윤씨는 "서민 금융 상품은 저축은행이나 캐피탈업체에서 제공하는 건 줄 알았다"며
◇중구난방 서민 금융 상품, 교통정리 시급
현재 금융권에는 저소득층과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금융 상품이 10개 넘게 나와 있다.
서민 금융 상품은 종류별로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창업자금이나 긴급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상품,
주택 마련을 지원하는 상품,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상품 등이다.〈표 참조〉
그런데 상품을 운영하는 기관이 10곳에 이르다 보니 이런 상품을 필요로 하는 서민층 소비자가 어디에 가서 어떤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는지 몰라 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 과도한 원리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
서민금융 1332'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별 도움이 못 되는 상황이다.
◇일부 대출자는 중복 수혜, 금융권 차상위층은 소외
작년 1월 빵집을 열면서 미소금융중앙재단으로부터 3000만원의 창업자금을 연 3.5% 금리로 빌린 이모(34)씨는
최근 시중은행으로부터 500만원의 새희망홀씨 대출까지 추가로 받았다.
2011년 1000만원의 채무를 바꿔드림론을 통해 저금리로 전환한 최모(59)씨는 한 달 뒤에는
치킨집을 차리는 데 돈을 보태기 위해 새희망홀씨를 이용해 800만원을 빌렸다.
서민 금융 상품을 몰라서 이용을 못 하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이씨와 최씨처럼 여러 서민 금융 상품을 중복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서민 금융 상품은 공적 재원으로 이뤄지는 만큼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고르게 혜택이 돌아가야 하는데 그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새희망홀씨·햇살론·미소금융·바꿔드림론 등 4대 서민 금융 상품에는
총 20조1650억원이 투입됐는데, 서민 금융 대출기관 간에 대출자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중복 수혜자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또 서민 금융 이용 자격이 6등급 이상으로 제한돼, 5등급인 금융권 '차상위층'들은 '대출 절벽'에 갇혀
울며 겨자 먹기로 2금융권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 최근 한국이지론에서 소개를 받아 연 26% 금리로 저축은행에서 1000만원을 대출받은 회사원 김모(38)씨의 경우,
3000만원가량의 채무(금리 연 20%대 후반)가 있었지만 서민 금융 상품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연소득이 3000만~4000만원이지만, 신용등급이 5등급이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이재연 박사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서민 금융 상품을 만들면서 획일적인 잣대를 대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개별 금융사에 일정 부분 재량권을 주는 방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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