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부조리 적폐

포스코 MB정부 부체

참도 2015. 3. 17. 20:02

포스코건설 비자금 의혹으로 촉발된 검찰 수사의 칼끝이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실시된 기업 인수·합병(M&A)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이명박 정권 5년 동안 포스코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정준양 전 포스코회장


천신일(왼쪽)·박영준


■ 정 전 회장 취임 ‘잡음’

정 전 회장은 2008년 말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러다 3개월 만인 2009년 2월 임기가 끝나지 않은 이구택 전 회장을 ‘퇴진’시키고 회장에 선임됐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이명박 대통령(MB)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 MB 최측근인 박영준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모임 당시에는 무직)이 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박영준 국무차장과 천신일 회장이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이구택 회장 등을 사전 접촉해 ‘청와대 뜻’이라며 정 회장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차관은 “박 명예회장 등을 만난 적은 있으나, 그들을 만날 당시는 자연인이었다”고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업계에서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박 전 차관에게 ‘다리’를 놓았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는 정 전 회장 포스코 입사 1년 후배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포스코 광양제철소 부소장으로 재직하며 소장이던 정 전 회장과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 무리한 인수·합병

정 전 회장이 회장직을 맡은 뒤로 포스코는 전례 없이 의욕적인 기업 인수·합병을 했다. 당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을 3조3700억원에 사들였다. 2010년에는 해양플랜트 업체인 성진지오텍 지분 40%를 당시 주가보다 40% 이상 비싼 1만2900원에 매입했다. 부채비율이 1600%에 이르는 부실 업체여서 이처럼 과도한 금액에 매입할 필요가 없었음에도 웃돈까지 얹어주며 사들인 것이다. NK스틸, 나인디지트, 리코금속, 대창알텍, 삼창기원 원전사업 부문 등 중소업체도 꾸준히 사들였다. 나인디지트는 인수 당시 부채비율이 500%나 됐고, 리코금속은 자본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포스코 계열사는 정 전 회장 재임 기간인 2008년 32개에서 2011년 한때 67개로 2배 이상 늘기도 했다. 부적절한 계열사 늘리기는 포스코의 재무구조도 악화시켰다. 연결기준으로 2008년 65.7%이던 부채비율은 2011년 말 92.5%로 치솟고, 차입금도 2014년 말 기준 27조4280억원가량으로 증가했다.

정 전 회장이 취임한 뒤 세계 철강 경기가 급전직하했다. 2010년 5조5441억원이던 포스코 영업이익은 2년 만인 2012년 3조6531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금성 자산은 2009년 8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5조2740억원으로 줄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취임한 권오준 회장은 부실 계열사 등을 정리하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있다. 30개 매각 대상 가운데 11개를 매각해 2조원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은 16일 주요 임원 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조기에 의혹을 해소함으로써 경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