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교양·라디오·드라마 PD 170명이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회사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권성민 PD에 대한 징계를 반대했다.

MBC PD협회 소속 170명 PD들은 8일 오후 늦게 실명으로 성명을 내고 “당장 인사위원회 회부를 철회하고,

권 PD의 진심어린 호소를 받아들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지난달 이미 기명으로 징계 반대 성명을 냈던 48명의 예능 PD를 제외한 다른 분야 PD들이 참여했다.

 <해를 품은 달>의 김도훈 PD,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탄생시킨 정찬형 PD,

<PD수첩> ‘광우병’ 편을 만든 조능희 PD 등 MBC의 대표적인 PD들이 이름을 올렸다.

권 PD는 세월호 참사 한 달 후인 지난달 17일, ‘엠병신 PD입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정말 수치스러운 뉴스가 계속 나가고 있다”고 반성했다. 권 PD는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보도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떠들었다”고 MBC를 강하게 비판해 화제가 됐다.

▲ '오늘의 유머' 게시판에 올라온 권성민 PD의글
 

그러자 MBC는 권 PD에게 ‘회사의 명예를 실추하고 MBC 소셜미디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을 내렸고, 9일 인사위원회에서 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내부에서는 중징계가 예상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MBC PD 170명은 “권 PD가 한 것은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시청자들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MBC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것”이라면서 “경영진은 권 PD의 충언(忠言)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일부 자구를 문제 삼아 인사위원회 회부로 답하고 있다”며 이번 징계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이들은 “‘엠병신’과 ‘마봉춘’의 비유는 비단 권 PD만의 주장인가”라며 “경영진은 권 PD의 충언(忠言)에 귀 기울이고,

 국민들에게 다시 사랑받는 길을 찾는 것이 순리”고 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권성민 PD 징계시도, 즉각 중단하라!!

회사가 예능본부 권성민 PD에게 중징계를 예고하는 ‘대기발령’을 내렸다. 그리고 9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하기로 했다. 모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이 ‘회사 명예를 실추하고 해사 행위를 했다’는 이유이다.

권 PD가 과연 회사 명예를 실추하고 해사 행위를 했는가? 권 PD가 한 것은 ‘세월호 보도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시청자들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MBC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것이다.

이는 비단 권 PD뿐만이 아니라 MBC 구성원 다수가 똑같이 생각하고 있는 바이고, 권 PD가 아닌 경영진이 앞장서서 사과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경영진은 권 PD의 충언(忠言)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일부 자구를 문제 삼아 인사위원회 회부로 답하고 있다. 경영진들은 왜 자구(Text)만 보고, 맥락(Context)은 보려하지 않는가? 뉴스를 보지 말아달라는 말이 정말 불매운동으로 들리는가? 이는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뉴스로 돌아와 달라는 호소에 다름 아닌 것이다. 그가 회사에 애정이 없다면 “문제가 있으면 매를 들고 때리고, 꾸짖어 주세요. 달게 그 질타의 매를 받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엠병신’과 ‘마봉춘’의 비유는 비단 권 PD만의 주장인가? 이 표현에 대해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데 권 PD만이 주장하고 있는가? 국민의 질타가 담긴 은유라는 사실을 왜 경영진만 모르는가? 경영진은 권 PD의 충언(忠言)에 귀 기울이고, 국민들에게 다시 사랑받는 길을 찾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경영진은 권 PD를 징계함으로써, 구성원들이 더 이상 건전한 비판을 하지 못하도록 꽁꽁 얼려두겠다는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노리겠지만, 역효과만 거둘 뿐이다. 이미 예능본부 PD 48명이 실명을 걸고, 권PD의 충언(忠言)에 귀 기울여 달라고 호소하고 있지 않은가?

경영진은 이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징계가 아닌 소통으로 MBC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당장 인사위원회 회부를 철회하고, 권 PD의 진심어린 호소를 받아들여라! 이것이 MBC가 경쟁력을 회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14년 6월 8일
MBC PD협회 소속 170명 PD 일동

강 인, 강대선, 강효임, 강희구, 고성호, 권석장, 권성창, 김근홍, 김대진, 김도훈, 김동희, 김나형, 김만진, 김민식, 김병철, 김보람, 김보슬, 김봉근, 김빛나, 김상협, 김상민, 김성욱, 김신완, 김영진, 김영혜, 김영호, 김 원, 김인수, 김재영, 김정규, 김정민, 김종민, 김종우, 김지현, 김진만(드), 김진만(교), 김창일, 김철영, 김현기, 김현수, 김현철, 김형민, 김형윤, 김호성, 김환균, 김희원, 남태정, 노도철, 노영섭, 문형찬, 민운기, 박건식, 박상언, 박상우, 박상준, 박상환, 박상훈, 박선영, 박성수, 박성은, 박승우, 박원국, 박정언, 박정욱, 박혜영, 박혜화, 박홍균, 서미란, 서정문, 성기연, 손미경, 손한서, 손형석, 송명석, 송인배, 송일준, 신석균, 신성훈, 신현창, 심소연, 심호준, 안재주, 안준식, 안혜란, 안희남, 양시영, 오경훈, 오동운, 오상광, 오행운, 오현종, 용승우, 유건욱, 유성은, 유 천, 유한기, 유해진, 유 현, 윤소연, 윤석호, 윤재문, 윤혜진, 이경용, 이근행, 이길섭, 이대호, 이동윤, 이동현, 이동희, 이모현, 이미영, 이민선, 이민호, 이승준, 이영백, 이우람, 이우환, 이재진, 이정식, 이종혁, 이주환, 이중각, 이지은, 이창호, 이춘근, 이한재, 임경식, 임남희, 임재윤, 임 찬, 임채원, 임화민, 장수연, 장준호, 전성관, 전여민, 정길화, 정대윤, 정영선, 정지인, 정찬형, 정홍대, 조능희, 조성현, 조수현, 조윤미, 조준묵, 조정선, 조진영, 진창규, 채환규, 최상열, 최병륜, 최우용, 최원석(드), 최정규, 최창규, 최현종, 하정민, 한재희, 한학수, 한 희, 함영승, 허진호, 허태정, 현솔잎, 홍민구, 홍석우, 홍지은, 황순규 (이상 170명 일동, 예능본부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