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윤일병

MBC 에서 쫒겨난 기자들 활약상

참도 2014. 5. 7. 10:31

[오마이뉴스 유민지 기자]

세월호 참사는 시민들에게 분노를 남겼다.

수백 명의 승객들을 죽음으로 내몬 채 자기들끼리 탈출해버린 선장과 선원들, 이윤을 위해 승객의 안전을 버려놓고 사고가 나자 회사 비리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선박업체, 기본 규정도 지키지 않은 채 승객을 구조할 수 있었던 '골드타임'을 흘려보낸 해경, 진짜 '구조'가 아닌 '실적'과 '커넥션'에 휘청거렸던 구조 활동. 어느곳 하나 정상적인 것이 없는 총체적 무능을 드러낸 정부. 이와 더불어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정부 감싸기에만 총력을 다한 언론에 대한 불신 또한 깊다.

대다수의 언론은 '전원구조'라는 첫 오보를 시작으로 사실 검증없이 흘러나오는 정부 측 이야기를 반복 전달했다. '골드타임'에 구조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았으나 언론에서는 "구조활동에 총력"이라는 기사를 내보내며 진실을 가렸다. 구조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대책본부의 모습에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으며, 정부의 총체적 무능을 지적하기보다, 현장을 방문한 '대통령의 선정'을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언론이 현장의 진실을 담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시민들은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분노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취재를 거부하며 언론이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 뉴스타파 > < 고발뉴스 > JTBC < 뉴스9 > 의 공통점



< 뉴스타파 > 는 지난달 17일 정부의 여객선 안전점검이 형식적이었다고 폭로했다. 사진은 방송화면이다.

ⓒ < 뉴스타파 > 화면 갈무리

이러한 가운데 주목받은 언론이 있다. < 뉴스타파 > < 고발뉴스 > , 그리고 JTBC < 뉴스9 > 다. 공교롭게도 이들 방송의 공통점은 MBC에서 '사실상' 내쫓긴 이들이 방송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 뉴스타파 > 는 사고 초기부터 정부의 재난대처시스템의 부재와 부실한 선박 점검 시스템, 지지부진한 구조작업의 문제 등에 대해 파헤쳐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부의 재난대처시스템을 지적한 4월 17일자 방송은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에 달하는 등 폭발적인 호응을 받은 바 있다.

< 뉴스타파 > 의 주 진행은 최승호 PD가 맡고 있다. 최 PD는 MBC < PD수첩 > 을 통해 '4대강 수심 6m의 비밀', '검사와 스폰서' 등 권력의 비리와 거짓말을 폭로하다가 2012년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파업 당시 해고됐다.

< 고발뉴스 > 는 < 팩트티비 > 와 연합해 팽목항과 진도체육관 등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다이빙벨 투입을 둘러싼 논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나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을 거부했던 대책본부가 다른 곳에서 다이빙 벨을 빌려 현장에 투입하려 했던 것을 취재해 대책본부의 이중성을 고발했다.

< 고발뉴스 > 의 이상호 기자 역시 MBC 해직기자다. 지난 2013년 'MBC가 대선을 앞두고 김정남 인터뷰를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트윗을 했다는 이유로 MBC는 '회사의 명예실추'를 걸어 이 기자를 해고했다. 이후 MBC의 해고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으나 아직도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가장 주목받은 JTBC < 뉴스9 >



지난달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당일 해양경찰청이 청와대와 총리실, 안전행정부로 보고했던 부실한 상황보고서가 < JTBC > 보도로 공개됐다.

ⓒ 화면캡쳐

이번 세월호 사고를 다루면서 가장 주목받은 곳은 JTBC < 뉴스9 > 다. 첫날 생존자 학생에 대한 무리한 인터뷰로 비난이 쏟아졌으나 이를 즉각 사과하고, 이후 진정성 있는 세월호 보도를 통해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했다.

지상파 3사와 YTN, 타 종편 채널에서 전하지 않은 세월호 사고를 둘러싼 문제를 < JTBC 뉴스9 > 는 심층 취재·보도했다. 구조활동에 대한 다양하고 적극적인 시도를 주문하는 목소리를 전하는가하면,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생생히 전달했다.

세월호 사고를 다루면서 JTBC < 뉴스9 > 의 시청률은 지상파 뉴스를 따라잡았으며, JTBC < 뉴스9 > 가 포털을 통해 생중계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시청자들은 그 이상일 것으로 판단된다. JTBC < 뉴스9 > 를 이끌고 있는 손석희 사장은 전 MBC 앵커다. 손 전 앵커 역시 8년간 진행해 온 < 100분 토론 > 에서 갑자기 하차했다. 당시 MBC 경영진은 '고액의 출연료'를 이유로 하차를 결정했다.

이른바 '정권에 밉보인 방송인'들의 연이은 하차가 진행되던 중 이뤄진 손 전 앵커의 하차는 '정치적 외압'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후 < 손석희의 시선집중 > 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은 이어갔으나 경영진의 패널교체 요구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손 전 앵커의 JTBC행을 두고 이러한 배경이 한 축을 이루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사실상' MBC가 내쫓은 것이다.

이렇듯 유능한 PD와 기자들은 내쫓고, 보도·제작 일선에서 배제시킨 지금의 MBC는 어떤 모습일까? 참사 첫날 구조가 한창일 때에 사망자 보험금을 계산하는 보도를 내놔 '패륜보도'라는 오명을 얻었다.



5월 7일 MBC 앞 촛불집회

ⓒ 유민지

7일 저녁 여의도 MBC 앞에서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꼬집기보다 '정부 홍보방송'만 해 오히려 재난을 키운 MBC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린다. 민언련 등 8개 언론단체와 시민들은 MBC에서 쫓겨나간 이들의 방송에는 박수를, 이들을 내쫓은 MBC에는 분노의 촛불을 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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