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 방법

[스크랩] 무식하면 용감해라!

참도 2013. 4. 22. 17:02

대부분 직장생활하다가 은퇴후에 귀농하면 영농에 한해서는 문외한이라 할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니 농사엔 무식이 바닥까지 보일 정도지만 그럴땐 용기라도 있어야 흥망간에 도전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잣대질을 해도 계산이 정확할 수 없고, 그렇다고 남의 경험담이나 들어봤자 자신과 스타일이 다르므로 망서려 질 따름이다.

 

나는 무식한 농부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 편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무식하다는 말은 별로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모르기는 해도 객관적으로 볼 때 성공했다고 비춰지는지 모른다. 처음 귀농해서 농사에 농자도 모르면서 배씸만 믿고 왕창 저지르고 말았는데, 백두대간 해발고도가 1.000m에 가까운 고랭지에다가 재배환경에 검증도 안된 블루베리를 수만주나 덜컥 심었으니 영농지도자를 비롯해서 학계에서나 담당공무원이나 할것 없이 실패를 예고했다.

 

그래서 내가 하기 좋은 말로 천분지 일의 확률로 심었다고 했다. 전문가의 의견으로는 대한민국에 아직까지 험준한 고산지대에 과수를 심어서 성공한 사례가 전무할 뿐더러 작업환경이 열약하고 야생짐승의 피해가 우려되므로 성공가능성은 1천분의 1에도 못미친다고 하는 것이었으나 무식이 재산인지라 과감히 추진한 결과 정부 고위층에서 먼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열약한 작업환경을 돕고자 모노레일을 자그마치 3.2km나 지원사업으로 설치해주었으며 저장시설 및 작업창고도 지원사업으로 대폭적인 후원이 이뤄지게 되었던 것이니 무식한 덕을 톡톡히 본 것이 아닌가 한다.

 

다음해 열매가 열기 시작하자 온 방송신문 잡지 등 언론매체에서 크게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했으니 미련한 농부가 큰 일을 저지른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자 친환경부문에서 제 9회 자랑스런 한국인대상을 수상하기에 이르렀고, 이어 야생블루베리 재배부문에서 제 5회 최고브랜드대상까지 수상하게 되는 영광을 안게 됐으니 행운이 몰려닥친 것이다.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모르기는 해도 전국의 농정담당 국장급들은 거의 견학을 다녀갔고, 몇몇 도지사를 비롯, 중앙정부기관에서도 국장급 공무원과 농업관련 교수 및 박사급들이 상당수 방문하기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에 야생이냐? 아니냐?를 놓고 갑론을박의 논쟁도 여러차례 일어났으나 누구를 막론하고 현장을 목격하고는 입을 다물었고, 인간이 심었으니 야생은 아닐지라도 심증적으로 야생이라고 하는덴 이의가 없겠다는 농진청 박사팀도 인정하고 돌아갔다.

 

경기지사님도 측근을 보내 대야농장의 재배환경을 보고 받았다고 했다. 나는 잡초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다. 남들은 잡초와의 전쟁이라고들 하지만 나만큼은 잡초가 없으면 재배식물이 건강할 수 없다는 역설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말을 전해들은 경기지사님은 농민세미나에서 나의 말을 소개했을 정도였다고 전해들었다.

 

잡초가 미우면 잡초없는 사막땅을 일굴것이지 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토지를 선정했느냐? 하는 궤변이 그들의 귀에는 예사롭지 않게 들렸을지 모른다. 비유컨대 국가는 우리 민초가 건강해야 부강한 나라가 되는 이치와 같이 백성이 없는 나라에 임금혼자서 무슨 통치를 하겠는가? 하는 말이었다. 아울러 인간의 몸에는 솜털을 비롯해서 머리털 턱수염 등 매월 아니면 매일 귀찮게 자라나서 면도질하고 이발을 해가면서도 뽑아버리지 못하는 이치에 비유했던 것이다.

 

사람도 털이 건강해야 피부도 건강하고 무병한게 아니냐? 는 말이었다. 당신의 수염이 귀찮다고 뽑아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하고 반문해보면 한결간이 그럴순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뽑아도 뽑아도, 고엽제를 뿌려대도 나오는 잡초를 이발하듯 보기좋게 다듬으면 되지 왜 부직포를 씨워서 못나오게 하고 제초제를 뿌려서 죽여버리는가? 하는 말이다. 모두가 궤변으로 들리겠지만 위정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이론이 합당하다는데 귀결점을 맞춘 것이다.

 

그래서 우리농장에는 매년 전단지를 4차례 낫으로 풀베기를 연례행사처럼 해주고 있다. 풀을 베어서 그자리에 놓으면 발효되어 기름진 거름이 되어주고 땅도 비옥해지며 농작물에 대드는 풀벌레도 자기들 본거지인 잡초에 의지해서 살아가므로 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도 작물에 피해가 전혀 없으며, 토양도 건강하여 물을 주지 않아도 보습이 잘 되므로 메마르지 않으니 일석이조의 덕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많은 풀벌레가 서식하니 조류피해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었다. 새들은 열매보다 벌레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새나 까치등이 살충제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땅 속에는 굼벵이며 지렁이가 많으니 산중에 많은 새들이 배불리 먹고 농부도 풍년을 수확하게 되는 것이다. 일컬어 전문가들은 자연순환농법이라고들 하지만 알면서도 단 한번도 실천해보지 않은 연구원들이 해마다 심심찮게 방문하여 농사기법을 관찰하곤 한다.

 

기존의 관행농업은 저비용 고효율을 주창하지만 우리농장은 그와 반대로 고비용 저효율로 과거 500년전으로 회귀한 농업이다. 하지만 요즘엔 영농장비가 좋아서 잘만 활용한다면 소비자의 건강도 챙겨주고 신선한 농산물을 얼마든지 생산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모든 농민에게 권장하고 싶은 이야기다.

 

 아래 사진은 비탈진 야생단지에서 열매따는 모습

 

출처 : [Daum우수카페]귀농사모/한국귀농인협회
글쓴이 : 산농(山農)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