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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농사공장 수출

참도 2013. 1. 10. 18:29

농업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인 요즘 농업기술로만 10조원의 수출길을 열어 화제를 낳고 있다.

경기도가 개발한 첨단 스마트 식물공장기술의 카타르 진출이 확정돼 국내 농업기술로는 처음으로 10조원 규모의 수출을 하게 된 것. 도는 카타르 국립식량안보증진기구(Qatar National Food Security Programme QNFSP)와 식물공장 공동개발과 보급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양측의 일정상 서면으로 이뤄졌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먼저 사인을 해서 지난 12월말 카타르 현지로 보냈으며 8일 카타르 식량안보프로그램 의장인 파하드 빈 모하메드 알 아티아 의장이 최종 사인해 이뤄졌다.

카타르 국립식량안보증진기구는 우리나라의 농림수산식품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카타르 왕세자 직속기관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도는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카타르 도하 현지에 50억원에서 100억원 규모의 시범사업 성격의 식물공장 건설에 착수하게 된다. 도와 카타르는 2월 중으로 경기도 측 인사 2명과 카타르 측 인사 2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장 건설에 필요한 세부 사항을 조율할 예정이다. 세부합의사항이 도출되면 경기도와 카타르는 2월말 경 실제 계약인 MOA를 체결할 계획이다.

임재욱 도 농업기술원 원장은 "중동 시장 진출을 놓고 경기도와 네덜란드, 일본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카타르 현지에서 경쟁 국가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주카타르 한국 대사의 연락이 있어 2월 MOA를 앞두고 서둘러 MOU부터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는 식물공장에 대한 기술이전과 상용화를 계약 조건으로 제시해 이번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번 협약이 경기도 농업기술의 카타르 진출이라는 단순 사실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카타르를 기반으로 최소 중동과 아프리카 등 사막을 가지고 있는 세계 모든 국가에 식물공장을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것이 도의 입장이다.

실제로 협약서에는 사막국가협력체(Global dryland alliance GDLA)를 통해 전 세계에 식물공장을 확산, 보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막국가협력체는 사막 문제에 직면한 국가들이 형성한 협력체로 식량부족 문제 해결, 공통 식량 안전 문제 해결책 마련을 위해 고안됐다. 카타르 식량안보프로그램이 협력체 구성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14년 UN산하기구로 설립될 가능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국가는 물론 멕시코 등 전 세계 17개 국가가 가입돼 있다. 지난해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속가능개발회의에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사막국가협력체 설립을 공식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도는 채소를 대부분 수입하는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지역 특성상 전체 채소 소비량의 20% 정도를 식물공장에서 생산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1000개 정도의 식물공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식물공장 1개 시설당 약 100억원이 시설 투자비가 소요되기 때문에 최소 10조원 규모의 시장성이 있다는 것이 도의 계산이다. 2014년 사막국가협력체에 경기도 식물공장이 보급 된다면 시장 규모는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도는 추정하고 있다.

도와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010년 로봇을 이용해 계절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계획생산이 가능한 첨단 식물 생산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어 지난 해 3월 농기원은 이 시설에 태양광과 지열 발전시스템을 접합시킨 에너지 절감형 친환경 스마트 식물공장 개발에도 성공했다. 도가 카타르에 수출하는 것이 바로 이 스마트 식물공장. 태양광과 LED 인공광, 지열 등을 동시에 사용해 에너지 사용이 적고, 로봇 재배시스템으로 어떤 환경에서도 고품질 채소를 재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도의 스마트 식물공장 개발 소식은 중동의 유명 방송인 알자지라 한국 특파원을 통해 카타르 정부에 전해졌으며 지난해 8월 카타르 식량안보증진기구는 식물공장 공동연구에 관한 구체적 협력방안을 논의하자며 김문수 지사를 초청했다.

이에 김 지사는 10월 28일 카타르를 직접 방문해 식물공장 기술세미나를 열고 농기원의 식물공장 연구성과를 설명했다. 당시 QNFSP의 파하드 빈 모하메드 알 아티아 의장은 "카타르는 먹거리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고 토지의 1%만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상태여서 식물공장을 설치해 활용하면 카타르의 물 절약과 신선한 채소생산에 획기적일 것"이라며 "경기도와의 첨단식물공장 공동연구를 적극 지지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의 방문을 계기로 양측의 협상은 급물살을 탔고 마침내 8일 식물공장 공동연구와 설치에 합의에 이르게 됐다.

김문수 지사는 "경기도 농업기술이 사막에, 그것도 플랜트 수출을 앞두고 있다"며 "지금까지 중동국가를 대상으로 우리나라의 선진농업기술을 수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지만 중동국가 차원에서 직접 관심을 보이고 기술세미나를 요청하거나 중동 투자자가 방한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카타르 식물공장 진출에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도는 이번 식물공장 수출이 1970~80년대 우리나라 기업의 중동 건설사업 붐에 이어 농업 분야에서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기원 관계자는 "농업기술력이 가장 좋은 네덜란드, 일본,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들이 중동시장에 진출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성공사례가 없다"며 "도와 카타르의 식물공장 공동연구는 국내 IT기술을 농업에 적용해 최첨단 농업시설의 국외 수출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