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그룹 차원의 감사(경영진단)를 실시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과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맏형인 데다가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핵심적인 회사여서 그룹이 직접 감사에 뛰어드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실제 삼성화재나 삼성증권은 지난해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받은 후 임원이 수십 명씩 물갈이되기도 했지만 삼성생명은 그룹의 경영진단팀장 출신인 박근희 사장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되며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삼성생명 안팎에서는 "삼성생명에 그룹 차원에서 감사팀을 파견한 것은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얘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대대적인 경영진단에 나선 배경에 대해 최근 악화된 경영환경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생명 내부에는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에 생명보험사들이 직격탄을 맞아 경영실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3월 결산) 자산운용 수익률이 4.67%로 전년(6.38%)에 비해 1.71%포인트나 급락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생보시장의 40% 가까이 차지했던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최근 크게 떨어졌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수입보험료는 5조6955억원, 전체 생명보험 시장의 23.22%로 지난해 1분기의 26.85%에 비해 3.63%포인트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 3월에 발표한 삼성생명의 장기사업계획(비전 2020)의 대대적인 전환과 이에 따른 조직 개편, 인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자산 146조원, 매출 26조원인데 8년 뒤인 2020년에 자산 500조원, 매출 100조원의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는 올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주변 환경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0년엔 해외매출 27조원으로 매출의 40%가량을 해외에서 내도록 설정된 점 등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이 많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이번 감사는 `스피드 경영`을 내세우고 있는 그룹 차원에서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새벽 6시 30분 출근 등으로 요약되는 긴장감 있는 위기경영의 특성상 하락 추세의 삼성생명을 그룹 차원에서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사고 등 사내외 비리와 관련된 인적 청산도 이번 감사를 계기로 동시에 일어날 요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생명은 정규직 임원만 60명이 넘는 대규모 조직이어서 대폭 인사가 감행될 경우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다른 금융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금융계열사 인재풀이 한정된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과 김석 삼성자산운용 사장을 맞바꿨듯이 삼성생명발 전면 인적 개편과 연쇄 이동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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