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다간 우리나라 축산농가는 살아남을 곳이 없을 겁니다.
" 20일 찾은 충북 충주시 주덕읍 대곡리 소재의 한우농가. 거세우 60마리와 번식용 암소 190마리 등 이곳에서 자라는
250마리의 한우를 둘러보던 농장주 조성능 씨의 얼굴에는 근심만 가득했다.
조씨는 "소값이 하도 떨어져서 1마리를 팔 때마다 100만원씩 적자를 보고 있다"며 "한때는 자식 같던 소들이 이제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며 한숨지었다. 인근의 다른 농장까지 10여 년을 한우와 함께 살아온 그에게도 요즘 같은 상황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조씨는 "200㎏ 암송아지 1마리는 2010년 가격의 4분의 1도 안 되는 80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소값 하락으로 한우 농가가 벼랑 끝에 몰렸다.
전국한우협회 주최로 충주 탄금대에서 열린 '한우인의 날' 행사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하나같이 '한우 농사를 접을 판이라고
1년에 한 번 전국 1만여 명의 농가가 모이는 이곳에는 암울한 현실 탓에 축제 분위기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구경북도지회 조득래 이사는 "소 사육에 1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축산농가들은 '지금만 참으면 내년은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로 산다"며 "하지만 요새는 그런 희망 자체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어려운 현실을 겪고 있는 것은 비단 충북지역 농가뿐만이 아니다.
전국한우협회 부산경남도지회장을 맡고 있는 이강우 씨가 현재 부산에서 190마리의 한우를 키우는 데 드는 사료값은 한 달에 2500만원.
이는 작년보다 35%나 오른 가격이다.
그 탓에 번식용으로 송아지를 1년 사육해서 판매할 때마다 70만원씩 손해를 보고 있다.
고기로 쓰는 거세우는 더 심각하다. 소를 2년간 키운 뒤 출하를 위해 6개월간 곡물사료를 먹여 살찌우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은 최고 650만원인데 이 경우 판매 후 적자는 150만원까지 늘어난다는 것이 이씨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이씨는 사실상 번식을 통해 사육 마릿수를 늘리는 추가입식을 포기했다.
작년에 250마리에 달했던 이씨 농장의 소가 190마리로 줄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이씨는 "값이 특히 떨어진 암소는 계속 도태시키고 고기용 소는 출하를 하며 더 이상 번식시키지 않고 있다"며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더 이상 늘릴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국내 축산 농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세 농장주들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으로 국내에서 한우 사육에 종사하는
총 15만1191가구 중 20마리 미만을 키우는 농가는 11만2226곳으로
1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대규모 농가(5127곳)의 20배 수준이다.
이들이 키우는 한우만 해도 70만4267마리로 50~100마리를 키우는 농가의 61만8134마리를 뛰어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영세농가들은 보통 암소 1~2마리를 키워서 송아지를 낳아 판매하는데 요즘 소값이 폭락한 데다
사육하는 데 드는 돈은 계속 늘어나니 사육을 포기하고 있다"며
"이러면서 시장에 암소를 투매하다 보니 암소값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2만곳에 달하는 농가가 소 사육을 그만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농민들은 지금과 같은 사태를 낳은 것이 정부의 근시안적인 한우 입식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민경천 전국한우협회 광주전남도지회장은 "2010년만 해도 정부에서 국내 소고기시장에서 한우 점유율을 60%까지 끌어올려야 된다며
한우 사육 마릿수를 330만마리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다"며 "소값 폭락 우려가 있는데도 늘어나는 공급을 받쳐줄
별도의 대책은 전혀 없이 무작정 정책 목표를 위해 입식을 장려한 것이 지금 같은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암소 수매정책도 입방아에 올랐다. 정부는 올해 300억원을 들여 암소 10만마리 수매 계획을 발표했는데
현재 이미 도태를 예약한 암소는 9만9000마리에 달한다.
말이 수매지 농가가 45개월령 미만의 암소를 가져가면 아직 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는 50만원,
낳은 경우는 3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 뿐이다.
사실상 소값은 전혀 없고 소를 운반하는 데 드는 실비만 지원해주는 셈이다.
그럼에도 농민들은 소값이 오르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 눈물을 머금고 사료값도 안 되는 가격에 소를 넘기고 있는 것이다.
[충주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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