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언론과 시민단체 지적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을 받은 국토해양부가, 국회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 요청에도 거짓으로 답한 사실이 21일 드러났다. 피감기관이 감사기관에 거짓말을 한 꼴이어서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통합당 4대강 특별조사위원회 이미경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해양위원회 회의장에서 전날인 20일 국토해양부로부터 받은 회신 자료를 공개했다. 이 의원실은 지난주 국토해양부에 '4대강 보의 세굴 현상 현황과 지난 5월 감사원 지시로 시설안전공단이 시행한 수중 촬영 결과' 등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가 회신을 해온 것인데, 그 내용은 "감사원 지시로 시설안전공단이 보를 수중 촬영한 바 없으며, 합천창녕보·달성보·강정고령보·백제보·세종보에서 발생한 세굴은 5월까지 보강을 완료해 현재는 다시 세굴 현상이 나타난 바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거짓이었다. <한겨레>는 21일 이미경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국토해양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공주보 바닥보호공 재보강 계획' 문건 내용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료를 보면, 국토해양부는 지난 2월 공주보에 나타난 세굴 현상을 확인하고 보강 공사를 지시해, 3월20일 1차 공사가 완료됐다. 그리고 5월18일 감사원이 시설관리공단에 보 수중 촬영을 지시했고, 5월19일 수심 측량 결과 보강 공사를 한 위치에서 다시 세굴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소속 기관이 작성한 문건에서는 공주보에 세굴 현상이 다시 발생하는 원인까지 분석하고 있었는데, 정작 국토해양부는 국정감사를 앞둔 해당 상임위원회 위원의 자료 요청에 거짓으로 응답한 것이다.
국토해양부는 앞서 시민단체와 언론의 문제지적에 대해서도 거짓 해명을 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3월8일 시민단체와 학계가 모여 만든 '생명의 강 연구단'이 충남 연기군에 위치한 공주보를 방문한 뒤 "세굴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 "공주보에 대해 세차례 수심 검사를 한 결과 세굴 현상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해명 자료를 배포했던 것이다. 앞서 공개된 국토해양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문건을 보면, 국토해양부가 공주보의 세굴 현상을 처음 알게 된 시점은 2월14일이었고, 보강 공사를 시작한 시점은 3월7일이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당시 생명의 강 연구단이 수중 조사를 하려한 지점에 세굴 현상이 없었음을 밝혔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당시 '생명의 강 연구단'은 시공사의 방해 탓에 공주보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었다.
이에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토해양부의 태도를 성토했다. 이미경 의원은 오늘 열린 상임위에서 "피감 기관이 국회의원의 요청에 거짓 자료를 보내는 현 상황에서 국정감사가 왜 필요한 것인지 존재 의미조차 알 수 없는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주승용 국토해양위 위원장은 이날 상임위에 출석한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에게 거짓 자료 제출 진상 조사 및 관련자 징계, 장관의 사과를 요청했다. 권 장관은 "아직 사실 파악이 안된 상황이지만, 허위 자료 제출 여부를 확인하겠으며, 관련 책임이 있다면 엄중히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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