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 보험료 폭탄이라고 해서 그게 뭔가 궁금했는데 견적서 받아 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이 씨가 2009년 8월 한 손해보험회사에서 3년 만기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할 때 보험료는 월 2만4700원이었다.
만기가 돼 이달 중순 보험을 갱신하려고 보험료를 알아보니 3만7500원으로 3년 사이에 50% 이상 올랐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만기가 돌아온 보험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받아든 견적서를 보고 크게 놀라고 있다.
3년 만기인 보험은 보험료가 가입 당시보다 50% 이상 오른 사례가 대부분이고 심지어 100% 가까이 오른 가입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금융 관련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이 씨처럼 실손보험을 갱신하면서 '보험료 폭탄'을 맞았다는 사례가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최근 들어 실손보험 갱신 보험료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3년 전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대거 만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2009년 10월부터 실손보험의 의료비 보장한도를 진료비의 100% 보상에서 90%로 낮추기로 하자
손보사들은 2009년 8월과 9월 "100% 보상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대대적으로 절판 마케팅을 펼쳤다.
이 마케팅 효과로 2009년 3월 1207만 명이었던 가입자가 2010년 3월에는 2125만 명으로 급증했다.
가입자가 급증하자 보험사가 내줘야 하는 보험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8회계연도에 손보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1조2200억 원이었지만 2010회계연도에는 2조430억 원으로 불어났다.
실손보험 손해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손해율은 2008회계연도 102.0%에서 2010회계연도에는 115.1%로 올라갔다.
손보사들이 가입자들로부터 보험료 1만 원을 받아서 보험금은 1만1510원을 내주고 있다는 뜻이다.
치료비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어 가입자들이 병원을 돌아다니면서 '의료 쇼핑'을 한 게 손해율 상승의 주원인이라고 보험업계는 설명한다.
손보사들은 실손보험이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다.
손보사들이 실손보험료 인상폭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지만 인상률이 평균 50%는 넘을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손해율이 늘어났다고 해도 50% 내외의 보험료 인상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사는 일단 보험료가 들어오면 사업비를 떼고 운용을 통해 수익도 낼 수 있기 때문에
손해율이 올라도 상쇄할 여지가 있다"며 "손해율이 오른 만큼 보험료를 올리겠다는 것은 보험사의 지나친 폭리"라고 지적했다.
가입자들이 실손보험에 분통을 터뜨리는 또 다른 이유는 보험을 갱신할 때 보험료가 얼마나 오를지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상당수 손보사들이 실손보험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를 다시 산정하고 보장 범위 역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입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실손보험 가입자는 "가입 당시 갱신할 때 예상 보험료를 문의했더니 아직 산출 방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큰 손보사가 보험료를 마구 올리지는 않을 테니 올라봐야 1000원 내지 2000원이고 어쩌면 내릴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밝혔다.
실손보험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자 금융위원회는 30일 실손보험 개선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약 형태가 아니라 월 2만 원 정도에 단독으로 실손보험에만 가입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보장 범위는 기존 상품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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