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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수경 스님이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서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며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발언에서 청중들은 폭발적인 박수와 환호를 보냈으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을 향해서도 선거결과에 오만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발언에도 청중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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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가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4대강 사업 즉각 중단' '문수 스님 잊지 않겠습니다'가 적힌 손피켓을 흔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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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인 수경 스님이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서 호소문을 낭독한 뒤 내려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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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4대강 개발을 멈추십시오."
"조계종단 수뇌부에 호소합니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 끝내십시오."
이명박 정부와 조계종 종단을 향한 수경 스님(불교환경연대 대표)의 호통이 터져나왔다.
수경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의 준엄함을 봐야 한다"며 "방송을 장악하고 아무리 국민을 겁박해도 국민은 경찰국가나 다름없는 공안통치의 부당함을 표로 보여주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제 그만 하십시오. 국민이 이명박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으로 몰고 가지 마십시오"라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조계종 종단 수뇌부를 향한 성토도 이어졌다. 수경 스님은 "온갖 교활한 방법으로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의 의미를 축소시키려 한 행위는 바구미(곡물을 갉아먹는 해충)들이나 할 짓"이라며 "집행부를 쇄신해서 국민과 종도들에게 신뢰받는 종단을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사람이 죽었는데 어찌 눈도 깜짝하지 않는가"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정부여당의 지방선거 참패와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이 맞물려 더욱 거세지는 형국이다. 사실상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심판을 받은 정부로서는 버티기 힘든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수경 스님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서 "생명의 존엄을 모르는 권력자들의 무지와 탐욕, 무자비함을 일깨우기 위해 죽어간, 온갖 생명을 대신해 죽어간 문수스님의 뜻만은 바로 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특히 문수 스님 영전 앞에 고개 숙여 인사하고 돌아서는 수경 스님을 향해 추모식 참가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연단 앞에선 수경 스님은 호소문을 읽기 전 깊은 한숨을 쉰 뒤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경고로 말을 꺼냈다.
"사람이, 수행자가 죽었다. 그런데 어찌 눈도 깜짝하지 않는가. 강의 숨통을 자르면서 온갖 생명을 짓밟는 것도 모자라 사람의 목숨을 가져가고도 이토록 냉담할 수 있는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심과 천심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위도 지키지 못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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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가 열린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중앙승가대학교 동문들이 천도의식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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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서 문정현 신부,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손학규 전 지사, 한명숙 전 총리,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 유시민 전 장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 김진애 민주당 의원 등이 합장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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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 스님의 호통은 추모식 맨앞에 자리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손학규 전 대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장관 등 야당 인사들도 피해가지 않았다.
"이번 지방선거의 야당 지지는 순수한 야당 지지가 아니라는 것 잘 알지 않는가. 제발 정신 똑똑히 차리십시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한 불신을 야당에 대한 지지로 착각하지 마십시오!"
여유있는 표정으로 앉아 있던 야당 인사들을 향해 수경 스님이 호통을 치자, 순간 추모식장 곳곳에서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또 다시 깊은 한숨을 내쉰 수경 스님은 조계종 종단 수뇌부를 향해 "돌려 말하지 않겠다"면서 "조계종 종단 수뇌부에 호소한다, 이명박 정권의 하수인 노릇을…"이라고 쓴소리를 이어갔으나 추모제 참가자들이 너무 큰 환호와 박수를 보내 말을 미처 끝맺지 못했다.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은 참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고 박수는 한참 끊이지 않았다.
박수가 멈추자 이어진 수경 스님의 목소리는 더욱 격앙되었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을 직접 거명하며 "사판(행정에 종사하는 승려)의 역할은 이판(수행만을 하는 승려)의 역할과 똑같다"며 "사판 노릇 제대로 하십시오"라고 지적했다. 또 "타락한 정치인 흉내 내는 것이 사판노릇이 아니라는 것 잘 알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수경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에게 집행부를 쇄신할 것을 요구하며 "더 이상 나처럼 거리로 나서는 수행자들이 없게 해준다면 나는 당장 바랑을 지고 산골로 들어가 촌로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수경 스님은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사업을 중지 폐기하라, 이명박 정권은 부정부패를 척결하라, 이명박 정권을 재벌과 부자가 아닌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문수 수님의 유언으로 호소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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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서 고인의 위패와 영정이 입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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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에서 참석한 스님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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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인사 대거 참석... 4대강 사업 중단 정부 압박
지난달 31일 '4대강 사업 중단', '부정부패 척결' 등을 요구하며 소신공양을 한 문수 스님의 추모식에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과 4대 종단 종교인, 불교신도, 시민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전날(4일) 치러진 다비식은 조계종 종단장이 아닌 10교구본사 은혜사의 교구장으로 치러졌는데, 조계종 총무원이 장례를 일방적으로 축소했다는 논란이 있다.
그래서 이날 추모식은 '4대강생명살림 불교연대'와 4대 종단의 '종교환경회의', 시민사회 단체가 주관했다.
문수 스님의 중앙승가대학교 동문들의 천도의식으로 시작한 추모식은 4대 종단 대표 종교인들의 추모사와 각계 인사들의 조사로 이어졌다.
중앙승가대학교 총동문회장 원정 스님은 조사에서 "이렇게 스님을 보내고 나서야 모든 생명을 죽이는 일에 침묵했던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깨달았다"며 "4대강이 모든 생명의 삶의 터전으로 보존되는 세상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에서 전태일과 같은 수많은 민주열사들의 모습을 본다"며 "이명박 정부는 스님의 유서 내용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운하반대교수모임의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못한 탓에 (문수) 스님이 가셨다"며 "4대강 사업으로 벌어지는 작금의 사태는 금수강산에 대한 변란이고 국토파괴행위"라고 한탄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스님의 유지를 민주노총이 받들고 가겠다"며 "소외된 자들을 위해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열린 추모식에는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를 비롯해 손학규 전 대표, 한명숙 전 총리, 김진표, 김진애, 전병헌 국회의원 등과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희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유원일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등 야당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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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수 스님 소신공양 국민추모제'가 열린 5일 저녁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시민들이 합장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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