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비닐하우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산에서 뭔 일이 벌어졌는지는 난 모른다.
왜냐하면 난 토요일에 일을 하고 일요일엔 축구를 하기에
산엘 같이 올라갈 시간이 잘되질 않는다.
(이런식이라도 너스레를 떨어놔야 산에 가잔 이야기를 안하지...)
프린세스가 도중 뻗었고 힘겨워하는 그녀를 누군가 도와주었단다.
뻗은 프린세스가 물찬제비님에게 고마움을 표한다는 이야기만
바람에 전해 들어 알릴뿐이다.
(내가 뻗었을 땐 선화님은 걱정은 거녕 퍼져있는 내앞에서 윗옷 훌러덩 까집어
배꼽땀 딱는 바람에 흥분해서 뒤지는 줄 알았다..)
빛바랜 사진을 보면서 가끔은 추억에 잠기곤 한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갔을 때 타지방 여학생들과 어울려
밤새 개울가에서 노래부르고 놀았던 기억.
MT가서 늘 하던 짓꺼리인 캠파이어.
빙 둘러 앉아 기타치면서 밤새 노래 이어 부르며
나무에 붙은 불이 다 꺼져갈 때까정 목놓아 부르던 우리의 청춘이야기.
30여년이 지난 오늘 비닐하우스 안에서 우린 똑같은 기분을 맛보았다.
둘러앉아서 7080의 노래를 부르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대경방이 아니면 어찌 느껴볼 수 있겠는가.
칙칙한 노래방에서 곰팡이 냄새 맡으며
누군가 침튀며 불렀던 마이크에 내침을 덧 쉬우며
소리 지르는 노래가 아니라 소시적 까만교복입고 깔깔거리며
한곡씩 주고받는 그시절 그추억을 재생시킨 것이다.
난 정말 이런 대경방이 미치도록 좋아진다.
살다지쳐서 악밖에 남지 않은 무료한 인생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모임이 어디 또 있겠는가.
(너무 많이 웃어서 아귀가 다 아프다...)
이런 모임의 재미는 그냥 생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회원 각자가 놀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인 것이다.
가보자님의 엄청난 먹거리 준비,
벵에돔님의 좌중을 압도하는 무대. (정말 말이 필요없다...)
선화님의 어설픈 ‘씨발놈’이야기와
똑 같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 따라 내용이
이렇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 걸 가르쳐준 우리 평화천사 회장님.
(울 회장님은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그리고 앙증맞은 율동,구수한 입담..정말 대단한 분이다.)
만약 이사람이 오지 않았으면 이렇게 재미있는 시간이 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끼를 발휘한 배상일님과 바바리코스트.
비닐하우스 안에서 흘러간 찐한 팝송한자락을 들어 본 사람은 이 기분을 알꺼다.
라빅크님의 우수에 찬 목소리에 여회원님들이 그냥 막 넘어 간다.
진유니님과 제스님의 어설픈 막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박장대소를 끌어내기에 충분했고
지현이님의 약간의 쑥스러우면서도 고상한 노랫자락은
바바리가 부른 운동권(?)노래 ‘새벽종이 울렸네’에 비할 바 아니었다.
포항서 오신 배상일님이나 희사랑님.
구스리님, 피요나공주님, 프린세스님, 옐로리님.물찬제비님
진주님, 깨치깨치님, 초코님.그리고 왔다가 핫바지 방구 새듯이 사라진 끝자락님.
모두 나름 한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정말 한분씩 노는 모습을 그려주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다...)
이번 모임의 가장 히로인은 그래도 이 세분에게 공을 돌려야 할 것 같다.
가보자님.
정말 두부김치, 묵무침, 닭도리탕 30인분을 혼자 준비 다하시고
열심히 혼자 요리하셔서 회원들에게 공급해 주셨다.
정말 대단한 분이 아닐 수 없다.
열백번 더 인사해도 그분의 노고에 감사를 다 못 전할 것 같다.
(배 터지는 줄 알았다...)
라스트 카우보이 대장님.
흔히 우린 이 분을 ‘락카’라고 부르는데
간혹 ‘락스’라고 하는 분도 있다는 걸 알았다.
락카대장의 지휘통솔력은 거의 ‘인덕’으로 보면 된다.
그의 주변엔 항상 좋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대단한 대장이라 아니할 수 없다.
가로등불님.
몇차례 모임을 통해 얼굴을 접했지만
난 이 양반이 이런사람인줄 정말 몰랐다.
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더니 그 말이 정답이었다.
껄쭉한 입담에 좌중을 휘어잡는 노래솜씨하며
분위기 정말 제대로 띄울 줄 아는 분이었다.
가로등불님이 제공해 주신 정말 아담하고 깨끗하고 멋있는 비닐하우스가 아니었으면
어찌 이런 좋은 자리가 나올 수 있었겠는가.
매달 모임이 수십개가 넘는다.
넥타이 매고 가야하는 자리도 있고
꼴에 맞지않게 운동복차림으로 만나는 모임도 있지만
대경방 모임은 특이하다.
모임안에서 나름의 추억이 흐르고 정이 흐른다.
그래서 난 이 사람들이 너무 너무 좋다.
한번 와 보시면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안다.......
'친목모임 > 4050 효사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4월 대경정모 이모저모 (0) | 2010.04.11 |
---|---|
[스크랩] 4월정모 사진 (0) | 2010.04.11 |
[스크랩] 역대 고승들의 오도송 (0) | 2010.03.17 |
[스크랩] 출출할때 안흥찐빵, 금바위만두, 감자떡 맛보세요 (0) | 2010.02.08 |
[스크랩] 유겸님~!! 휴대폰 잘 받았습니다..고마워요^^ (0) | 2009.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