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취재하는 PD”로 불리는 이 사람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입력 2022.07.1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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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우크라이나 68일 머물며 폭격 현장 담아낸 독립PD 윤재완PD
우크라이나 취재 화제되면서 과거 촬영물도 함께 화제
멕시코 마약 제조 현장 촬영과 엘살바도르의 여성 범죄 상황까지
지난 6월2일 KBS1에서 방송된 KBS ‘세계는 지금-우크라이나 침공 100일 특집’은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줬다. 특히 1부 ‘포화 속으로’의 경우 독립PD인 윤재완PD가 68일 동안 우크라이나에 머물며 폭격을 당하는 현장을 촬영했다. 윤PD가 찍은 촬영물에는 ‘포화 속으로’라는 제목처럼 폭격 소리가 계속해서 들린다. 폭격이 일어날 수 있는 지점들, 곧 전쟁 현장을 ‘따라가며’ 찍은 이 취재물에서 윤PD는 폭격 소리에 주민과 함께 폭격을 피해 뛰어다니고, 주민과 함께 폭격 소리에 놀라버려서 주민이 준 안정제를 받아 먹기도 한다.
해당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26만회이며 댓글은 900여개가 달렸는데, 댓글에는 “역대급 취재”, “올해의 취재대상은 당연 이 방송”, “전쟁은 게임이나 영화와 다르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는 영상”, “목숨 걸고 취재하신 용기에 찬사를 보냅니다”와 같은 반응들이 나온다.
이러한 반응은 아마 그동안 수많은 언론과 외신에서 전쟁의 모습이 보도되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의 실상을 우리 시각으로 전달한 방송은 쉽게 접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외교부가 취재 목적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서도 입국을 매우 제한적으로 관리하고 있었고, 지난 5월26일 이후 보도 목적으로 방문 가능한 지역을 우크라이나 11개주로 확대했지만 방문 가능 기간 2주 등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에는 전쟁이 일어나는 매우 먼 지역만 2박3일 동안 방문이 가능했던 터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관련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는 성명이 나왔을 정도다.
[관련 기사: ‘우크라 2박3일 취재’ 제한 변경… 2주간 11개주 취재 가능]
‘포화 속으로’는 전쟁이 시작된 직후부터 68일간(방송일 기준) 그곳에 머문 윤재완 PD의 현장 취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르키우 살티비카에 폭격이 날아들지만 나이가 든 주민들은 피란을 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영상에서 놀라운 점은 이곳은 군사 시설도 없고 이미 주민들이 피란을 가서 노인들만 남아있는데도 주거지역을 계속 폭격하는 모습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이 모습을 찍은 윤PD에게 반복해서 “러시아가 말하는 평화의 실상을 똑똑히 지켜봐 주세요”라고 촬영을 부탁한다. 영상을 보면 “왜 러시아는 군사시설이 없는 민간 지역에도 폭격을 하는가”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해당 영상에서는 “민간인 피란민을 많이 만들어 전의를 상실하게 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레이션을 통해 나오기도 한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윤PD는 르비우로 이동, 폴란드행 기차를 타고 피란을 가는 이들을 촬영하고 이르핀으로 이동해 군인들을 인터뷰하고, 러시아군이 수도 키이우로 접근한다는 뉴스가 나온 이후로는 키이우로 이동한다. 그는 사방에서 들리는 포격 소리를 계속 영상에 담는다. 200~300m 거리에서 포격소리가 계속 난다고 알린다. 주변에서 숨진 사람이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래도 촬영은 계속된다. 폭격 피해 주민은 폭격을 당한 자신의 집을 보여주면서 “제 원통 터지는 이야기를 해줄테니 꼭 방송에 담아달라”고 그의 카메라에 이야기한다. 키이우 주택가 로켓 공격도 카메라에 담겼다.
이어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하르키우에 러시아군이 진입한다며, 윤 PD 역시 하르키우로 이동한다. 20분 전 로켓 공격을 받은 사무실도 촬영한다. 현장에서 포격을 들은 윤PD에게 할머니는 안정제를 건낸다.
영상 속 감동적인 부분은 피란을 가지 못한 할머니를 다시 찾아온 이웃들이다. 그들은 다른 지역으로 피란을 갔다가 피란을 가지 못한 할머니의 생일날이라며 먹을 것을 가지고 할머니 곁으로 간다. 자원봉사자들은 피란을 가지 못한 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면서 포격을 맞은 동네를 재건해나간다. 이 영상의 댓글 가운데 전쟁은 게임이 아니라 잔혹한 현실이며, 그 잔혹함 속에서도 인간성을 잃지않고 희망을 만드려는 사람들의 모습은 슬픔과 함께 감동을 준다고 짚었는데 전쟁 현장을 마치 게임처럼 전달한 매체들에게는 아픈 지적이 될 것이다.
영상의 마지막 부분, 하르키우 살티비카의 주민은 윤PD에게 “여기는 정말 무서운 곳이었는데 당신은 용감하게 잘 견뎌냈어요. 당신은 정말 용감하게 우크라이나를 돕고있어요”라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현장 취재 이후 과거 그의 촬영물도 함께 화제
‘포화 속으로’가 공개된 후 그의 과거 취재들도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역시 KBS1 ‘세계는 지금’에서 방영된 “코카인 왕국 콜럼비아-마약 카르텔을 가다”라는 편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편 중 하나다. KBS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2021년 4월10일 방송된 “마약왕 에스코바르의 도시, 콜롬비아 메데인을 가다”에도 역시 독립PD인 윤재완 PD의 얼굴이 등장한다. 총을 든 마약 제조상의 아지트에 들어가 취재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도 긴장하게 만든다.
해당 방송 유튜브 영상은 짧은 시간의 영상이지만 12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17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역시 “이걸 대놓고 취재한 PD도 대단하다”,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취재를 다녀오신 분들 대단하시다”, “취재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 “와 이걸 취재했다니”라는 류의 댓글이 달려있다.
윤재완 PD의 이러한 취재물이 화제가 되면서 커뮤니티에는 “목숨 걸고 밀착 취재하는 PD”라는 게시물이 만들어질 정도다. 우크라이나 포격 현장과 멕시코 마약 제조상 취재 외에도 그의 취재물 중 또 화제가 되는 것은 2020년 6월20일 방송된 KBS 세계는 지금 “성범죄 기획 제2편, 여성들의 지옥 엘살바도르” 편이다.
해당 편에서도 역시 카메라를 든 윤재완 PD를 볼 수 있는데 엘살바도르에서 범죄 조직을 수사 중인 경찰을 취재하는 모습이 첫 장면이다. 경찰이 범죄조직을 수사하는 모습 등도 카메라를 통해 담겨있다. 경찰이 취재를 거부하자 다리 부분만 촬영이 된 영상이 계속 나오기도 한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여성 살해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며, 지난 10년간 100여개 이상의 집단 무덤이 발견됐지만 여성 범죄 신고율은 20% 미만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곳에는 낙태 살인죄로 복역한 여성들이 있으며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중절이라도 최대 40년형까지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여성들은 폭력의 피해자가 되지만 오히려 여성들이 그 죗값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윤 PD는 독립PD로서 매우 위험한 현장 취재를 계속해왔다. 시청자들은 이제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취재물을 찾아보며, 그를 응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인터뷰 기사 등은 찾아보기 매우 힘들다. 그는 독립PD협회에도 소속돼있지 않으며, 소속이라고 알려진 김진혁공작소에서도 최근 독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잘 아는 PD들 역시 “윤PD는 아마 매체들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 말한다. 미디어오늘은 KBS ‘세계는 지금’ 관계자 측을 통해 윤PD에게 인터뷰를 청했으나 KBS 관계자는 “윤 PD는 자신이 찍은 영상을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싶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전해왔다. 여전히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이동 중인 것 같다는 말도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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